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논단] 첫발 내딛는 새내기 치과위생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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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생논단] 첫발 내딛는 새내기 치과위생사에게…
  • 편집국
  • 승인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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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면 국시원에서 주관하는 치과위생사 면허 필기시험을 실시한다.
해마다 겪어 면역도 되련마는 학교에 몸 담은지 몇 십 년이 넘은 교수들도 늘 이맘 때면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눌 길 없어 하는 것을 보면 딱 고 3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전공 학문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입학한 일이 엊그제 같기만 한데 그 많은 교과목을 이수하고 이제 국가에서 공인하는 시험을 통과해 어엿한 ‘치과위생사’란 이름의 전문 직업인이 된다고 하니 첫 수업 시간 때가 생각난다. 신입생을 대하는 첫 시간은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늘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어떤 그림을 그리게 해야 자신이 선택한 치위생학을 사랑하며 공부할 수 있을까?
무엇부터 가르쳐야 겁내지 않고 치위생과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과 기대속에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전공과목에 대한 이해부터 학과 행사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학생들을 발견하며 그 잠재력에 놀라움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국가고시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고 치과위생사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졸업생을 보낼 때면 임상 첫 실습을 보낼 때처럼 마음 한 편이 무겁기만 하다.
잘 할 수 있을까?  혹시 너무 이상적인 모습만을 강조한 것은 아닐까?  기대만큼 현실이 따르지 않는다고 좌절하진 않을까?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까지 하며 속 태우는 친정어머니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염려 때문에 몇 가지만 당부하려고 한다.

먼저, 자신의 일을 사랑하길 바란다. 소속된 직장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더불어 조직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하며 그에 따른 대가로 행복한 삶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환자를 대할 때에는 나의 부모, 나의 가족처럼 대하길 바란다. 따스한 마음이 손길로 전해져 사랑으로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늘 적은 가까이 있다고들 말하곤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료 치과위생사에게 해가 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선배를 공경해야 자신도 후배에게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는 현명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어떤 조직에서나 흩어지게 하는 사람이 되지 않고, 자신을 구심점으로 하여 모아지게 하는 조직을 만들도록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게 마련이다.

셋째, 새롭게 더 열심히 공부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학습한 내용은 그저 치과위생사가 될 수 있도록 자격이 주어지는 기초 학습일 뿐이라 생각하고 새롭게 공부하길 바란다. 현장에서 부딪히는 새로운 지식들에 민감하기 바란다.

알고 있는 내용에 혼동이 오면 반드시 확인하여 제대로 정리하고 인식하기 바란다. 인터넷만 들어가면 치과 전문 지식도 그야말로 홍수임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런 환자들을 일선에서 대하게 되는 치과위생사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완벽을 추구하기 바란다.

넷째, 자신을 위해 재투자하기 바란다.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한 재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상급학교 진학이어도 좋고, 관심있는 분야의 새로운 공부는 물론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어도 상관없다. 자신에게 감추어진 또 다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분야라면 더 반가운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내기 치과위생사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원장님께 부탁드리고 싶다.
모든 부분에서 처음은 너무도 소중하고, 또 처음은 누구나 미흡하기 마련이다. 부디 첫 직장에서 치과위생사로서 자신을 포기하거나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주길 부탁한다.
처음 대하는 낯선 환경은 예기치 않은 실수를 낳기 마련이므로 조금만 기다려 주기를 부탁한다.  그럼에도 반드시 필요한 충고도 있을 것이다. 부디 실족하지 않도록 배려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한경순(가천길대 치위생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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