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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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
  • 송학선
  • 승인 2016.11.28 16:5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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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30] 악부금가음樂府今歌吟 / 고향생각
(ⓒ 송학선)

악부금가음樂府今歌吟 / 고향생각

한시를 읽다 보면 악부시집樂府詩集이니 악부신성樂府新聲이니 이태백李太白의 악부가음樂府歌吟이니 악부가행樂府歌行이니 악부樂府 시제詩題인 잡곡가가雜曲歌辭니 악부樂府 오성가곡吳聲歌曲니 악부樂府 금곡가사琴曲歌辭니 악부樂府 고각횡취곡鼓角橫吹曲이니 등등의 이야기가 많이도 나옵니다.

한무제漢武帝가 교외에서 제사지낼 때 예법을 챙기느라 악부樂府를 설치했고 시인들의 시를 채집하여 노랫말로 묶었습니다. 이는 은殷나라 때는 고종瞽宗이라 했고 주周나라 때는 고종瞽宗에 대사악大司樂을 더했으며, 한漢나라 때 악樂을 가르치는 관청 악부樂府에서 곽무청郭茂倩이란 이가 악부시樂府詩 백 권을 시경詩經의 속편처럼 내었습니다. 그 후로 시인들은 악부시樂府詩를 노랫말로 지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가에서 부르는 노랫말을 채집하여 한역해서 악부시를 엮어 냅니다.

이에 부끄럽지만 크게 마음먹고 악부금가음樂府今歌吟이란 이름으로 이 시대 노래를 한역해서 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이은상 시, 홍난파 곡의 고향생각을 골랐습니다. 이백李白의 정야사靜夜思와 시정詩情이 비슷해 두 시를 비교 합니다.

정야사靜夜思 고요한 밤 생각 / 이백李白(당唐701~762)

상전간월광牀前看月光 침상 앞 달빛을 보고
의시지상상疑是地上霜 이것을 땅에 내린 서리로 의심했다
거두망명월擧頭望明月 머리 들어 밝은 달 바라보고
저두사고향低頭思故鄕 머리 숙여 고향 생각

고향만이 그립겠습니까. 그리움의 상징처럼 고향이 쓰였겠지요.이 고향생각을 부르다 보면 1절은 넘어 가는데 2절은 목이 메여 제대로 마쳐 본 적이 없습니다.

사고향思故鄕 고향생각 / 이은상李殷相 시詩 / 콩밝倥朴 역譯

작래선향리昨來船向里●○○●●
어제 온 고깃배가 고향으로 간다하기
전신후지방傳信後至傍○●●○◎
소식을 전차하고 갯가로 나갔더니
기책범범원其舴汎汎遠○●○○●
그 배는 멀리 떠나고
차정배배랑此汀湃湃浪●○●●◎
물 만 출렁거리오
저두사석결低頭沙淅結○○○●●
고개를 수그리니 모래 씻는 물결이요
망소범운양望傃泛雲揚●●●○◎
배 뜬 곳 바라보니 구름만 뭉게뭉게
견시금부예見是衿衭穢●●○○●
때 묻은 소매를 보니
이가억고향而加憶故鄕○○●●◎
고향 더욱 그립소

(오언율시五言律詩 평기식平起式 양운陽韻)

한자는 발음할 때 귀에 남는 울림을 운韻이라고 하며 평성平聲 상성上聲 거성去聲 입성入聲의 4성聲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평성平聲은 상평上平 15운韻 하평下平 15운韻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성 거성 입성을 합쳐 측성仄聲이라 합니다. 위에 하얀 바둑돌 같은 ○은 평성이란 표시구요 까만 바둑돌 같은 ●은 측성이라는 표시입니다. ◎은 압운押韻이라는 표시입니다. 위의 시詩에서는 방傍 랑浪 양揚 향鄕이 모두 양운陽韻에 속하는 한자들입니다. 작시作詩의 원칙原則에 일운도저一韻到底 즉 하나의 운韻으로 우수구偶數句에 압운押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평측을 배열하는 원칙이 있어 어렵고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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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alam 2016-11-29 17:35:27
말씀 주신 내용 반영해 수정 완료했습니다~

hotsuns 2016-11-29 11:10:47
그리고 한시를 칸 띄우기로 별여 놓은 것도 그냥 모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hotsuns 2016-11-29 11:08:54
*참고.... 라는 꼭지 없이 그냥 글이 연결 되도록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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