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으로 치과 운영 충분한 환경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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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으로 치과 운영 충분한 환경 만들 것"
  • 윤은미
  • 승인 2017.06.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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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치과의사협회 30대 집행부 김수진 보험이사

 

"기본적인 치과 치료는 대부분 다 건강보험에 들어가 있고, 적정수가가 책정돼야 기본적인 치료에 충실할 수 있다. 보험진료만으로도 치과가 운영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진료의 철학이 바뀔 수도 있는 문제다. 안팎으로 '수가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김수진 보험이사가 임기 직후 첫 수가협상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역대 수가협상단 중 협상 결과에 만족한다는 답변을 하는 이가 없듯이 협상에는 늘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큰 법이다. 당사자도 결과에 만족하기 힘든 게 이익단체의 협상이고, 그런 면에서 보험 파트는 매년 부득불 '불만족'스러운 협상에 최선으로 임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 보험이사직을 협회 첫 보직으로 맡은 김 이사는 이제 막 시작한 일에 대한 인터뷰가 부담스럽다면서도, 보험회무에 대한 자부심을 거듭 피력했다.

"치협이 훌륭한 보험국 인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들어와서야 알았다. 마경화 부회장에 대한 평가는 공단 협상단이나 의약단체 내에서도 좋은 편이다. 나머지 두 부회장 역시 오랜기간 보험을 전담했던 이들이라 노하우가 있다. 다른 유형의 단체에서 가장 부러워 하는 부분이다. 직원들 역시 전문가들이다. 국장은 27년, 차장은 17년차 배테랑들이다. 보건학 석사를 마치고 전문성 있게 보험국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도 있다. 보험국의 그간 성과에 대해서는 치과계에서도 적절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수가협상만 10년차인 단장 마경화 부회장을 비롯해 서울지부와 경기지부의 보험 부회장 역시 이미 4~5차례 협상에 참여했던 소위 '고수'들이다. 그 사이에서 첫 협상에 임하게 된 김 이사는 처음이지만 일상 속 개원의로서 보험에 대한 생각들을 좀 더 색다르게 피력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한다.

"어려운 일을 시작해 심적으로 부담스러웠지만,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 역시 막상 협상에 들어가보니 어렵기도 하고 한계가 많다는 걸 느꼈다. 어차피 결정권은 우리에게 없고, 협상단이 뭔갈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너무 적었다. 밴드(전체 인상폭)는 이미 정해져 있고, 다른 유형들과의 관계 속에 우리 수가가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협상의 근거가 될 통계 수치들도 이미 나와있고, 그 수치에 대해 어떤 해석을 하고 상대방에게 인지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복잡하고 어려웠다. 새벽시간 7차까지 회의를 끌었지만 노력을 키운다고 인상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근소한 차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 같다.

통계자료를 보고 평가와 해석을 부여하고 치과의 현실과 연결해 전략을 짰다. 현실적으로 치과는 다른 유형과 달리 치과의사가 직접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투여해야 하고, 인력 과잉으로 인한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개원 당시나 운영 중 경비 지출도 높고 직원 고용의 문제에서도 고충이 크다. 유형별 협상 결과 상으로도 치과의 (인상)비율이 결코 높지 않다는 점도 함께 피력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이룰 순 없겠지만 '보험진료만으로 치과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데 보험이사로서의 소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젊은 회원들이 보험진료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만 할 게 아니라, 보험만으로도 치과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우리(협상단)의 역할이다. 우리가 적정수가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보험진료가 그만큼 중요한 진료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 되면서 실제로 치과진료비 규모는 매년 크게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노인틀니, 임프란트 보험으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봤고, 실란트 급여화가 확대되면서 실제 충치 유발율도 감소했다. 레진도 12세 이상 청소년 일부이긴 하지만 급여화를 준비 중이다. 이런 과정에서 치과진료비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은 제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고 치과의사들이 그만큼 국민구강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을 인정해주지 않고 진료비 규모가 늘어난 만큼 수가인상률에 악재로 작용한다면 누가 열심히 보험진료를 하겠냐는데 크게 읍소했다"

중장기 보험정책 에비던스 마련도 분주

김 이사는 정부로부터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또 얻어내기 위해서는 치과계 전체의 자정작용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움직임이 국민 여론에서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치과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치과는 늘 비싸고, 과잉진료를 하고, 먹튀치과도 있고, 이런 인식이 쌓여서 정당한 수가 요구에도 결국 걸림돌이 된다.

치과계가 자정 노력을 통해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 구강건강이 전신건강의 기초가 되는 시작점이라는 것을 환자들에게 인식시키면서 치과계가 국민구강건강을 위해 노력한다면 차츰 개선될 것이다"

앞으로 보험진료가 더 늘어날 예정인 만큼 회원들이 보험 진료에 더 관심을 갖고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인식을 견인하는 역할도 필요하다는 게 김 이사의 의견이다. 30대 집행부가 '보험 사교육 폐지'를 지침으로 하는 만큼 지부 보험파트와 협력 관계를 견고히 하는 작업도 계획 중이다.

"7월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회원들이 보험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보험강연이 이미 많이 보급화됐다고 생각했으나, 아직 지부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이미 치과계에 보험으로 유명한 강사가 많으니, 그들을 주축으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관련 연구용역에 더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도 있다. 상대가치 점수 개선에 대한 대비도 시작해야 하고, 2018년부터 진행될 레진 급여화에 대한 준비도 동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실란트 급여화 확대에 대한 마무리 작업도, 틀니 본인부담금 인하나 임플란트 적용 개수 확대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본인부담금 인하의 가능성이 높은데, 관계부처와 끊임없이 논의해 개선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그는 만18세까지 실란트 급여화가 확대 적용되고, 만20세 이상 스케일링 급여화가 진행 중인데 반해, 그 틈새 연령층인 18~20세 사이 대상에 대한 급여 혜택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케일링 급여 대상 연령을 만18세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 이미 치협에서 계속 피력해온 부분이고, 해당 연령대부터 치석관리가 중요하다.

치과는 진단파트가 취약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 방사선 외에도 충치 진단법이 다양하게 나와있고, 이를 예방진료와 연계해 개선해나갈 부분이 많다. 불소도포에 대한 급여화도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과제들에 우선 순위를 매기고 순차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진단방식의 활성화와 과잉진료의 경계선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결국엔 치과계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인식이 문제"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년간의 경력으로 노하우가 누적된 치협 보험국에서 개원 현장의 생소한 이야기와 세세한 고충까지 잘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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