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재단, 문 대통령 ‘반쪽사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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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재단, 문 대통령 ‘반쪽사과’ 지적
  • 정선화 기자
  • 승인 2017.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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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사실에 대한 인정 및 책임 전제 촉구… "'역사적 빚' 청산 실마리 되길" 기대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이하 한베재단)은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 베트남 사과’ 발언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호치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에서는 '한국군의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에 대한 우회적 사과'라고 해석했다.

한베재단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부치는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이 책임감 있는 사과로 한베 과거사를 평화의 디딤돌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그와 동시에 청와대 1인 릴레이 시위 등 베트남에 대한 사과 퍼포먼스를 진행해 왔다.

한베재단은 논평에서 “역사문제에 대한 행보를 기대했지만 ‘마음의 빚’에 그친 문 대통령의 반쪽 사과는 반가움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며 “베트남 최고 수장인 쩐 다이 꽝 주석과 정상회담을 치르는 동안 문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베재단은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떠난 이후 한베 문화교류 행사장에 영상메세지로 전달한, 그것도 베트남 정부나 국민이 아닌 행사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발언이 마치 공식 사과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며 “이를 접한 우리 국민은 베트남에 사과를 했다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이 발언에 대해 베트남 언론은 단 한 곳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유감’ 표현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우회적인 ‘사과’ 발언에 대해 알고 있는 베트남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만일 아베 총리가 부산시에서 열린 한일 문화교류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일본은 한국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이자 친구가 됐다’는 말로 사과를 대신했다면 우리의 반응은 어땠을까”라고 덧붙였다.

한베재단은 “정작 피해자의 마음에 가 닿지 않는 사과는 백 번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마음의 빚에서 출발해 역사의 빚을 청산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 이번 문 대통령의 ‘반쪽사과’ 역시 한국의 호들갑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베재단은 “진정한 사과는 가해사실에 대한 인정과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번 영상메시지가 형식적인 외교적 수사로 끝나지 않고 역사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언론의 바른 역할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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