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인력 공약…"참신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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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인력 공약…"참신한 게 없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3.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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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간호조무사 제도 ‘긍정’…구인사이트‧선취업 후교육 제도‧치위생학과 신설은 ‘글쎄’

앞서 본지는 치과위생사의 취업 현황과 치과계‧치과위생계의 자문인을 통해 보조인력난의 현 주소를 짚어봤다.

현재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활동 치과의사수는 2만3,689명이며, 활동 치과위생사는 2만8,674명으로 파악된다. 비율적으로 치과의사 1명에 치과위생사 1.2명이 근무하는 셈. 그러나 농어촌 지역엔 치과위생사가 없는 치과가 30%에 달할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앞선 기사에서 치과위생사들이 취업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점은 직원복지와 동료와의 호흡이었으며, 개선사항으로는 직군의 전문성 강화와 복지수준 향상을 꼽았다. 그러나 일선 개원가에서는 전문가로서의 치과위생사 보다는 진료보조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현실.

이번에 본지는 보조인력난을 해결하겠다고 앞장선 협회장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후보자 간 공약 평가와 개원의 입장에서의 공약평가를 다룬다.

-편집자

'국시 탈락생 재교육'·'덴탈어시스턴트' 후보 간 평가 엇갈려

이상훈‧박영섭 후보는 김철수 후보의 ‘치과위생사 면허시험 탈락자에 대한 재교육 지원’ 공약이 가장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먼저 이상훈 후보는 “치과위생사 국시 탈락자를 재교육하기 위해 협회비를 들이고 또 합격시키겠단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평했으며, 박영섭 후보도 “국시 합격률을 협회가 조절할 수도 없는데 이들을 합격시켜 바로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철수‧박영섭 후보는 이상훈 후보의 ‘덴탈어시스턴트’ 신설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공약이라고 봤다.

박영섭 후보는 “덴탈어시스턴트란 새로운 직군을 만들려면 그에 따르는 제반 사항 전부가 새롭게 신설돼야 하는데, 기존 간호조무학원에 치과반을 개설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김철수 후보도 “덴탈어시스턴트 제도를 통해 치과위생사 없이 진료에 무리 없는 치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건 치과진료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영섭 후보의 정책에 대해 김철수 후보는 “박영섭 후보는 지난 9년간 치무파트를 담당하면서 여태 치과진료간호조무사를 정착시키지 못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50% 이탈률에서 인력난 원인 찾아야…

중산연세치과 정환영 원장과 서울메이치과 민경만 원장은 이번 기획의 자문위원으로 나서 개원가의 입장에서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했다.

먼저 이들은 치과위생사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학교 교육과 현실 임상 간의 괴리 ▲소명의식의 쇠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정환영 원장은 “학제에 관계없이 사회에서 치과위생사에게 요구하는 기능에는 차이가 없다”며 “그런데 현장에서의 대우는 그렇지 못한 것을 인식하면 졸업생들이 굳이 치과에서 자기 발전이나 비전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봤다.

또 정 원장은 “보조인력난의 원인을 이미 활동하는 치과위생사 사이에서 찾으려는 게 문제”라면서 “50%나 되는 이탈율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경만 원장은 치과위생사에 대한 개원가의 인식수준이 보조인력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원장이 진료실에서 위생사에게 전문가로서의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경만 원장은 “개원가에서는 치과위생사에 대한 기대가 진료보조 수준을 넘지 못하나 학교에서는 구강위생 전문가로 교육을 받는데서 괴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즉, 치과위생사에 대한 개원가의 인식은 보조인력 수준인 것.

민 원장은 해결방안으로 “가령 공식적으로 ‘치주전문 스탭 과정’이라던지 ‘임플란트 수술보조’등 전문역량을 키울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우리가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보조인력의 수준을 평가하고 또 단계를 높여 치과 위생사의 업무범위를 늘려야 한다”며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라고 제안했다.

치과 내 간호조무사 ‘반신반의’

이들은 세 후보 모두가 치과 내 간호조무사 제도화를 공약화 한데 대해 “현재 시행되는 제도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이라면서도 꽤 현실성 있어 보인다고 꼽았다..

정환영 원장은 “일선 개원가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일할 사람 ‘자체’가 부족하단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직군을 만들거나 인력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경만 원장은 “두 후보의 공약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치과계 일원으로 굳이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조인력난 해소에 도움은 될 것 같다”면서도 “새로운 직군이 생기는 것이니 치과위생사협회와의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역 간 상시 합의기구 필요

정환영 원장은 치위생계의 개선사항이자 후보들이 보조인력난의 원인으로 지적한 ‘전문성 강화’에 관해서는 “이 문제는 치과의료전달체계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며 “치과위생사들이 원하는 지속관리 등은 현재 치료중심의 의료전달체계 아래에서는 힘든 것이 현실이고 이는 보조인력 수의 감소와는 다른 질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원장은 “오히려 덴탈어시스턴트와 같은 제도가 추진된다면, 치과위생사들도 보조업무 대신에 자기 직업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1차의료기관에서 주치의제도 같은 지속관리가 활성화 될 때 치과위생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민경만 원장은 이 문제를 직역 간 업무분장과 협의로 풀어나가야 된다고 봤다. 민 원장은 “사실 이 문제는 위임진료의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며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직군의 업무범위를 협의해 나가는 게 현실적이고, 이를 상시 협의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민 원장은 “연장선에서 보자면 협회 내에 보조인력 전담 위원회나 이사를 둔다는 공약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두 원장은 ▲치위생(학)과 증설 ▲공동 구인구직사이트 운영 ▲선취업 후교육 제도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정환영 원장은 “아무리 치과위생사수를 늘려도 이탈자를 줄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봤으며, 민경만 원장도 “공동 구인구직사이트를 운영한다고 해서 갑자기 잘 구해질리는 없다고 본다”며 “선취업 후교육 제도는 이미 개원가에서는 하고 있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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