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먹고 잘사는 법] 켈로그와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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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사는 법] 켈로그와 포스트
  • 편집국
  • 승인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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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리얼( cereal )은 풍요의 여신이라고 하는 씨레스(ceres)에서 유래한 말로, 아침 식사용 오트밀이나 콘플레이크와 같은 곡식으로 만든 식품을 말한다. 서양에서 씨리얼을 식사 대용으로 사용하게 된 배경은 전곡류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1870년 켈로그 박사는 아침 식사용 씨리얼을 개발해 환자들의 병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후 1898년 켈로그 박사의 환자였던 C.W.포스트는 켈로그의 씨리얼로 병을 회복하고 포스트의 그레이프 넛츠(Post’s Grape Nuts)라고 하는 건포를 넣은 씨리얼을 개발해 연약해진 이빨을 강하게 해주고 맹장염을 치료할 수 있는 씨리얼이라는 광고를 하면서 백만장자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미국 사회에서 섬유질과 전곡류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트로웰이라는 박사가 처음으로 화이바(fiber)를 ‘사람의 소화 효소로 가수분해, 소화되지는 않지만 생리적 의미를 갖는 식품 중에 난소화성 성분의 총체’라고 정의하게 되면서부터다.

하지만 10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식품의 가공 기술은 더욱 발달하고 사람들은 더욱 달고 맛있는 씨리얼을 요구하면서 씨리얼은 아주 다양하게 변질되어 가공 식품의 한 대열을 이루게 되었다. 국내에서 소개되어 있는 씨리얼 중에는 현미나 옥수수로 만든 것 말고도 코코아를 섞은 과자류와 같은 씨리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씨리얼이라고도 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제품들이다.

하여튼 100여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미국 사회에서는 전 세계 식품과 영양과 상태, 섬유질과 질병과의 관계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화이바(fiber), 섬유질과 홀그레인( whole grain), 전곡류의 평가를 새롭게 하기 시작했고 많은 건강 보조식품들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들은 쌀 하면 현미, 브라운 라이스(brown rice)를 생각하게 되었고 쌀을 주식으로 했던 동양인들의 식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동양인들이 쌀을 하얗게 도정해서 먹는 것을 보면서 곡식의 씨눈과 껍질에 모두 영양이 모여 있는데 왜 홀딱 벗긴 누드 라이스(nude rice), 흰쌀을 먹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한편으로 식생활 개선이 당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권장할 목적으로 개발된 화이바 식품들은 국내에 단지 변비약, 살빼는 약 정도로 소개되고 말았다.

1년 동안 곡식을 도정해서 버리는 양이 96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지구의 저편에서 10억 인구 이상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단지 부드러운 곡식을 먹기 위해 깍고 또 깍아 버리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당시 식량 부족으로 인해 곡식의 도정율을 줄였을 때 당뇨병을 비롯한 모든 암 발생율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렇게 자연 상태의 식품, 통곡류의 식사를 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 사회의 건강 모두와 직결된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김수현(식생활강사,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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