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재단, 함께 걷는 이 길이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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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재단, 함께 걷는 이 길이 평화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9.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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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1주년 기념행사 각계각층 인사 참여 ‘축하’…“한‧베 화해와 평화위한 가교 될 것”
한베평화재단 창립 1주년 기념식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사죄하고, 반전 그리고 평화의 가교를 목표로 각계각층의 뜻이 모여 설립된 재단법인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이하 한베재단)이 창립 1주년을 맞이했다.

한베재단은 지난 18일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1층 까페에서 ‘창립 1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우리나라의 가해의 역사를 바로 알고, 알리며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화해와 상생의 다리를 놓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행사에는 구로문화재단, 금오고등학교 역사탐방동아리,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 노동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베트남전쟁연구모임, 베트남평화의료연대, 베트남프렌즈, 청소년문화의집, 이로운발전소 등 각계각층 다양한 단체와 개인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오지혜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강우일 이사장의 인사말 ▲내‧외빈 축사 ‧출범 1년 동영상 상영 ▲만만만 캠페인 및 릴레이 ‘네 마음을 보여줘’ ▲후원자 토크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강우일 이사장은 인사말에 나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학살에서 살아남은 민간인들의 증언은 우리를 부끄럽고 아프게 한다”며 “적지 않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날의 아픔을 오늘까지도 안고 살아가지만, 이 비극이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되지 않았고 오직 베트남 사람의 고통을 디딤돌로 이룩한 경제발전을 자랑하는 일에만 몰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베트남 전쟁이 일어난 지 내년이면 50년이 된다”며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짓밟은 사람의 원과 한과 고통을 망각의 땅에서 불러내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알고 참회하고 사과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전쟁은 인간에게서 이성과 공정한 판단, 인간적 양심과 연민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이라며 “땅 위에서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 국경을 넘어 평화를 건설하려는 우리들의 뜻이 많은 이들에게 확산돼 국민들의 가슴에 대결과 투쟁의 적의를 걷어내고 평화와 화합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사말을 전하는 강우일 이사장

민변과거사청산위원회 장원익 전 위원장은 축사에 나서 민변 차원에서의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민변에서는 제주 4‧3부터 광주 5‧18에 이르는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규명, 국가를 상대로한 손해배상 등을 주도하며 과거사청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도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그 중에서도 가장 못한 부분이었고, 한국 차원에서 진상규명과 사과, 배상, 추모의 전단계로서 한국사회에 이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전 위원장은 “민변에서는 베트남 학살 피해자들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학살피해자 진상규명과 배상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뛰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3번째가 과거사 해결인데, 그 중 하나로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문제가 거론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두가 어우러져 ‘평화’에 한목소리

이어 ‘만만만 캠페인’ 소개에 이어 베트남 호치민시 국립음악원생인 정 바오 칸 씨와 (사)충북 민예총이 콜라보로 특별 공연을 펼쳤다.

정 바오 칸 씨는 베트남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베트남 전통악기인 ‘단보’로 ‘내고향 베트남’이란 곡을 연주했으며, 이어 충북민예총과 판소리로 구성한 ‘야요나무 아래 다시 만나다’ 등 3곡을 연주하며 참석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트남과 한국의 전통악기 콜라보 공연

또 ‘후원자 토크’에서는 한국인으로 귀화한 베트남인 김은하 씨와, 엔씨큐어 문성준 대표, 농촌공동체 한석주 소장, SBS 문화교양국 이동원 PD, 금호고등학교 역사탐방 동아리 김민정 교사, 안덕수 목사 등이 나와 한베재단 후원 이유에 대해 나눴다.

김은하 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에 시집와서 알게된 한베재단의 활동을 듣고 무척 감명받았다”며 “이 재단이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며,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군이 학살을 저지른 베트남 중부지방 꽝응아이성의 빈호아 초등학교와 장학사업을 진행하는 안덕수 목사는 “일제강점기의 제암리 학살사건을 참회하는 일본의 지식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알게됐고, 우리 역시도 베트남의 저지른 학살을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이들을 후원하고 그 아이들의 한국 유학을 지원함으로써, 언젠가 그들이 한‧베평화의 가교역할을 하는 인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농촌공동체 한석주 소장도 “한국이 형식적 민주화는 이뤘지만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고 양심을 지킬 수 있는 일은 아직 부족하다”며 “한베재단을 통해 한국이 아시아의 친구로서 살아가고, 양심대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되길 바래본다”고 말했다.

후원자 토크에 나선 베트남 귀화인 김은하 씨

금호고등학교 김민정 선생은 역사탐방 동아리 학생들과 땅콩과 콜라를 판 수익금 전액을 한베재단에 기부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에 대해 우리가 직접 책임은 없지만, 역사에는 책임이 있다는 말을 따라 학생들과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부했다”며 “앞으로도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책임있는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행사의 마지막으로 베트남평화기행에 참가한 산마을 고등학교와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 학생들이 나서 축하 공연을 펼쳤다.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들은 창작동요 ‘내 손은 바람을 그려요’를 합창했으며, 로드스꼴라 학생들은 브라질 타악기 공연을 선보이며 흥을 돋궜다.

산마을 고등학교 학생들의 축하공연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의 축하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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