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협, ‘백서’ 통해 통일 징검다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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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협, ‘백서’ 통해 통일 징검다리 놓는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1.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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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실무위원 인터뷰…“향후 대북사업 대비를 위한 바탕 될 것”

전문가 집단 대북사업의 선례로 꼽히는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이하 남구협)’은 지난해 초부터 지난 10년의 활동을 정리하는 백서 작업에 돌입했다.

남구협은 분단된 조국에서 치과의사들의 역할을 찾고, 통일을 준비하며 민간차원의 교류를 통해 바람직한 남북구강보건의료제도를 모색하기 위해 범치과계 연합으로 조직을 꾸렸다.

여기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기재산업협회, 그리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가 들어와 있으며 대북사업은 물론, 치과계 논의 테이블로도 기능하고 있다.

남구협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라는 정부의 극단적 조치로 인해 그간 진행해 오던 ‘개성공업지구 구강보건의료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다시 재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놓자는 게 남구협의 생각.

본지는 지난 10일 강남 한식당에서 남구협 실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치협 김소현 대외협력이사를 만나 남구협 백서 발간의 진행 경과와 남구협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들어봤다.

▲김소현 대외협력이사

대북교류 ‘계속’ 그 자체가 중요

남구협은 치과진료를 매개로 남북간의 교류를 통해 통일을 대비해 바람직한 남북구강보건의료제도를 모색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적 활동을 진행코자 지난 2006년 3월 30일 발족됐다.

주요사업으로는 2006년 5월 조선적십자병원 구강수술장 현대화 사업 시작, 2007년 개성공업지구 협력구강병원 지원 및 운영사업, 2011년 경기도의료원과 MOU를 체결하고 개성공업지구 구강보건의료사업을 시작, 이후 2012년에는 남구협 단독으로 개성공업지구 구강보건의료사업을 재개했다. 2013년 4월 개성공업지구 폐쇄로 진료사업이 잠시 중단됐다 그 해 11월 남구협은 일산백병원과 MOU를 체결하고 개성공단 진료사업을 재개했으며, 2014년 3월에는 개성공업지구 임플란트센터를 개소했다. 2015년 5월에는 개성공업지구 부속의원 내 치과기공실을 설치했다.

남구협은 2011년 개성공업지구 진료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전까지 299명의 치과의료인이 진료에 참여해 1,845명을 진료, 총 진료 누적건수는 4,795건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해 김소현 이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의 대북사업으로 많은 인원이 북한에 방문해 교류를 위해 힘쓴 것은 남구협이 처음”이라며 “비록 북측근로자를 진료할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우호적으로 북한과 교류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이사는 “남구협을 통해 300여 명의 사람이 방북해 어떻게 보면 통일을 미리 경험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통일 후 어떤 장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경험이 바탕이 돼 다른 직역, 분야보다 원활하게 교류하고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개성공단 사업의 기대는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남구협 백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남구협 사업을 중심으로 한 자료를 취합했다”며 “모아진 자료는 아직 거칠지만 잘 다듬어서 향후 재개될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구협, 치과계 작은 통일의 공간

김소현 이사는 향후 대북사업, 교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실제로 북한 구강의사(치과의사)를 만났을 때, 굉장한 배움에 대한 열의가 보였다”며 “그런데 다른 이념 하에 살다보니 사고방식이나 생각, 겉으로 보여지는 것도 많이 다르단 것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 이사는 “남북통일이 급하게 되면 당장 양쪽다 힘들어 질 것이고, 개성공단 사업을 통해 간접체험 한 것들을 바탕으로 계속적 교류를 통해 서로의 이해가 쌓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노력과 교류이고, 이를 민간차원에서 끊기지 않고 해나갈 수 있도록 남구협은 언제 열리더라도 가능한 사업들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대외협력이사

특히 그는 남구협이 범치과계가 모이는 유일한 공식 테이블임을 강조키도 했다. 김 이사는 “치과계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고 각 단체의 이해관계가 있다”면서도 “남구협은 그러한 것들을 내려놓고 범치과계가 단 하나의 목적으로 만나는 유일한 장”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남구협은 대북사업 외에도 참여단체간의 소통창구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 김진향 교수가 말하는 ‘작은 통일의 공간’이 개성공단 뿐 아니라 치과계 내에서도 실현되고 있는 것.

남구협은 크게 참여단체들의 대표들이 당연직 공동의장을 맡는 ‘의장단’과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실무위원회’로 활동한다. 의장단은 치협 회장이 상임의장을 겸하며, 의장단은 남구협의 중요 결정사항이나 사업추진이 필요한 경우, 단체별 중대한 사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실무위원회는 각 단체의 이사진 혹은 부회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실질적인 남구협의 업무진행을 맡아 추진한다. 실무위원회는 2005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총 51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끝으로 김소현 이사는 “대북사업이 현재로서는 실체는 있으나 사업이 없는 상태”라면서도 “정세에 따라 당장은 사업이 재개될 길이 멀어 보이지만, 묵묵히 준비하면서 그동안의 궤적을 정리하는 데 의의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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