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장관, 더 두고 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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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장관, 더 두고 보아야”
  • 이인문 기자
  • 승인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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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운동계, 장관 취임에 유보적 반응

 

▲ 유시민 장관이 지난 10일 취임식 직후 복지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유시민 장관은 정책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지난 10일 정식으로 취임한 신임 유시민 복지부 장관에 대해 보건의료운동계가 “더 두고 보아야 한다”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건강세상네트워크, 민노총, 전농, 경실련 등의 시민사회단체가 가입해 있는 의료의 공공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운영위원장 강창구. 이하 의료연대)는 지난 10일 유장관의 공식 취임에 따른 논평을 발표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4일 노대통령의 유시민의원 복지부장관 임명방침에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성명을 발표해 “유시민의원은 의료산업화 정책 방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동일한 정책적 입장을 취하면서 자신의 시장주의적 정책을 강력하게 밀고나갈 인물”이라면서 “현 정부의 의료시장화 정책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던 전임 김근태 장관과는 달리 심화된 사회양극화 해소와 건강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매우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던 때와는 다른 입장으로 매우 주목된다.

이처럼 보건의료운동계가 유시민 복지부 장관의 취임에 대해 입장을 선회한 것은 장관 취임에 따른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준 유장관의 보건복지철학과 관련된 입장표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시민 신임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질의한 서면 답변을 통해 영리법인 허용문제와 관련 “의료체계와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문제”라면서 “특히 (영리병원 허용이) 의료비 상승 및 의료양극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영리법인 허용으로 국민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크다는 논리적 근거는 없다”면서 소극적이나마 영리병원 허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으며, 민간의보와 관련해서는 “공보험의 보장성이 충분치 못해 민간의보의 보충적 역할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재 판매가 허용된 실손형 민간보험에 대해서는 의료쇼핑 등의 부작용 우려된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국민들의 기본적 의료욕구가 건강보험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 민간의보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의료연대는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청문회가 예상대로 정치적 공방이 치열해 장관의 정책 수행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단편적으로 그의 보건복지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유시민 장관이 정책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는 유 장관 내정자에 대해 친시장주의자, 대통령 대변자, 말 바꾸기에 능한 정치인 등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는 그의 말대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자질과 철학에 대해서만 논평하고자 한다”면서 “유장관이 보건복지에 대한 철학과 관련 ‘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의료가 돈벌이 시장으로 전락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공공의료확충에 더 우선할 것임을 분명히 한 사실”에 주목하고,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영리법인과 민간의보와 관련한 위와 같은 입장 표명 외에도 “건강보험의 국고지원 계속 유지, 건강보험 재정기금화 유보, 보험약 포지티브 방식 전환 등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들은 “유 장관의 이러한 소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장관자리를 위해 변신했다든지 청문회 준비용이라는 지적들의 진위여부는 오로지 유 장관의 몫이며, 우리는 이 점을 유념하면서 향후 유 장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업무 수행과정을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건치의 김용진 집행위원장은 “애초 (건치가) 유시민 장관의 임명에 반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그의 행보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면서도 “정부의 강력한 의료산업화 정책에 맞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사회양극화 해소에 앞장서고, 취약한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의 정치적 대변인, 친시장주의자,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면서 앞으로의 귀추에 따라 건치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유시민 신임 장관은 지난 10일의 장관 취임식에 이어 11일 부임 후 첫 행사로 노인 복지 현장을 체험하고 노인복지 정책 방안에 대한 의견 청취를 위해 경기도 성남시 소재 수정노인복지회관을 방문, 복지부 장관으로서의 공식 업무수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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