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 함께 손잡는 세상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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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함께 손잡는 세상 만들어 가자!”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9.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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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평화재단, ‘만만만 캠페인’ 시작…베트남 학살 50주기 추모‧‘따이한 제사’ 비용 지원금 마련 프로젝트
베트남과 함께 여는 평화 '만만만 캠페인'

만 일(日)의 전쟁, 만 인의 희생, 만 인의 연대로 평화로 함께 손잡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만만만 캠페인’이 시작됐다.

재단법인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이하 한베재단)은 지난 19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만만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한베재단 장혜옥 이사가 나서 ‘만만만 캠페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만 일간의 전쟁으로, 만 명의 사람이 희생됐고, 이를 만인의 연대를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 이사는 “한국군에 의해 학살을 겪은 13개 마을은 이른바 ‘따이한 제사’라고 해서 각 마을 단위로 제사를 지낸다”며 “그 위령비의 개‧보수, 위령제 지원, 장학금, 평화교류를 위해 시민과 함께 하는 캠페인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는 “추모라는 것은 산 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이 죽은 자를 위로하는 곳에 함께 하는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마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듣고 함께 하려는 데 많은 시민들이 또한 동행해 주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홍순관 씨의 연주에 맞춰 함께 '만만만 캠페인 로고송'을 부르고 있다.

이어 이날 회견에서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 5678도시철도노동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연꽃아래에서 참여해 베트남에 보내는 각 단체의 편지를 낭독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성동수 수석부위원장은 “노조에서 반전과 평화를 얘기하는 게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회와의 연대 아픈 곳과 함께하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또한 노동자의 의무라 생각한다”며 “베트남평화기행에 참여해 인간성의 말살하는 전쟁을 목도하며 반전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전쟁의 반대하는 편에 항상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전의 민간인 학살을 알리는 프로젝트 대학생 단체인 ‘연꽃아래’의 신민주 회원은 “정규교육에서는 베트남 민간인 학살 문제를 알 수 있는 경로가 없고, 대학에 와서야 한국정부가 이를 은폐했다는 것을 알게 돼 부끄러웠다”며 “경제성장을 신앙으로 여기며 박정희 기념관을 만든 이 정부에 분노했고, 경제성장을 빌미로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 정당화 되는지 분노스러웠다”고 밝혔다.

신 회원은 “세월호 사건 역시 생명보다 이윤을 중요시한 모든 선택들의 결과였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통곡한 날을 떠올리면 민간인 학살을 함께 기억하게 된다”며 “이는 우리의 아픔이 서로 이어진 까닭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동시에 믿는 정의와 평화는 끝내 도래할 거라 믿으며, 앞서 평화를 위해 걸어간 20년을 기억하며 정직하게 이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김숙영 서울지역본부장은 “지난해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에서는 베트남 학살지역을 방문해, 사선에서 만난 피해자와 함께 슬퍼했고 또 분노했다”며 “아프고 불편하다고 해서 진실을 외면할 수 없기에, 우리는 한국의 시민과 노동자에게 베트남 학살의 실상을 알리면서 베트남 사죄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전쟁에 반대하는 일, 평화운동에 나서는 것은 바로 역사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사명”이라며 “우리의 사명을 잊지 않고 행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베재단 이사인 영화감독 정지영 씨의 캠페인 선문 낭독과 ‘만만만 캠페인 로고송’을 제작한 가수 홍순관 씨와 참석자들이 함께 로고송을 부르며 기자회견이 마무리 됐다.

‘만만만 캠페인’의 목표 금액은 5억 원으로, 모금 전액은 베트남 민간인 학살 50주기를 맞는 하미, 퐁니, 퐁넛, 투이보, 주이탕 등 꽝남성 8개 마을과 꽈응아이성, 빈딘성 등 한국군 피해마을의 제사비와 조화‧위령제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 내년 베트남전 종전일에 맞춰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군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 법정’ 준비에 쓰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베재단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1층 산다미아노 까페에서 고경태 기록전 ‘한 마을 이야기 - 퐁니‧퐁넛’ 사진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래는 ‘만만만 캠페인 선언문’ 전문이다.

'만만만 캠페인'의 시민모금을 위해 제작된 '평화돼지' 저금통

캠페인 선언문

만 일의 전쟁
만 인의 희생
만 인의 연대
오늘부터 우리는 만만만 캠페인으로 베트남과 함께 평화를 열어갑니다.

베트남 전쟁은 만 일동안 일어난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베트남 민간인 수는
현재까지 집계된 것만으로도 최소 9천여 명.
그러나 실제로는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숫자로는 헤아릴 수 없는 만 인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 전, 먼 땅, 먼 나라 전쟁을 돌아보는 것은
그것이 한국의 베트남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5‧18 광주의 비극이 베트남 민간인 학살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 안에 내재된 폭력과 야만의 괴를 끊기 위함입니다.
미래세대에게 역사의 짐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우리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바로세우기 위함입니다.

만만만 캠페인은 세상의 모든 전쟁에 반대하고,
전쟁으로 인한 모든 희생을 추모하며,
평화로 함께 손잡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약속입니다.

2017년
우리는
작은 촛불이 가져온 위대한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시민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내는 변화야말로 진정한 변화임을 확인했습니다.
시민의 힘이 열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만에 만에 만을 더한 연대를 제안합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수십, 수백, 수천, 수만의 물결을 이룰 때까지
당신과 함게
지금,
여기에서부터,
평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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