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 거버넌스로 의료적폐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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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 거버넌스로 의료적폐 청산하자"
  • 윤은미
  • 승인 2017.05.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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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세넷, 14돌 맞이 '후원의밤'서 토크콘서트…주춧돌상에 배지숙 회원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세넷)가 창립 14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대강당에서 '후원의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만찬을 시작으로 강주성·김준현 공동대표의 인사말, 참석자 소개 및 인사, '주춧돌 회원상'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건강보험 체납자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준 배지숙 회원에게 주춧돌상이 돌아갔다.

주춧돌상을 수상한 배지숙 회원

또 이날 행사에서는 건세넷 고문을 맡고 있는 조경애 전 공동대표와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를 초청한 가운데, '보건의료적폐 청산을 넘어' 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토크콘서트에서 조경애 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특히 조경애 전 대표가 보건복지 분야의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일화를 전해 관심을 모았다.

조 전 대표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건세넷 전현직 대표 명단이 올랐다는 사실을 기사가 뜬 당일 출근 후에 축하를 받으면서 알았다"며 "정부 부처가 관여하는 위원회에서 임기가 다 하면 교체됐던 이유가 블랙리스트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황당하면서도 분노했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는 의료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단체와 시민단체가 풀어야 할 장기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김 기자는 "우리나라 의료적폐는 40년간 지속됐다고 본다"며 "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면서 의료를 산업화 개념으로 보고 압축 성장시키고자 만든 시스템이 지금까지 폐해를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이상 의사 개인의 윤리 구제로는 우리 사회 적폐를 다 해소할 순 없다"면서 "환자와 시민사회, 의료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의사결정구조를 만들고 그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민주적 거버넌스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애 전 대표는 이런 핵심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시민사회단체에 압력을 가하는 블랙리스트부터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전 대표는 "블랙리스트를 통해 자행된 불법적 요소가 소상히 밝혀지고 새로운 참여 구조의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한다"며 "보건의료는 전문적인 영역이고 전문가의 몫이라는 의식이 컸는데 이번 촛불여론을 통해 시민이 전문성을 갖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도 "건강보험제도가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보험자가 적정 부담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찬반이 있을 수 없다"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되고 복지부나 정부부처가 자신의 목적에 맞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4주년을 맞은 건강세상네트워크의 후원의밤 행사

한편 건세넷은 시민과 환자가 참여하는 건강권 시민운동단체로서 2003년 4월 출범한 이래 선택진료제 폐지, 식대와 병실료 건강보험 급여화를 요구하며, 본인부담상한제 도입과 '암부터 무상의료'를 주장해 중대질환에 대한 본인부담 인하에 힘써온 바 있다.

또, 암환자 약값 인하, 치과진료 건강보험 확대, 전국민주치의제도 도입 운동에도 앞장서 왔으며, 정부의 영리병원 허용 등 의료민영화 정책을 반대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래는 출범선언문 전문이다.

건강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며, 사회는 인권으로서의 건강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보건의료의 주인은 시민과 환자,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러나 우리는 힘없는 시민, 권리를 빼앗긴 환자였다. 모두가 시민과 환자를 위한 의료라고 했지만 그것이 우리를 위한 건강한 환경이라고 했지만 정작 우리는 그 안에서 주인이 아니었다.

우리는 오늘 주인된 자리로 돌아가고자 선언한다. 우리를 배제했던 모든 구조를 걷어내고, 시민과 환자의 이름으로, 우리의 힘으로 건강한 세상을 창조해 나갈 주체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건강할 권리, 의료를 이용할 권리를 가로막는 모든 차별과 배제에 맞설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빈민·노인·장애인·외국인 노동자 등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소수자의 건강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뜨거운 연대를 이루어 갈 것이다.

우리는 보건의료의 모든 영역에서 시민과 환자의 목소리로 당당히 참여할 것이다.

보건의료제도를 결정하는 모든 구조에 이윤을 유지하기 위하여 건강을 위협하는 모든 제도에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든 정책에 다 른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 우선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주장할 것이다.

우리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민·환자의 네트워크를 꿈꾼다.

돈이 없어도 의료이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인간과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환 경을 만들기 위해 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생활의 모든 현장에서 크고 작은 모든 힘을 모아 커다랗고 튼튼한 연대의 망을 만들어 갈 것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할 모든 시민이 오늘 이 자리에 모여 건강세상네트워크 의 출범을 알린다.

시민의 힘으로 건강권을 실현하자 !

2003년 4월 26일
건강세상네트워크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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