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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파동 막는 건 치과계 전문성 회복”CMIT/MIT 성분 치약 파동 원인으로 ‘식약처 관리 책임 부재’ 지적…치과계의 관심 부족에 대한 반성도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11.08 18:22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기획 좌담회 'CMIT/MIT 성분 함유 치약 논쟁이 치과계에 주는 교훈’

지난 9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가 일부 치약에도 포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업체는 문제가 된 치약을 전량 회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CMIT/MIT 성분이 기체형태로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은 위험하지만, 샴푸나 치약처럼 헹구어내는 형태로 사용할 경우 무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었다.

게다가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2015년 8월 “샴푸 등 씻어내는 제품에 최고 15ppm 범위내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가이드라인을 지정한 바 있다. 문제가 된 제품에는 평균 0.0024~0.0044ppm이 검출돼 극소량이었다.

또 유럽을 비롯한 미국에서는 CMIT/MIT 성분은 15ppm 이하로 치과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샴푸나, 면도크림 등에 대한 CMIT/MIT 성분 사용기준은 있으나, 치약에는 없다는 게 사태를 키운 하나의 원인이었다.

아울러 치과계 일각에서는 치약이 구강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용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회장 전양호)는 지난 4일 ‘CMIT/MIT 성분 함유 치약 논쟁이 치과계에 주는 교훈’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치과계의 반성 지점을 짚고,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좌담회는 건치 김형성 사업1국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원광대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신호성 교수, 건치 서울‧경기지부(이하 서경건치) 김의동 회장, 송파올치과 오영학 원장, 대한구강보건‧예방치과학회(이하 예방치과학회) 정세환 학술이사가 자리했다.

위험도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의 괴리 지적

서경건치 김의동 회장은 현재 진행형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지적했다.

그는 “수돗물불소화농도조정사업과 이번 사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불소는 이미 치아우식증 예방 효과가 검증된 것이기 때문에 반대세력에 무해를 강변하면서까지 싸운 것”이라며 ”이미 치약 보존제로 대체할 물질이 있는데 무해하다고 해서 굳이 그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의동 회장

아울러 그는 “아무리 전문가들이 CMIT/MIT 성분이 극미량 들어갔고, 헹구면 괜찮다고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접한 국민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원광대 신호성 교수도 “일반 국민들과 전문가가 느끼는 위험성의 크기는 다를 수 있으므로 아무리 무해하다는 게 팩트라 해도 함부로 강요할 수 없다”며 “다만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치과의사가 먼저 치약이 가진 것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건치 김형성 사업1국장은 “지난번 파라벤 치약 사태부터 천연치약 제조법이 인터넷에 유행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은 불안해 한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치약의 장점과 천연치약 제조 등 오히려 건강을 상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책임‧권한 가진 식약처의 무관심이 사태 키웠다

송파올치과 오영학 원장은 이번 사태가 국회의원의 ‘한탕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정미 의원의 이번 폭로가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치약이 전량회수되고 폐기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 나아가 환경오염까지 고려치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 원장은 “이 의원이 한번이라도 전문가를 통해 확인만 했더라도, 폐기를 막고 단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예방치과학회 정세환 학술이사는 식약처의 구강용품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CMIT/MIT 성분은 이미 작년부터 샴푸나 쉐이빙폼 등 씻어내는 제품에 15ppm 이하로 쓸 수 있도록 돼 있었다”면서 “이번 사태에서도 사실 업체의 전량회수를 허가하기 전에 관련 고시와 자료를 통해 우선 설명하고 이후에라도 구강용품 고시를 개정하면 됐었다”고 꼬집었다.

정 이사는 “건치를 비롯한 치과계의 노력으로 2000년 구강보건법을 만들었다. 즉, 구강관리용품에 관한 책임과 권한은 정부가 갖고 있는 것”이라며 “제정 후 16년 동안 정부는 구강관리용품을 의약외품으로 지정하고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조차 만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세환 교수

그는 “사실 이정미 의원이 지적할 사항은 성분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통해 식약처의 관리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사실이어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이미 구강보건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제품에 대해 식약처가 모니터링하면서 검증하고, 이를 수정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 이사는 “원론적으로 고시나 규정들은 우리나라 전문인들의 총합이 표현돼야 할 문서임에도 그렇지 않다. 관련 문제가 터지면 기준은 무시하고 CMIT/MIT에 독성이 있는지 여부에만 관심이 쏠린다”면서 “책임과 권한을 가진 정부가 통용화 되는 표준을 만들고 감시‧관리하는 본래 역할을 회복해야 앞으로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로서 관심 부족…치과계 자성 촉구

예방치과학회 정세환 학술이사는 미국치과의사협회인 ADA의 전문가적 역할을 예로 들면서, 치과계의 자성을 촉구키도 했다.

정 이사는 “미국은 우리처럼 구강보건법은 없지만, ADA에서 구강과 관련된 용품인 만큼 그 중요성을 알고 홈페이지에 치약, 칫솔을 비롯한 구강용품의 ‘표준적 제조’에 관한 사항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면서 “치협을 비롯해 치과계가 이런 일에 관심이 없고, 구강보건법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요구하거나 감시하는 일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원광대 신호성 교수도 “덧붙이자면, ADA는 연구소를 갖고 모든 구강관련 용품들을 실험하고 검증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과 절차를 치과계에 보고하고 의견을 구하는 일도 한다”면서 “만약 식약처가 하지 않는다면 치협이라도 사실 나서서 해야하는 일이다. 일이 터질 때만 일회성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주된 사업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이사는 “치과계 전반의 반성 지점을 들자면, 치약 개발에는 관심을 갖지만 인간의 건강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것에는 관심이 부족한 것”이라며 “현재 설립 추진중인 ‘한국치과의료융합산업연구원’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산업화, 수출 등 돈벌이가 치과계 주된 관심사란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김의동 회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치과계가 어떤 자세로 대중들과 만나왔는지 그 결과를 보게 된 것”이라며 “관심이 없기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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