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원하는 치위생계 리더는 '나'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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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원하는 치위생계 리더는 '나'일 것"
  • 윤은미
  • 승인 2018.01.09 02:3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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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국민구강건강을 위한 치과위생사포럼 황윤숙 대표

 

국민구강건강을 위한 치과위생사포럼을 창립한 한양여대 치위생과 황윤숙 교수가 내달 있을 대한치과위생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이 시대가 찾는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마 의지를 다져온 황 교수는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선도 피할 생각이 없다"며 확고한 결심을 피력했다. 협회가 필요로 할 때에 응하지 않다가 현 협회장과 대결구도를 펼친다는 항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당시 정년이 보장된 교수가 아니라 개인적인 신분이 불안했고 개인사가 있었다"면서도 "한 번도 협회를 밀어낸 적이 없다는 것은 세월이 가면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출마선언식을 할 거다. 경선을 피할 생각은 없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문경숙 회장에 대한 존경과 애정은 변함이 없다. 단지 내 생각엔 이 시대에 내가 좀 더 적합한 리더가 아닐까 한다. 급변하는 치위생계는 지금 젊은 친구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내가 젊지는 않지만 젊은 생각을 갖고 소통할 수 있다. 문 회장이 추진하던 일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해줄 자신도 있다.

사실 내가 회장이 된다 할지라도 명예회장(문경숙 회장)이 우리 협회 울타리로 남아 차기에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이전 집행부에서 명예회장의 역할이 부재했다는 것이 늘 아쉬웠기 때문이다."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4명의 부회장후보를 꾸려 내달 24일 대의원총회 한 달 전에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하는 상황. 황 교수는 이미 바이스라인을 갖추고, 정책 공약을 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문경숙 회장이 '의료인화'라는 대업을 지고 재출마 의지를 밝힌 상황이지만 경선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우리는 현 집행부가 김원숙 명예회장과 치른 경선을 아픔으로 기억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결에 의한 경선문화를 만드는 게 이번 선거의 내 목표이기도 하다. 출마를 결심하면서 정책을 가장 먼저 세우고 각 정책 수행에 적합한 인물들을 찾았다. 내가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봐 온 인재들이 다음(경선)을 준비할 것이다."

앞서 임상직의 낮은 회무 참여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경숙 회장의 고민에는 동의하면서도 교수의 회장직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에는 반박했다. 그러나 황 교수 역시 "차세대 협회를 이끌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직까지는 당장 인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두 바퀴 정도 더 돌면 임상가 중에 부회장 인력도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을 키우고자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이사를 맡되, 일은 이사진이 아닌 위원회 중심으로 가야하고 위원회 안에 임상가들이 최대한 참여토록 할 것이다. 서포트를 해주기 위한 사무국도 조직화 돼야 한다. 보건소 상근직은 대부분 지방에 있지만 서울에 있는 계약직들도 충분히 보건소의 실정을 전할 수 있고 협회 이사로서 결코 부족하지 않다. 문호를 꼭 치과위생사에만 국한하지도 않을 것이다. 치과의사들, 치위생계에 비치과위생사들에게도 일을 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내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많다."

협회 일을 하는데 과도한 개인의 희생이 요구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는 회장직 역시 마찬가지라는 뜻도 전했다. 회장 당선시에도 교수직을 겸하겠다는 말이다. 대신 강의시간을 조정하고 학교 내 맡은 보직들은 물론, 대외적인 직함도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교수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협회장이라고 해서 멈추진 않겠다. 두 가지 모두 잘 해내려 한다. 회장이 올인해야 할 만큼 일이 몰려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협회를 조직화하고 이사회나 시도회의 역량을 키우면 된다. 지금의 형국은 팔뚝 좋은 사공이 배에 타면 배가 가지만 그 사공이 내리면 배가 멈춘다. 이제 배에 모터를 달아야 한다. 누구라도 타면 운항할 수 있도록."

 

"'황윤숙' 브랜드… '황빠' 파벌주의로 몰려와 아파"
회원이 운영하는 협회·회원이 뽑은 회장 되고파
ISDH 2024년 연기 개최(?)…"보이콧 고민할 것"

치과위생사 면허 취득 후 35년차인 황 교수. 대학시절부터 여러 동아리 활동을 해온 그는 건치와의 인연도 깊다. 도시산업선교회 활동부터 시작해서 청주교회 진료소, 영원무역 이주노동자 진료, 충주재활원 장기진료 등 치과위생사가 필요한 자리라면 가리지 않고 따라나섰다. 그렇게 지역사회 내 치과위생사의 역할에 물꼬를 튼 황 교수는 복지부의 다이아몬드 치아만들기 사업, 엘지생활건강과의 양치교실 사업, 방문보건사업에 참여하면서 대외적으로 치과위생사의 위상을 높였다. 의료계에서 치과위생사의 입지를 마련하는데도 일정부분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그사이 협회 부회장직을 두 번 지냈고, 홍대에 치과위생사포럼을 꾸렸다.

