파업탄압하는 ‘뻔한 프레임’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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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탄압하는 ‘뻔한 프레임’ 안 통한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6.10.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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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의료본부, 성과-퇴출제 맞선 공공노조 파업지지…정부 측 성과만능주의 태도 강력 비판
▲무상의료본부 기자회견

“성과 연봉제가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 전면 적용되는 일, 정말 막아야 합니다. 건강보험공단 노동자들의 업무라는 게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며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어린 학생들의 통장이나 압류하는 일...그걸 잘 해야 성과가 올라가고 연봉이 높아지면, 그건 정말 아니잖아요?”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본부)가 오늘(5일) 국민건강보험 스마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퇴출제에 맞서 파업에 돌입한 국민건강보험과 서울대병원 등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을 막고자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2주째 파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노조와 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직영병원을 비롯한 보건의료노조,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노동자들도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발언에 나선 무상의료본부 김정범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병원과 공단에 성과퇴출제를 적용해 노동자들이 공공적 목적보다는 수익창출을 우선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며 현 상황에 대해 진단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만약 이 제도가 도입되면 노동자들이 돈 많은 환자에게 잘 보이려 하는 등 스스로 양심을 속이면서 일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될 것이 뻔하다. 병원과 공단 노동자들의 파업은 인간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다”라고 말했다.

▲강희석 학생

보건의료학생 단체인 ‘매듭’의 강희석 학생은 “의사들에 대한 성과급제를 도입한 서울대병원 포함 몇몇 병원에서는 굉장히 희한한 일이 벌어진다”면서 “간단한 수술을 해야 하는데 새 기계가 들어왔다고 해서 복잡한 수술을 하거나, 수술 전 간단한 피검사만 하면 되는데 CT나 MRI를 찍자고 한다”며 성과급제에 따른 과잉진료 문제를 짚었다.

또한, 그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성과급제는 환자 하나하나를 돈으로 보게 만든다”면서 “과연 이것이 국민을 위한 의료인지 의심된다”며 학생들도 이번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노동조합 김철중 서울본부장은 “건강보험 체납 징수율이 99.6%인데 체납자 중 60%~70%는 생계형 체납자”라면서 “성과제가 도입되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아닌 성과율을 높여 건강보험 흑자만 더 쌓이게 된다. 건강보험 노동자들은 그런 것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투쟁에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대발언 후 무상의료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공파업의 정당성을 지지하고 성과-퇴출제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무상의료본부는 “박근혜 정부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임기 초에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데 이어, 임기 내내 병원 돈벌이를 부추기는 의료민영화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면서 “여기에 더해 병원 성과주의 도입은 병원 상업화 논리를 극대화해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강요하는 과잉진료를 더욱 만연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무상의료본부는 “지하철 등지에서 손수 쓴 대자보로 파업에 대한 지지를 보내주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성과만능주의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원자화되면 그동안 의료민영화 등을 막아내는 데 역할을 해왔던 노동조합들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국민이 수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무상의료본부는 “국민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구의역 참사, 지진 위기, 백남기 열사 등의 충격적인 사건들을 겪으며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똑똑히 경험했다”라며 “이 정의로운 파업이 승리해야 세월호, 메르스와 같은 국민 피해를 막아낼 수 있으며, 우리 사회가 한 발자국 더 정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파업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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