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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후배들에게 깊은 존경을 보내며..[논설] 송필경 논설위원
송필경 | 승인 2017.01.19 11:01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는 1987년 전두환의 4‧13 호헌반대 투쟁 과정에서 잉태한 조직이다. 6‧10 항쟁 이후 사회 민주화에 관심이 있는 치과의사들이 모여 1988년부터 조직화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팔팔했던 선구자적인 선배는 60이 훌쩍 넘어 70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 건치 대구경북지부(이하 대경건치)의 핵심 활동가들은 건치 태동기에는 대학생이었고, 1990년대 초 사회민주화 운동이 활발할 때 치과의사 면허를 따자마자 건치 활동을 했다.

대경건치는 지역의 보수적 분위기에서 회원 증원이 거의 없었다. 다시 말해 회원 10여 명 남짓으로 지금까지 굴러왔다. 선배 격인 내 입장에서 볼 때 후배들의 희생이 거의 기적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지난 20여 년 동안 85〜87 학번 3명이 해마다 회장을 번갈아 맡았다. 3년마다 회장을 돌아가면서 말이다. 89학번 홍석준 원장이 재무 및 총무 직책을 겸임하여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치과의사로서 사회적 활동영역은 그리 넓지 못하다. 진료 시간에 얽매이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보장 확대, 의료민영화 반대 같은 사업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지만 사회 민주화 세력과의 연대는 그리 만만치 않다.

“힘이 있는 자는 힘으로, 지식이 있는 자는 지식으로, 돈이 있는 자는 돈으로”는 20세기 혁명의 시기에 뜨거운 구호였다. 사회 요구가 있을 때는 돈이 변혁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미다.

작년인 2015년 초, 당시 박준철 회장을 중심으로 올해 회장 최봉주, 내년 회장 김명섭 회원이 상금을 천만 원으로 해서 대구경북시민상을 제정하자고 제안해 지난 1년간 준비했다. 언론과 시민단체에 종사하는 후보 추천위원회 5명을 구성하고, 지역에서 신망 받는 5명으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철저한 준비를 하여 12월 중순에 ‘사드배치 철회 반대 투쟁위원회’를 2015년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민주시민상’ 수상 단체로 선정했다. 지난 12일 대구에서 수상식을, 그리고 지난 14일 성주 사드 반대 촛불 집회장을 찾아 현지 전달식을 했다.

지난 토요일인 14일, 선정위원장인 이정우 전 경북대 교수, 선정위원인 박병춘 계명대 교수와 최봉태 변호사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의 상징 이용수님 그리고 몇 분과 성주 사드 반대 촛불 집회장을 찾았다. 한파가 급히 닥친 데도 186번째 집회는 차질 없이 치렀다. 집회장 입구에서는 뜨거운 떡국으로 참가자의 저녁을 마련했고, 집회장 주변은 비닐로 울타리를 쳐 바람을 막고, 집회장 안에는 나무 화로 20여 개를 만들어 한 화로에 10명 정도가 온기를 느끼게 했다.

집회장 입구에서 손난로 봉지를 나누어 주는 김찬수 후배를 만났다. 오랜 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집회를 여는데 천만 원이 약소하지 않으냐고 했더니, 동력이 떨어지는 요즈음 어마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실 나는 올해 여러 사정으로 한 푼도 보태지 못했지만, 어려운 시기에 국민적 난제를 위해 투쟁하는 분들이 우리 건치의 작은 정성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니 가슴이 뭉클했다. 올해는 물론 대경건치가 있는 한 ‘건강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시민상’은 이어갈 것이고, 규모를 조금씩 확대하는 데 나도 꼭 보탬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30여 년간 형제처럼 지낸 건치 후배들이 ‘시민상’을 마련한 데에 대해 깊은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송필경  spk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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