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데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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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데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소?
  • 송학선
  • 승인 2017.12.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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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57] 문유십구問劉十九 유형에게 알리다…백거이白居易(당唐772-846)
(ⓒ 송학선)

눈 풀풀 접심홍蝶尋紅이요 술 튱튱 의부백蟻浮白을
거문고 당당 노ᄅᆡᄒᆞ니 두룸이 둥둥 츔을 츈다
하희兒㝆야 시문柴門에 ᄀᆡ 즞즈니 벗오시나 보아라
작가作家<김영金煐> 출전出典<아악부본雅樂部本여창류취女唱類聚 186>

접심홍蝶尋紅은 꽃 찾는 나비입니다. 의부백蟻浮白은 하얗게 떠서 바글거리는 개미입니다. 술 익을 때 나는 소리가 마치 개미가 바글 거리는 소리 같아서 이리 표현 했겠지요. 시문柴門은 사립문이구요. 
 
김영金煐(생몰연도미상)의 자는 경명景明, 본관은 해풍海豊으로 정조正祖의 시종무신侍從武臣 출신입니다. 형조판서刑曹判書에 이르렀습니다. 아버지는 영조·정조대에 병마사, 포도. 대장, 훈령원정 등을 지낸 김상옥金相玉입니다. 시조時調가 7수首 전합니다. 

눈 오고 술 익으니 벗을 기다린다.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문유십구問劉十九 유형에게 알리다 / 백거이白居易(당唐772-846)
녹의신배주綠蟻新醅酒 새로 담근 술은 익어 보글거리고
홍니소화로紅泥小火爐 작은 화로는 빨갛게 이글거리오
만래천욕설晩來天欲雪 해질녘 눈이 올 것 같으니
능음일배무能飮一杯無 술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겠소?

백거이白居易(당唐772-846) 자字는 낙천樂天 호號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 <장한가長恨歌>로 명성을 떨치고 구강九江 사마司馬로 좌천되어 <비파행琵琶行>을 지었습니다. 생전에 그의 시는 소 치는 아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골목 벽에 써 붙여질 정도로 민중 속에 파고들어 우리나라에도 신라시대에 이미 애송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오니 저는 화롯불에 밤 구워 주시던 엄마생각이 나는군요.

창窓 밖에 눈 나려 세상世上은 설여해雪如海요
먼 산에 부엉이는 제 이름 부르는데
질화로 소율향燒栗香에 고운 님 그립고나
                               <콩밝倥朴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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