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돈가 92년돈가 중국이 최초로 해외여행객들에 개방되었을 때 난 베이징을 어떤 이의 곁가지로 가게 되었지.
시내는 버스 대신 트럭 뒤에 사다리를 얻어 버스로 이용하던 시절이었지.
초청자의 안내로 만리장성에 갔는데
난 이 성곽에 앉아서 돌 성분을 분석하고 있을 테니 당신들은 갔다 오라고 말해줬지.(아주 잘했어)
글쎄 성곽을 따라 저쪽의 먼 곳까지 갔다 오자고 하지 뭐야...
성곽 아래로 내려가면 불량 먹거리며 콜라 등등도 있는데 이런 걸 놔두고 어떻게 오르막 성곽을 올라?
소모품이었던 민초들의 피땀을 꼭 걸어봐야만 안다고?
몇 발작 걷다가 어지럼증이 오면 아, 이런 게 산소결핍이구나.
라며 바로 끝냈어야 했어.
이런 걸 밥먹을 때도 잘 때도 경험한다면 지옥일 거 같아 난.
난 이런 건 보람이 아니라 걍 고통으로 표현하고 싶어.
저지난 날에 난 롤러코스터를 친구들에게 떠밀려 탄 경험이 있지.
엉망진창으로 흔들리다 바닥에 내려왔는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알아?
미루어 짐작되던 이 고통을 난 경험치로 획득하려 했던 어리석은 자 였지.
체험은 좋은 경험이죠. 좀 걸어보다가 산소결핍 증상이 온다 싶으면 바로 내려와서
난 이 코스 끝날 때까지 호텔 근방에서 해찰부리고 있을테니
라며 빠졌죠. 저라면.
아니, 어떻게 동료들을 놔두고 혼자만 편하자고 빠져?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지금 패키지 전투 중인가?
전투는 아니지만 팀웨크가 있어야 하잖아?
난 패키지여도 최소한의 골격 룰 외는 여행객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나만 보고도 열을 상상하는 맛이 여행의 맛이야.
사유할 수 없는 짐승들은 열 손가락을 다 깨물고 열 번의 비명을 지르지.
상파울로 위에 있는 리우데자네이루가 안 보이는군요. 언덕배기의 성모상이 꼭 브라질을 상징하는 건 아닐테니 뭐.
리우의 빈민촌 입구까지는 패키지로도 갈 수 있다고 들었군요.
그리고
고지대의 잠자기도 걷기도 심지어 밥먹기도 어려운 저 코스를 왜 끝까지 완주했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