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과-지역사회 ‘통합 치매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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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치과-지역사회 ‘통합 치매 관리’ 필요
  • 윤은미
  • 승인 2017.07.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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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구강건강 상관관계 근거 잇따라…치매국가책임제 속 치과의료 역할 조명

 

구강건강이 치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들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들이 제시돼 향후 국가 치매사업에서 치과의료의 역할이 주목된다.

대한치주과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을 보유한 환자의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서도 20개 이하의 치아를 가진 사람이 정상치아수인 28개를 가진 사람보다 치매 발병률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2만명으로, 노인 10명당 1명꼴에 해당된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 100만명, 2043년에 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며, 치매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은 2030년 2030년 23조 1천억원에서 2050년 43조 2천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치매관리와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치매관리와 구강건강의 중요성'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양승조 위원장은 “저작활동과 뇌운동의 연관관계를 고려하면 구강건강과 치매의 연관성은 이미 충분하다”며 어르신들의 건강증진과 국가재정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치매에 대한 정부와 치과계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협회장도 “그간 정부 치매사업에 치과계가 완전히 배제된 아쉬움은 있으나 이제라도 치매환자에 있어 치과의료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협회장,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문경숙 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 대한치의학회 이종호 회장, 대한여자치과의사회 박인임 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했다.

저작기능→중추신경계 영향…구강보건‧치매 상관관계 입증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는 구강보건과 전신건강 관리를 연계한 보건의료체계 및 전 지역사회 구성원을 위한 통합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치매와 관계된 구강서비스 및 사회서비스와도 통합‧연계‧조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환자에 대해 보건소와 의료기관 및 치과의료기관 사이 일관성 있는 치매환자 관리를 위한 프로토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치매 관리정책 대상자를 기존의 노인층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하고 적절한 구강관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치매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보건 및 구강보건행위로서의 세부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 관련 질병의 예방관리 중요성에 관해서도 한 교수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의 비율이 높은데, 원인은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 타우 가설, 미토콘드리아 이상설, 스트레스 가설, 염증관련설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면 여전히 불명확하다”며 “치매 발병 이전의 예방활동과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헌 교수는 역학적 연구결과들이 제시하는 가설에 대해 “저작기능이 떨어지면 불량한 영양섭취로 인해 뇌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저작에 대한 반응으로 중추 신경계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전두엽피질에서 대뇌 혈류 산소 수준이 증가하여 뇌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저작활동에 따른 치근막세포의 신경신호가 치조신경과 삼차신경절을 통해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 자극을 주어 뇌기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설 등 구강건강이 뇌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구강관리 등 치매도 예방이 중요!…노인주치의 제안

이어 패널토론에서는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손미경 정책이사가 일본의 사례를 들어 ‘치매와 치과의 역할’을 조명했다.

손 이사는 “스웨덴 우메오대학 얀 베르그달 교수팀 연구결과 치아를 모두 뽑고 틀니를 한 사람과 정상치아의 사람을 비교했을 때 치아가 없는 사람들의 기억력이 훨씬 떨어지는 걸로 나타났다”며 “국내에서도 정상군, 경도인지장애군,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으로 구분해 조사한 결과 인지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구강 상태 및 저작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일본 큐슈대 연구 결과, 치아가 1~9개 있는 노인이 20개 이상 있는 노인보다 혈관성 치매 발병률이 81% 높았다”며 “치아가 10~19개 있는 노인은 20개 이상의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62%나 높았다”고 발표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성근 치무이사는 ‘치매 대응 정책에서 치과계의 역할과 과제’를 발표하면서 “잔존 치아 수가 많을수록 의과의 의료비를 포함한 총 진료비에서 차이가 급격히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2005년 일본 카가와현의 조사 결과 잔존 치아가 4개 미만일 경우 연간 54만 1천9백엔이, 20개 이상일 경우 연간 36만 4천6백엔의 진료비가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체계적인 치매 환자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의과와 치과를 아우른 노인 대상 주치의제도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노인의 치과 질병은 저작 기능과의 관련성이 높아 전신 건강적인 측면이나 삶의 질에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며 “노인 대상의 보철 보장성이 확대돼 왔으나 그보다 평소 노인들이 치과를 쉽게 찾아 예방진료나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원시행복정신건강센터 박미애 부센터장이 ‘현장에서 보는 치매환자와 구강건강’을 주제로 패널 발제를 맡았으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조충현 팀장이 패널로 참석해 치매국가책임제 속 구강보건 분야에 대해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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