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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치과에선 누구든 시급 1만원부터”[인터뷰] 재단법인화강문화재단 서울이웃린치과 홍수연 원장
윤은미 | 승인 2017.08.03 17:50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이후 논쟁이 뜨겁다. 3년간 15%씩 인상률을 유지해야 달성 가능한 목표인데, 2018년 최저임금이 기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인상 결정되면서 이제 실현 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 된 분위기다. 치과계 역시 인건비 인상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미리 맞이한 서울이웃린치과 홍수연 원장을 만나봤다.

인터뷰에 앞서 서울이웃린치과를 간단히 소개한다. 등록직원 8명, 대표원장 1명을 포함해 총 9명이 근무하는 서울이웃린치과는 주 42시간을 진료한다. 물론, 직원들은 철저한 주40시간제다. 토요일은 월 1회 진료만을 하며, 전직원이 모두 출근하는 날이다. 야간진료가 있는 월요일과 목요일은 1시간 연장 진료를 한다. 직원 복지혜택으로는 하루 세 끼 식사 지원과 발마사지 회원권 지급, 그리고 사회초년생을 위한 '20대 쉐어하우스 지원'(화강문화재단 운영) 등이 있다. 직원 모두가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창출된 수익금으로 복지기금을 충당하기도 한다.

편집자

 

홍수연 원장이 재작년 처음 최저시급 1만원을 제안했을 때는 기존 스탭들의 반발이 컸다. 임금 인상 후 입사 직원이 최저시급 1만원을 적용 받게 되면, 기존의 1~2년차 직원들보다 높은 급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도입기간 동안 교육 수당 등 각종 수당제를 통해 급여 형평성을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기존 직원들은 공식적인 임금 체계에서 분명한 차이를 원했다. 이후 당시 1년차였던 직원이 3년차가 되고 최저시급 1만원 이상의 급여를 받으면서 서울이웃린치과는 올해 5월부터 시급 1만원을 도입했고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다고 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누구든 시급 1만원을 받는다. 복사하는 알바생이나 기구를 닦는 직원, 청소 담당 직원 등 누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하든 간에 성인이라면 시급 1만원에서 시작한다. 이제 시행 3개월이 됐지만 큰 변화는 없다. 지난 2년간 간접급여를 통해 실질적으로 시급 1만원을 채워왔기 때문이다."

서울이웃린치과 홍수연 대표원장

서울이웃린치과가 하루아침에 최저시급 1만원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이미 재작년 처음 획기적인 초봉 인상이 거론됐을 때부터 기존 인건비에서 시급 1만원으로 인상 시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예산을 복지기금으로 잡고 지출을 해왔다. (급여인상분) 차액을 복지기금으로 전환해 발마사지 6개월 회원권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거나, 하루 세 끼 식대를 모두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시급 1만원을 실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직원들에게 자기 급여는 자기가 벌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직원들은 자기 급여를 벌만큼 일을 열심히 한다.

병원은 직원들에게 직장이고, 우리는 하나의 작은공동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과 노동이 분리되는데서 소외를 느낀다. 직원이 직장과 분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일이 그만큼 힘들거나, 원장이 지나치게 탐욕스러운 등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주로 급여와 세금 등 돈과 관련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는 개원부터 지금까지 항상 매달, 분기별, 연도별로 병원의 수입·지출 항목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직원들은 오늘 우리가 얼마를 벌고 썼는지, 또 원장이 그 중 얼마를 유용(?) 했는지를 다 안다."

대체로 치과원장이 자신의 수입을 투명하게 직원들과 공유하기란 쉽지 않다. 수입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공개하기를 꺼려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 원장은 이러한 직장 내 정보의 공유를 '민주주의 소통의 성숙도' 같은 것이라 말한다.

"요즘은 구인구직사이트를 통해 서로의 급여 수준을 다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이 없으면, 직원들은 노동시간 자체를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긴 노동시간 안에서 노동의 밀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저항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인건비 논쟁에 가려진 ‘공적 울타리’가 본질

홍 원장은 사실 최저임금에 관한 다수의 논쟁이 영세상인 및 중소기업의 인건비의 부담에 치중돼 있지만, 실상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치과 역시 경우에 따라 영세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 속하겠지만,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보다는 높은 임대료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핫플레이스 홍대입구에 개원 중인 홍 원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치과의원보다 더 소규모인 편의점, 치킨집과 같은 자영업은 개인사업자 자신의 생존여부가 달린 문제이다. 임대료 상한제라던지 제도적 보호장치가 필요하지만, 그런 규제는 더 상위 개념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임차인이 임대업자 집단을 상대로 쟁의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결국은 정부나 지자체에 규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문제는 자영업자의 생존 방식에 따른 위험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개인이 회사원으로서 벌어들일 수 있는 월 6백만원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하루 12~14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는 게 흔히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생존 방식이다. 그러다 개인이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었을 때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지출 비중은 교육비와 의료비다. 교육비야 사교육을 안하면 된다지만, 의료비는 다르다. 현 정부의 보건의료공약집에도 포함됐던 '본인부담금 100만원 상한제' 역시 시민사회가 10여년째 연구해왔지만 이번 100대 정책과제에서 어느새 쏙 빠져버렸다. 자영업자들에게 실제 필요한 것은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같은 공적인 울타리다. 

임대료도 마찬가지다. 권리금 철폐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임대료에 대한 보증보험이 당연히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이를 통제할 수 없다면 업종별, 지역별로 신용보증기금 형식을 만들어 이를 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 치과는 치과의사협회가 담당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독일이나 스웨덴 등 유럽에서는 치과의사협회가 일종의 캐피탈과 같은 역할을 한다. 회원들과 기금을 마련해놓고 그 안에서 돈을 가져다 쓰기도 하고, 다시 채워넣기도 한다. 국내에도 치과의사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과 같은 기관이 있지만, 실제 치과 운영의 리스크를 분담하는 역할을 취약한 게 사실이다.

"치과가 이제는 성수기의 개념이 흐려졌지만, 절기를 타는 업종이기도 하다. 방학이나 명절 전에 환자가 몰리고 5월에는 한산하기도 해 수요와 매출이 유동적인 편이었다. 인건비 역시 어떤달은 충당이 가능하지만, 어떤 달은 빚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일정부분을 조합의 기금을 통해 연대보증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평소 치협이나 신협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다. 괜히 골프회원권을 사거나 땅을 사들이는데 기금을 쓰기 보다는 지역 치과의원의 효율적인 운영에 기여하는 편이 좋다는 게 홍 원장의 의견이다. 이를테면, 지역 인력수급을 담당한다던가, 치과의원 내 식사 지원, 공동 육아시설 설립 등이다.

"지역별로 치과위생사 신입생들로 인력풀을 만들고 일정 소양교육을 거쳐 지역 치과의원에 연계해주는 방식도 가능하다. 3개월씩 수습기간을 갖고 직원과 병원이 서로 의지에 따라 병원을 옮길 수도, 다시 다른 직원이 올 수도 있다. 식사 문제도 그렇다. 개원의라면, 식사 해결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것이다. 지역 신협이 케이터링 업체를 운영해 치과마다 양질의 도시락을 배달할 수도 있다.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 역시 각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데, 각 지역마다 협동탁아소를 운영한다면 직원들의 만족도도, 고용안정률도 높일 수 있다."

윤은미  yem@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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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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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언경 2017-08-03 21:01:07

    윤은미 기자가 쓰셨네요. 홍원장이 울 마을 분이라 누구 이리 잘 써주셧나 일부러 들어왔어요. 잘 지내시죠. 좋은 기사 감사하고 공유할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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