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놀이, 회무경력, 그리고 회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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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놀이, 회무경력, 그리고 회원의 삶
  • 최유성
  • 승인 2017.02.0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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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최유성 논설위원

 

치과계의 역사적 순간인 직선제의 서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번 직선제의 대상인 협회장과 서울, 경기 지부장의 선거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회원의 관심과 참여가 동반되는가에 따라 그 중요성이나 권위가 세워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일부 그들만의 리그로 제한된다면, 단지 '회장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후보자들은 자신의 오랜 회무경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다. 나름의 경험 축적과 봉사 활동기간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예상된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훈장 개념으로 여기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시점에서의 회원의 삶과 치과계 전체의 상황이 만족할 만한 정도인가 자문해보고 싶다. 물론 그동안 회무를 맡아 오신 분들의 역량과는 별개로 사회적인 조건들이 존재하는 부분도 분명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회원들에게 있어서 회무에 대한 기대치가 예상보다는 과도하게 낮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조금 더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그분들의 자랑스러운 회무경력은 훈장이라기보다는 불만스러운 현 치과계 상황에 대한 책임과 부역의 증거로 남을 수도 있다고 감히 생각해볼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기준은 회원의 삶이다. 그분들도 회장이기 이전에, 그리고 자랑스러운 회무경력 이전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회원으로서의 삶,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치과 개원의로서의 삶이라는 생각이다. 이때 회원으로서의 삶의 척도가 단지 경제적인 만족도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회원들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치과의사 집단이 과연 국민들 사이에서 어떤 존재로 각인돼 있는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하고도 포괄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정책의 문제 이전에 보편적 상식의 문제이다. 즉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회무는 이제 우리 회원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촛불, 군주민수(君舟民水), 민주화 등의 단어들과 독선, 국정농단, 소통부재의 상황들이 대한민국 전체를 둘러싸고, 제반 모든 과정들을 옭아매고 있는 것이 현 시국의 실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의 표출이 어쩌면 그동안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시 해왔던 과정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 다른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패배주의적 사고의 틀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들을 양산했는가의 내용들이다.

비록 어렵고 힘든 과정일지라도, 모래알 같이 무심했던 구성원들이 명확한 주인의식으로 참여해야 이러한 비정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회원의 삶을 기반으로 하는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회무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외치는 투명 회무, 개혁 회무, 회원이 주인이 되는 회무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틀 속에서 논의하고 소통할 때, 비로소 우리가 선출하려는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역할이 회원들 마음속에서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 회원들은 다시 한 번 서로에게 묻고, 자신에게 자문해봐야 할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 나의 무관심으로 인한 결과는 나에게 뿐만이 아니라 우리 후배세대들의 고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것은 광의의 의미로, 그리고 다음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비록 본의가 아닐지라도 부역자의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단지 귀찮은 마음이 전부라면, 그것을 떨칠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결론적으로 이제 더 이상 우리 회원들은 회무 경력의 훈장을 달고 '회장놀이'를 하는 사람들과 함께 놀아줄 여유가 없는 것이다. 회원들이여! 이제는 무의미한 ‘회장놀이’를 청산할 주체가 바로 우리 자신임을 뼛속 깊이 체감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논설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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