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암 유발? 억측기사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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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 암 유발? 억측기사 이제 그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12.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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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관치료학회, 조선일보 기사에 우려 표명…“잘못된 치과 상식 전파로 국민 구강 위협”

올해 4월 유명 연예인의 사망 원인을 ‘신경치료(근관치료)’라고 지목하는 글을 올려 대한치과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 등 물의를 일으킨 황 모 원장이 이번엔 조선일보에 유사한 주장의 글을 기고해 또 다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현재 황 모 원장 사건은 보건복지부에 징계 요청이 들어간 상태다.

조선일보 11월 28일자 신문에 실린 황 모 원장의 기고글 (ⓒ 조선일보 사이트 캡쳐)

지난달 28일자 조선일보에 『신경치료 후 세균침투, 각종 질병유발 위험』이란 제목으로 실린 황 모 원장의 기고글은, ‘신경치료 후 치아의 근관(신경)안에 존재하는 세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다른 장기의 질병을 일으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대한치과근관치료학회(회장 김의성 이하 근관치료학회)는 지난 2일 조선일보에 공식 공문을 발송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근관치료학회는 황 모 원장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짚으면서 “해당 기사에 언급된 『The Toxic Tooth』란 책은 치과계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도 아닌, 소수의견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런 책의 주장을 보편적인 지식으로 포장한 기사를 국내 유력한 일간지가 내보냈다는 사실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근관치료학회에 따르면 황 모 원장의 주장은 “100년 전 유행했던 학설로, 당시에도 여러 학자들에 의해 반박됐고 1950년대 미국치과의사협회지(JADA)에서 이 학설은 근거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확정했다”며 “이후 현재까지 치아의 신경(근관)치료가 전신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거나 치아 신경 내의 세균이 혈액을 타고 다른 곳에 질병을 일으킨다는 이론은 증명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들은 “구강이나 위장관, 비뇨기관 등은 외부와 연결돼 있어 어떤 시술을 받게 되면 세균이 들어갈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소수 환자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어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키도 한다”고 짚으면서 “그러나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 신경치료를 할 시에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 필요성이 없고, 미국심장학회(AHA)가 2007년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치과 치료 전 감염성 심내막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처방해야 하는 범위는 심장판막 수술 환자 등 극소수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근관치료학회는 황 모 원장의 주장이 최근 논란이 된 ‘안아키 논쟁’을 상기시킨다며 “근관치료를 적절히 하면 자연치아를 뽑지 않고 충분히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잇다는 것은 오랜 기간의 임상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라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심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파되면 일부 환자들은 손상된 치아에 근관치료를 받아 오랫동안 잘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포기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 구강보건이 저해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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