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생각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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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생각나는 친구
  • 송학선
  • 승인 2017.07.0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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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 산책 45] 하일남정회신대夏日南亭懷辛大 여름날 남쪽 정자에서 신대를 생각하며 / 맹호연孟浩然(당唐689~740)

 

(ⓒ 송학선)

하일남정회신대夏日南亭懷辛大 여름날 남쪽 정자에서 신대를 생각하며 / 맹호연孟浩然(당唐689~740)
산광홀서락山光忽西落 산 빛은 문득 서쪽으로 지고
지월점동상池月漸東上 못 달은 차츰 동쪽에서 떠올라
산발승석량散髮乘夕凉 머리 풀어 저녁의 시원함을 타고
개헌와한창開軒臥閒敞 마루 열고 누우니 한가하고 탁 틔였다
하풍송향기荷風送香氣 연은 바람결에 향기 보내고
죽로적청향竹露滴淸響 댓잎 이슬은 맑은 소리로 방울진다
욕취명금탄欲取鳴琴彈 거문고 타 울려볼까 하니
한무지음상恨無知音賞 소리 알아 감상할 이 없어 한스럽구나
감차회고인感此懷故人 이를 느끼니 오랜 벗 생각에
중소노몽상中宵勞夢想 밤중 꿈속에서도 생각하려고 힘쓴다네

맹호연이 여름밤에 은거隱居하는 고향친구 신악辛諤을 생각하며 지은 오언고시五言古詩입니다.
<여씨춘추呂氏春秋>와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백아伯牙와 종자기鐘子期의 ‘지음知音’ 이야기는 기원전770년~403년인 춘추시대春秋時代 촉蜀나라 이야기입니다.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는데 높은 산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종자기鍾子期가 “좋구나, 아아峨峨하여 태산泰山 같도다”라고 하고,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좋구나, 양양洋洋하여 강하江河와 같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기의 소리를 알아주는 이가 이제 없노라며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음知音은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에서 ‘시를 알아주는 사람’ 나아가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맹호연孟浩然의 이름은 호浩이며, 호연浩然은 자字입니다. 자를 편하게 불러 사용하는 자이행字以行을 했습니다. 호號는 녹문거사鹿門處士입니다.

더운 여름밤에 생각나는 친구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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