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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교육? 사업장 중심으로 가자![소곤소곤 산업구강보건] 구강보건전문가, 현장 속으로 가야할 것
김경미 | 승인 2016.12.06 18:27

노동자들에게 구강보건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은 좀 더 많은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장에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교육을 통해 ‘지식의 저주’를 경험하게 됐다. 내가 일상적으로 하는 칫솔질을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칫솔질과 구강위생용품의 사용법을 처음 접하게 됐고, 자신의 구강 안에 있는 치면세균막을 확인하면서 칫솔질과 치실의 사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사업장에서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구강건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산업구강보건이란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서 발생하는 구강상병을 관리하는 활동이다. 구강보건교육 및 예방처치 등의 산업구강보건사업을 활성화시켜 근로자의 구강건강을 증진시키고 그들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67%가 성인이고, 성인의 대부분은 근로자이기 때문에 산업구강보건활동은 성인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핵심 분야이다.

현시점에서 구강건강에 대한 중심철학은 예방과 구강건강증진이다. 이러한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산업구강보건 현장에서는 생애를 여러 주기로 나눠 구강건강증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애주기는 영유아 - 학생 - 성인 - 노인으로 이어지며, 각 단계에 맞는 사업을 통해 일생 동안의 구강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성인을 위한 구강건강증진사업은 매우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

건강 증진의 원칙 중 하나는 개인의 건강증진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개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의 건강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형태의 환경을 보다 잘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건강에 이로운 선택을 실현할 여지를 넓혀 가게 된다.

무엇보다도 근로자 스스로 자신의 구강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여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일터에서 그들 생활의 절반 이상을 보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장에서 노동자에 대한 구강보건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구강보건교육은 근로자의 구강건강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게 하고, 이를 통해 구강병으로 인한 노동 생산력의 손실을 줄이고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노동자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해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도록 산업안전보건법, 국민건강증진법, 구강보건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장의 사업주가 보건교육 및 건강진단을 실시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구강보건교육 및 구강건강진단을 함께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시행령에 다음과 같은 교육 내용이 명시돼 있다.

1. 구강보건에 관한 사항
2. 직업성 치과질환의 종류에 관한 사항
3. 직업성 치과질환의 위험요인에 관한 사항
4. 직업성 치과질환의 발생․증상 및 치료에 관한 사항
5. 직업성 치과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사항
6. 그밖에 구강보건증진에 관한 사항

그러나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우선 노동자들에게 구강보건교육을 하기 위해 사업장에 접근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중에 대중의 시간을 얻어내기가 어렵고, 구강건강에 대한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사업주와 또 하나의 업무로 인식하는 담당자의 태도는 사업의 활성화를 막는 두 번째 어려움이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역차별을 받는 소외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산업구강보건원의 조사에 의하면 구강보건교육이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17.9%였고,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71.5%로 나타나 노동자의 90% 이상은 구강보건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30.4%는 구강보건교육 기회가 있으면 꼭 참가하겠다고 응답했으며, 64.5%는 가능한 한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 노동자의 구강보건교육 참여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업장 구강보건교육을 시작하면서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부터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까지 다양한 곳에서 교육을 했다.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한 나의 사명감으로 시작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힘든 일들이 생겨났다.

사업장마다 구강보건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정도와 교육 시간의 할애 등으로 고민을 하게 됐고,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나의 신념과 그들의 신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생각하는 흡연은 문젯거리이지만, 노동자들에게 흡연은 잠시 동안의 휴식이며 힐링이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중‧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들의 구강건강 상태가 더욱 심각했고, 구강보건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구됐다. 산업구강보건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연구와 활동들이 진행됐고, 현재도 많은 전문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강보건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산업구강보건은 늘 후순위로 밀려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는 늘 급한 불부터 꺼나가야 한다는 관념 속에서 살고 있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칭하는 우리나라도 아직은 ‘예방’ 보다 ‘치료’ 위주의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는 일들이 많다.

노인구강보건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인의 구강보건에 예산을 편성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한다면, 노인 인구에 대한 구강보건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업 구강보건 교육을 위해서는 한국산업구강보건원이 주축이 되어 관련 학회나 예방사업을 추진하는 단체 등과 연대하여 교육목표 개발, 교육자 양성 교육 및 관련 학술집담회를 활성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사업장의 상황에 맞는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들의 구강보건이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 적어도 그들에게 구강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각 가정의 구강보건교육자로 활용해야 한다. 더 이상의 침묵은 간과될 수 없다. 노동자들도 자신의 구강건강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성인의 구강보건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제도와 국가의 정책을 탓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알면서 방관하고 있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시작하고 외쳐야 한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돌다리를 놓아야 하고, 그 돌다리를 토대로 튼튼한 다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야 한다. 산업구강보건이라는 돌다리를 이제는 놓아야 할 때다.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성인구강보건교육이 필요하다고 외쳐야 한다. 그리고 좋은 정책, 좋은 교육 매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전문가가 직접 외치는 한마디가 더욱 중요한 때다. 따라서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의 구강보건전문가가 그들 곁으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 

 

(충청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김경미  kkm2168@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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