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에게만 돌을 던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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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에게만 돌을 던지지 마라.
  • 김용진
  • 승인 2005.1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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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은 단지 성실한 노름꾼이었을 뿐....... 사기노름판의 진짜 주범은 누구인가?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좀 흥청거려야 할 연말 분위기가 온통 황우석으로 침울하다. 온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안았던 최고과학자 황우석 연구의 많은 부분이 조작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국민과 더불어 필자도 너무나 안타깝다.

북한의 수도서울 수몰계획이라는 대대적인 언론홍보에 온 국민이 줄을 지어 성금을 모아 부랴부랴 금강산 댐을 지었는데, 그것이 과장된 거짓말이었음을 알았을 때에는 단지 '아까운 내 돈......' 했을 뿐이지만, 난치병 치료에 기대를 걸고 있던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 정부와 언론의 호들갑에 황우석의 연구가 잘 하면, 매년 수십조의 돈벌이로 온국민이 잘 살 것이라는 '애국'시민들의 희망이 여지없이 깨지는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늘 언론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추적하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언론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 학생이 자살하면 그 학생의 학교환경, 가정환경, 즐겨보던 만화나 책, 영화에서 원인을 찾아내어 지적하곤 했는데(물론 곧잘 말도 안되는 원인을 이야기하곤 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그런 보도를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사태의 배경을 짐작해보면 다음과 같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황우석과 그 동료들와 연구원들이 매우 성실한 연구자였을 것으로 믿는다. 그들의 연구성과가(물론 연구윤리의 위배나, 약간의 과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세계적 수준에 필적했을 것으로 믿는다.

이때 이러한 연구가 '돈'이 될 것으로 직감한 일군의 투자자들과 펀드들이 등장한다. 모든 돈이 되는 연구는 그 결과가 빨라야 하고, 효율성이 있어야 하며, 당분간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초월한 독보적인 기술이어야 한다.

아마 투자자들과 펀드들은 성실한 연구자들에게 이것을 상담했을 것이다. 연구자로서는 풍족한 조건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칠 수 있으며, '국익'을 위한 애국적인 일이고, 게다가 물질적인 풍요가 보장될 수 있는 판에 뛰어드는 것을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투자자들과 펀드들은 이제 기술을 잘 포장하여 투자금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 그들은 언론과 정치, 관계의 중요인사들을 투자자와 지지자들로 확보하고 '이 기술이 곧 상품화될 수 있을 만큼 수준이 높고, 효율이 높으며, 이를 응용하여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향후 10년간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것이다'고 선전한다.

또한 이를 상품화하기 위한 제반 조건을 조정하기 위하여 소위 '의료산업화'를 추진한다. '자본이 의료산업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게 돈벌이만이 목적인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보험회사들도 돈벌이를 할 수 있게 민간보험을 도입하여야 하고, 영리병원과 민간보험이 잘 될 수 있게,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도를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우석과 그의 연구원들은 이렇게 투자자들이 벌여놓은 판에 맞추어 연구일정을 짜고 성과를 내어야 했다. 황우석은 아마도 명예와 국익 등의 이유로, 그의 연구원들은 아마도 지시에 따라 어쩔수 없이, 혹은 열악한 상황을 빨리 탈출하기 위하여 '인위적 실수'에 동참하였을 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이미 그 판의 주인이 아니라, 게이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SCV'와 '드론'들이었을 뿐이다.

그럼 이제 그 투자자 핵심들의 면면을 알아보자...

- 성상철 서울대병원장: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유치하여 공공병원인 서울대학병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돈 잘버는' 병원이 되길 꿈꾸던 투자자
- 김병준 정책실장과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정부 투자(국민세금)를 이끌어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의료산업화 정책의 입안자
- 한덕수 경제부총리와 오명 과학기술부장관: 각각 이번 뒷돈과 앞돈을 대준 기관투자자
- 노무현 대통령: 위 투자자들의 임명자이며, 대부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는 이번 황우석 논문 조작사건을 거대한 사기판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사기판이라면 황우석과 그의 동료연구원들은 단지 그 판에서 정성을 다해 열심히 일한 성실한 노름꾼이었을 뿐이다. 사기판의 하우스를 마련해주고, 돈을 대주고, 돈을 벌 꿈에 젖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자들이야 말로 사기도박단의 실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이상 눈 앞에 보이는 황우석에게만 돌을 던지지 말자, 이젠 보이지 않는 황우석, 아니 황우석을 몰락시킨 사기도박단의 주범들에게도 돌을 던져야 한다.

김용진(건치 집행위원장. 성남 남서울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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