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활동 위해 "재미있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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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활동 위해 "재미있게 간다"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7.03.1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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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세상 네트워크 강주성·김준현 공동대표
강주성 공동대표(좌)와 김준현 공동대표(우)

의사가 아닌 환자 '당사자'를 주체로 하는 보건의료 운동을 이끈 곳.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세넷)는 시민참여 방식의 운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보건의료 운동의 새 전형을 만들어온 곳이다. 

'내가 만드는 건강공약' '시민건강권 사업단' 등의 사업은 건세넷이 보건의료계에서 환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한 성과다. 특히 주빌리 은행과 공동 진행한 '건강보험 체납자 지원사업'은 건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실질적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활동을 해냈다. 

이같은 성과 속에, 최근 건세넷은 강주성·김준현 신임 공동대표를 선출해 본격적인 조직정비에 나섰다. 단체 설립자이자 조직운영 전반에 정통한 강주성 신임 공동대표를 통해 보건의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이 되겠다는 각오다. 더불어 연임이 결정된 김준현 공동대표도 직전 임기의 활동 기조를 이어가면서 건세넷 활동과 대중의 접점을 모색할 계획이다. 

본지는 두 공동대표를 만나 건세넷이 주목하는 현 보건의료계의 이슈와 그 안에서 건세넷의 해낼 역할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Q. 두 분 모두 첫 대표직이 아니다. 다시 공동대표를 맡게 된 이유는?

강주성: 건세넷이 활동하는 10년 동안 보건의료계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실손보험의 등장과 더불어 병원의 영리화가 가속화됐다. 건세넷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조직의 대응은 보건의료계의 상황에 맞게 따라가지 못했다고 본다. 건세넷이 자기 역할을 수행하려면 조직 내부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대표직을 맡게 됐다. 특히 변화를 견인할 후배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게 큰 임무다.

김준현: 건세넷은 건강에 대한 시민권리를 지키려고 출발한 단체다. 건강권과 관련해 표출되는 시민들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개되는 시민 기반의 활동들은 다소 취약하다. 아울러 재정 기반을 견고히 해야 하는 내부 과제도 있다. 이 상황에서 대표직 연임을 통해 건세넷의 활동 기반을 확고히 하고자 한다.

Q. 현재 건세넷 활동의 개선점을 꼽자면?

김준현: 그간 건세넷은 서울시 쪽방촌을 대상으로 시민의회를 계획하거나, 지역단위의 시민참여 활동 등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시민참여 활동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매년 시민참여 활동을 진행하면서 활동에 대한 방법론들이 충분히 쌓이고 있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는 내부에서 쌓인 방법론 중 어떤 부분을 확장해 대중과 소통할 지 고민할 시점이다.

Q. 건세넷 입장에서 현재 집중해야 할 보건의료 운동의 화두가 있다면? 

강주성: 실손보험이다. 최근 10년 간 실손보험 문제가 매우 커졌다. 건강보험을 위협할 정도다. 비급여 항목이 계속 늘면서 의료비의 본인 부담금이 높아졌다. 실손보험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면 민간보험을 일정 정도 통제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거대한 금융자본과 정면대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보장성 강화나 비급여 관리체계 같은 부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면서 실손보험의 사회적 역할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김준현: 주치의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주치의제의 실행 자체가 일차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일차의료는 지역사회와 분리시켜 말할 수 없다. 주치의제에 대해서는 예방 영역에서 의료인의 역할과 더불어 보건소의 기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역 연계 강화를 통한 주치의 모델을 세워야 한다.

또한, 주치의제 시행 과정에서 노동운동 등 다른 분야의 운동 주체들과도 협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결국 시민들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

Q. 지금 시점에서 건세넷 조직 강화 방안을 꼽자면?

강주성: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다. 또한, 회원 확대와 더불어 활동가들의 활동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시민활동가 중 생활이 어렵고 몸이 아픈 사람도 많은데, 이 같은 건강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과제다. 결국에는 이 과정에서 조직의 내부 재생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Q. 회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긴다면?

강주성: 재미있게 가자. 재미가 없으면 하기도 싫고 능률과 창조성이 떨어진다.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을 누군가와 함께 재미있게 만들어가야 한다. 후배 활동가들 입장에서 "이 활동이 정말 재미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겠다. 나도 노력하겠지만 후배들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김준현: 회원 중심으로 건세넷 100인 위원회를 꾸려보려고 한다. 건세넷 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 구조와는 별개로 회원들만의 조직을 만드는 거다. 조직 살림의 문제나 활동의 지향성 등을 회원 중심으로 풀어갈 수 있는 구조를 세워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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