"학생운동은 잘 모르지만 전문가로서 무엇을 지키고 살아야 하는지를 몸에 익히고 살았다. 임상을 5년 먼저 하고 故문혁수 교수의 조교로 들어갔고, 중앙대에서 보건행정학을 마쳤지만 박사과정에서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 박사를 따는 데만 14년이 걸렸다. 단대 성폭력 사건 당시 단국대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 난관도 있었다. 20대였던 당시 내 꿈은 치과위생사로서 치과 안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구강보건교육'이었고 정말 열심히 했다. 구강보건교육이 치과위생사의 업무임에도 어느 법에도 명시되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고 표준화된 구강보건교육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때 교육에 참여했던 치과위생사들이 지금 전국에 퍼져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뛰어준 그들에게 지금도 가장 감사하다. 협회 부회장직을 내려놓았을 때는 대외활동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기우였다. 나 '황윤숙' 자체가 이미 브랜드였다."

열악했던 과거에 비해 치위생계가 전문가로서 여러 발전가능성과 기회를 가졌음에도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대해서는 냉철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지난해 불거진 지회 부당집행금 사건에 대해서는 '회계투명성'을 강조하면서도 지회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치위생계는 지금 우리에게 있는 문제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자기반성이 우선이다. 협회는 절차가 복잡해 일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협회는 부당집행금 사건에 관해서도 투명성을 갖고 밝혔어야 했다. 회계 운영에 관한 모든 내역이 회원에게 보고돼야 하고, 각 위원회가 하는 일도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내용 중 대외비가 있다면 해당 부분을 대외비로 명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지회의 재정자립도는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나는 중앙과 지회와의 관계에 있어 통치가 아닌 협치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중앙회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가면서 회원을 가진 지회장을 높이 모셔야 한다. 회원을 우선시 하고 지회에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만약 징계가 필요하다면 중앙 윤리위원회는 징계 수위를 결정 후 권고를 할 뿐, 수용 여부는 지회에 맡겨야 한다. 윤리위 구성에도 다양한 사람을 참여시켜야 공정하다."

내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치과위생심포지엄(이하 ISDH)이 2024년으로 연기된데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 회장 당선시 연맹 회장을 만나 대회 개최자체를 재검토 할 의향도 있다는 의견이다.

"집행부가 대회 연기를 막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니 믿을 수밖에 없지만, 연맹에서 우리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치과위생사연맹의 보수성을 알기에 대강의 상황도 짐작은 간다. 하지만, 연맹이 문제 삼았던 분단 문제는 수년 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우리도 회비를 내는 회원국으로서 대회 참가를 꼭 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연맹이 건강을 주제로 하는 평화의 사도들인데, 고통에 처한 형제에게 손을 내밀기는커녕 위험하다 외면한 것은 유감이다."

치과 구인구직난 해소를 위해서는 두 가지 시스템을 제안했다. 재취업 인력을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한 기존 인력에 대한 훈련과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게 황 교수의 의견이다. 기존 인력보다 고연차가 들어왔을 때 새로 온 고연차 인력에 스케일링이나 예방 중심의 전담업무를 부여해 기존 인력과의 마찰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욜로족(불안한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는 유형)이라는 요즘 세태를 고려해 지역별 네트워크를 통해 멘토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그는 말한다. 치과계에는 "강남으로 다 갔다더라", "돈 많이 주는 데로 가더라" 식의 '카더라' 인식을 버리고 진짜 필요한 취업연계시스템을 만드는데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황윤숙 교수가 본지 김철신 편집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난 6년간 협회 회무활동을 쉬었던 만큼 재정이나 회원관리시스템은 새로 공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회원 배가를 위한 감면 정책을 펼치는 대신, 정회원들의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도록 회원에 대한 혜택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는 회무 방향은 분명히 했다. 비회원 차별 대신, 정회원 우대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이미 이러한 기조에 따라 세부 정책을 세우고 지역치과위생사들을 만나고 있다는 그는 최근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심적 부담감이 컸다는 고충도 털어놨지만 마지막까지 선거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동안 옳다고 했던 일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면서 상처도 받은 게 사실이다. 후배들을 좋아하고 학생들을 공부시킨 것이 지금 나에게 '황빠'나 파벌주의로 몰려오는 것이 아프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그 안에 들어오고 싶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이제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연은 준비가 됐는데 바람이 불어주지 않아 내가 연도 되고 바람도 돼야 했던 시절엔 억울함도 있었지만 이제는 감내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어찌됐든 한사람(문경숙 회장)을 아프고 힘들게 하는 일에 이정도 고통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키로 했다. 회원의 옆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회장이 되고 싶다. 3년 뒤에도 회원 곁에서 이 모습 그대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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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2018-02-05 10:12:25
임상치과위생사로서 몸소 보여주신 그 구강보건교육열정의 황윤숙교수님 지지하고 신뢰합니다.

치위생 2018-01-11 19:19:50
황윤숙교수님의 강의를 타학교지만 특강으로 들어봤는데 진짜 멋있는분이였습니다 말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가득들어있고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존경스러웠습니다

조경애 2018-01-10 15:45:41
이제 세대 교체가 되어야 하는 시기다
생각합니다
오랜세월을 공직에서 바라보아 왔지만
황교수님 만큼 우리 치위생사들의 애정을
주는분은 여지껏 보기 힘들었다
늘 희망하고 존경받는 협회장으로 일해주길 바랐는데 경선을 하신다고 하시니 치위생사 회원들에겐 기쁜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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