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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단속확대는 못할망정…[논설] 김형성 논설위원
김형성 | 승인 2017.12.28 10:13

얼마 전 한의사 한 분이 의료인으로 살기를 포기한다는 선언을 하였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가 늦깎이 한의사가 된 박현준 씨는 2013년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5년 동안 5군데 의료기관을 다녔지만 그가 취직했던, 그리고 면접했던 대부분은 사무장병원이거나 그 의심이 짙은 병원이라고 한다.

그가 운영하는 한의사 커뮤니티는 회원이 4,500여 명인데 그 대다수가 사무장병원에 고용됐거나 사무장병원 설립을 제안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치과계가 우려했던 의료상업화의 현주소는 상상 이상이었던 것이다.

그가 설명하는 투자와 이윤배당 등 운영방식도 그동안 치과계와 의료계가 짐작했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증축, 개축을 친인척 건축회사를 통해 진행하며 건축비 명목으로 우회 지급하는 방식, 광고비 명목으로 이윤을 배당하는 방식 등 제3자나 자회사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환자 모집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법도 등장하는데 환자가 한의사 진료를 받는 실적에 따라 노인들의 취업기회를 준다는 식으로 과잉진료와 부당청구를 요구하는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무장병원의 적발건수는 2012년 188건에서 2016년 247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적발을 담당한 공무집행능력의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적지 않은 증가율이다.

한편, 더 우려되는 것은 이렇게 적발된 사무장병원이 공단에 청구한 진료비 회수율은 2012년 12.1%에서 2016년 7.9%로 하락하고 있으며 최근 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무장병원이라고 하더라도 의료인에 의해 진료가 이뤄지고 청구한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하다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위 한의사의 경험에서 등장하는 의료생협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기재부)는 2016년 11월 발의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을 추진하면서 생협법에 대한 주무부처를 기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재부로 변경하고 관련 규제들을 풀려는 계획이다.

의료기관 개설이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료인과 비영리법인에 국한되며 경제자유구역법상 투자개방형 병원 말고는 오직 의료생협만이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개선 완화 조치는 현재 출자금 1억 원 이상, 조합원 500명 이상으로 설립된 의료생협은 50%이상 조합원을 대상으로만 환자를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조합원만을 환자로 볼 수 있다는 규제조항을 풀어 비조합원에 대한 진료가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원 규제를 푼다는 것은 생활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하는 조치임에도 기재부의 계획은 오직 투자개방형 의료기관에만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조치는 건전한 의료생협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어 생활협동조합의 취지를 무너뜨리게 된다.

사무장병원은 현재 의료법으로도 불법기관들이다. 법대로 해도 문제가 산적한 의료상업화 부분에 기재부가 앞장서서 불법을 합법화하는 길을 내어주어 기름을 끼얹겠다는 것이다.

헌법 재판소가 정상화되고 1인1개소법 위헌여부를 판가름 지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1개소법의 합헌은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의료상업화와의 싸움에서 시작에 불과한 지금이다.

이 글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편집자)

 

김형성 (건치 사업국장, 본지 논설위원)

 

김형성  schenker19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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