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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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도록…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5.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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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의 비하인드컷] 여성치과의사의 권익 향상을 응원하며…

시민 촛불 혁명의 힘은 놀라웠다. 세계 유례없는 평화시위로 권력자를 끌어내리고,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제적 의미의 민주주의의 실현을 차근히 이뤄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능력중심’의 파격적 인사는 적폐 청산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잘 끼운 ‘첫 단추’로 국민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치과계도 65년 만에 직선제로 회원의 손으로 협회장을 선출했다. ‘직선제’라는 새로운 선거형식은 앞다퉈 ‘개혁’ ‘혁신’이란 키워드를 내걸고 치과계를 변화시키겠다 나섰다. 특히 대의원 선거제에서 소외된 여성‧청년 치의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걸고 토론회를 여는 등 달라진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전체 치과의사 수의 25%를 차지하는 여성 치과의사들은 직선제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3명의 후보자들은 여성 치의의 권익향상을 위한 ▲여성임원 확대 ▲육아 등 지원 프로그램 ▲여성 대의원 할당제 등을 약속했다.

결국 회비 20%인하, 협회장 상근비 전액 반납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 기호 2번 김철수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는 당시 ▲육아지원 ▲덴트콜출동서비스 ▲여성임원 30% 할당 ▲개방형 대의원 등을 약속했다.

당시 김철수 후보 측 바이스로 나선 안민호 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캠프는 기본적으로 성별에 구애 없이 능력 있는 인물을 적재적소에 투입하겠단 원칙을 갖고 있다”며 “30% 여성임원을 약속했지만 여성정책, 문화복지 파트에만 여성임원을 배치하지 않고 홍보 등 주요 보직에 여성임원 인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전체 27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 당연직 부회장을 제외하고 2명에 그쳤다. 더군다나 대여치 박인임 회장의 업무는 ‘문화복지’며, 김수진 원장은 ‘보험’이사에, 허경기 원장은 ‘문화복지’이사로 선임됐다. 전통적(?)인 여성임원의 파트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대여치의 승리다”라고 생각한 대여치였던 만큼 실망감은 더 큰 듯 했다. 대여치는 이사 선임 이후인 지난 12일 김철수 협회장과 조찬회를 갖고 공약 불이행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여치 측에 따르면 이날 김 협회장은 내년 대의원총회에서 이사 수 증원안을 통과시켜 여성 이사를 추가로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선거기간 중 대여치는 후보자들의 여성정책 검증을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치협 선관위의 권고로 토론회를 열지 못하고 대신 후보자의 여성정책 분석을 치의신보에 기고하는 것에 그쳤다.

직선제는 회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혁신’을 키워드로 내걸고 치과계를 변화시킬자 누구냐고 묻던 후보였던 만큼, 당선 후 발빠르게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치과계 4분의 1에 달하는 ‘소수’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작은 곳에서도 ‘혁신’을 이뤄내길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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