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정부는 왜 침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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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정부는 왜 침묵하는가?
  • 편집국
  • 승인 2006.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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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대책위, 책임자 문책과 국정조사, 공청회 등 요구

▲ 이철호 참교육연구소 부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무역대표부 로버트 포트먼이 의회에 보낸 편지를 보면 한미FTA의 4대 선결과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완화, 의약품 약가산정 문제 해결, 그리고 스크린쿼터 축소 요구였다.

이에 정부는 2005년 10월 새로운 약가상환제도 도입을 중단했고, 2005년 11월 6일에는 배출가스 강화 기준을 수입차에 적용하는 것을 2년 유예한다고 발표를 했다. 그리고 2006년 1월 13일 광우병 파동 시 수입 금지 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재개를 발표했고, 2006년 1월 26일에는 스크린쿼터제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한다는 발표를 했다.

정부는 이렇게 미국이 요구한 4대 선결과제를 해결하고, 요식행위 공청회 1회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니 협상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과연 정부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한미FTA 협상을 향해 내달릴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스크린쿼터사수 한미FTA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준)(이하 범대위)는 지난 15일 외교통상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FTA 협상 4대 전제조건의 처리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공청회 △4대 현안 원상복귀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재개 방침 철회 △관련 책임자 문책 △1차 예비협상 논의내용 투명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한 “당장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노무현 정권은 민중탄핵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에 대한 엄중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협상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은 “국민의 먹거리 안전성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광우병 소가 또 발생한 상황에서도 미국산 소 수입재개의 입장을 번복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며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최은순 보건의료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2001년 TRIPs 공중보건에 관한 도하협정에서는 국민 건강과 관련해서는 협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국제적 합의가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는 건강권을 팔아 한미FTA 협상을 시작하려 했다"며 “노무현 정부가 토론과 참여를 주창하듯 의료산업화, 약값 정책 등에 대해서 대국민 토론회를 한번 해 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신우철 영화인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국가 간의 이익을 위해 무역협상을 할 수는 있으나 한칠FTA가 3년만에 완료됐고, 한일FTA는 7년 째 아직 협상이 진행 중임을 감안할 때 1년 안에 한미FTA협상을 완료하겠다는 것은 졸속협상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더 큰 시장인 만큼 시간을 갖고 공개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종 문화예술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도 연내 처리라는 일정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지금종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한나라당 서울시장은 미국을 방문하고, 여당은 자발적으로 한미FTA 협상 체결을 종용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유착관계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편 이철호 참교육연구소 부소장은 “교육 부분은 더욱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철호 부소장은 WTO DDA 협상 당시 서비스 협정 방식과 관련해 ‘복수적 양허요청 방안’이 채택됐음을 설명하면서 “2월 말까지 각국에서 1차 양허요청안을 작성해 호주, 뉴질랜드 등이 한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는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마지막으로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어제 전농 중앙위원회를 통해 1년 사업을 계획했다”면서 “한미FTA 협상은 쌀 뿐만 아니라 전체 농업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절박한 정세인식을 공유했고, 단순히 내용공개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닌 협상무산을 향한 실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농은 오는 11월 농민 대 투쟁을 준비하면서 4월부터 지역 조직화 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참세상(www.newscham.net) 라은영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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