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있는 의사와 무능력한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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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있는 의사와 무능력한 의사"
  • 김형성
  • 승인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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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법인․민간보험의 실상과 허상 5: 영리법인과 민간보험 도입이 의료서비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③

중소병원과 개인병원의 체인화와 몰락, 그로인한 의료계 내부의 양극화
 
영리법인화와 민간보험, 이를 통한 의료계의 대 변화는 임상적 자율권, 즉 진료권의 제한뿐만 아니라 의료계 내부의 부익부빈익빈과 계층화 심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영리법인화는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투자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다시 말하면 투자대비 수익률이 우수한 기관에 대해 투자가 집중되거나 혹은 직접 그러한 분야를 목표로 한 의료기관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일단 건강보험제도 하에서는 고액의 비보험부분을 대상으로 집중될 것이며, 자본을 바탕으로 홍보와 기업마케팅 기법을 동원한 경쟁력 있는 대형병원들에 의해 중소병원과 개인의원은 비보험 분야의 경쟁력을 상실하고 경영난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이미 암보험과 같은 보충형 상품으로도 10조원에 달하고 있는 민간보험 시장은 지난 8월 실손형 보험허용 이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현재 보험상품들이 일정액의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단지 본인부담금의 일부를 보상해주는 것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떨어지는 암 등의 중증질환이나 고액의 비용이 소요되는 진료로 현물 지급하는 방식의 상품이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나 보험회사 입장에서나 대형병원이나 체인화, 특화된 병원과 계약을 맺게 해, 그럼으로써 중소병원과 개인의원은 도산하거나 기업형, 또는 체인형 의료기관에 예속되게 만든다.
 
또한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의료인들 사이에도 출신교, 학위, 경력 등의 기준을 통해 ‘능력 있는(생산성 높은) 의사’와 ‘무능력한(생산성이 떨어지는) 의사’간의 연봉 차등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수익성과 생산성을 기준으로 한 인센티브 등의 인력관리로 이어져 앞서 언급한 진료권의 제한뿐만 아니라 의료인 내부의 계층분화를 심화할 것이다.

이러한 예는 미국뿐만 아니라 시장주의적 의료개혁을 수 년 전에 시도하였던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다.

경쟁과 탈규제만이 개혁의 길이다? 비약의 진단법과 그 결과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한국의 의료제도를 개혁하려는 여러 진단과정 속에서, 경제관료와 시장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이것이 보건의료계분야에 남아있는 규제와 제한적인 경쟁으로 시장의 원리가 완벽하게 통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비롯된다는 신자유주의적 비약의 진단법은, 결과적으로 극소수 의료인 자본가와 민간자본, 민간보험자본에 귀속되어 더욱 통제된 임상적 진료권속에 수익성만 강조당하는 왜곡된 의료시스템에서 허덕이는 의사노동자로의 전락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김형성(건치 서경지부 사업국장. 경기도 일산 백상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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