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20시간 비행끝 리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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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20시간 비행끝 리마에
  • 조남억
  • 승인 2018.01.19 17: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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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 2] 인천건치 조남억 회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전 회장이자 연세조아치과의원 조남억 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40일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다. 한 사람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 그리고 개원의라는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비록 패키지이긴 하지만 페루, 볼리비아, 잉카문명 지역, 우유니 소금사막, 안데스, 아마존,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로망 가득한 남미지역을 여행했다.

조남억 원장은 이번 여행에서의 소감과 정보를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란 코너를 통해 매주 풀어낼 예정이다.

두 번째 회에서는 긴 여정의 출발과 아울러 이번 남미 여행 출발지인 페루 리마까지 가는 비행 시간이 담겨있다.

- 편집자

드디어 기다리던 장기 여행의 시작이다. 비행기만 20시간 이상 탄 날이어서 피곤한 날이다. 혼자만의 장기여행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이후 11년 만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도중 나밖에 없는 조용한 산장에서, 아무런 빛도 없어서 눈앞에 손바닥을 갖다 대도 보이지 않는 암흑의 방에서 혼자 침낭 속에 들어가서 누워있을 때, 너무 외롭고 기괴하고, 무섭기도 한 그 방에서 눈 꼭 감고, 생각만 하던 때가 생각난다.

촛불을 끄고 나서 새벽이 될 때까지는 눈도 뜨질 못하였었는데, 왜냐하면 눈을 떴는데, 뭐라도 보이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직사각형의 방안에 누워있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묘지 안에 들어가면 꼭 이런 광경이겠구나.’

그래도 지금은 혼자서 방을 쓰긴 하지만, 호텔에다가 불도 마음대로 켤 수 있고, 창밖도 밝고, TV를 켤 수도 있으니, 그때와 비교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내 생애 하루가 제일 길었던 하루가 되었는데, 리마와 시차가 14시간이나 나니, 오늘 나의 하루는 38시간이나 되는 것 같다. 여행의 시작부터 완전히 사람을 녹초로 만든다.

지난 주말에도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빴고, 어제까지 야간진료를 하느라, 충분한 준비를 못하였기에, 아침에 출근하는 아내와 작별 인사를 하고 짐을 챙기는데, 등산 모자가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찾을 시간이 없어서, 집 근처 송도현대아울렛에 가서 등산 모자와 배낭커버를 사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후배 이현중 원장이 공항까지 데려다줘 편한 출국 길이었다.

태평양을 건너 LA에 도착 (ⓒ조남억)

12시에 공항에서 일행들 6명이 모였고, 함께 갈 가이드까지 7명이 출국수속을 하고 들어갔다. 오후 3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태평양을 가로 질러 11시간 만에 미국 LA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이상했던 점은 공항에서 바로 환승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LA 공항 밖으로 5분 나갔다 다시 출국 (ⓒ조남억)

그래서 짐을 찾아서, 미국 입국수속을 하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출국수속을 하고 들어와야 하는 것이었다. 안전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피곤한 상태에서 줄을 계속 서야 하는 일은 더욱 짜증나는 일이었다. LA를 처음 가보았는데, 공항 밖으로 5분 나간 게 다였다. 그래도 이로써 나는 LA에 가 본 사람이 되었다.

이베이에서 직구 한 에어베개 (ⓒ조남억)

이번 여행 전에 이베이에서 직구로 에어 베개를 산 것이 있었다. 처음 보았는데, 모양이 크고 가격도 저렴하고 기능이 좋을 것 같아서 사서 들고 갔는데, 비행기에서 잘 때 쓰기에 다른 베개보다 아주 편하였다. 공기 넣기도 쉽고 빼기도 쉬웠다.
 
LA 가는 비행기가 거의 만석이었는데, 맨 뒤 창가 세 좌석 중에 나만 앉아갔기에, 엄청 편하게 갔었는데, 리마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중간의 세 좌석 중에 나만 앉게 되어 옆으로 누울 수 있어 그나마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다른 좌석엔 꽉 차서 앉아있는데, 처음엔 눈치가 보였지만, 나중에는 너무 피곤하여 그냥 옆으로 누워서 잤다. 처음부터 비행기의 좌석 운이 좋다.

LA에서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9시간을 비행하여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하고, 짐 찾고, 공항 밖으로 나와서 현지 가이드와 만나니, 드디어 9일이 지난 10일이 되었다. 남위 12도라는데,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중일 텐데도 밤 날씨가 쌀쌀하다. 현지인들은 패딩잠바를 입은 사람도 있을 정도이니, 우리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몸을 떨어야 했다.

곧장 호텔로 와서 수속하고, 방 배정 받고 들어와서 샤워 후 일기를 쓰고 나니 현지시간 새벽 4시, 한국시간 오후 6시가 되었다.

남미여행 중 제일 많이 이용한 라탐항공 (ⓒ조남억)

리마로 오는 비행기에서 너무나 푹 잤더니, 아니면 시차 때문인지 잠도 안 오는 것 같고, 잠들고 나면 3시간 후 조식을 못 먹을 것 같고 해서 걱정이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번에 들고 온 체게바라 관련 책을 읽었는데, 그를 더욱 존경하고 싶어졌다. 그가 볼리비아의 한 계곡에서 총살을 당한 것이 1967년이라고 하니, 딱 50년 전이다. 이번 남미여행에서 체게바라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탐항공에서 받아 마신 쿠스퀘냐 맥주 (ⓒ조남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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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2018-08-02 10:18:54
십수년 전에 난 카스트로 평전을 읽었는데
가격이 4만원인가 6만원인가 해서 망설이다 샀었다.
크고 두껍던 평전이었지만 한달음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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