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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치의학과, 살아남을 수 있을까?[특별기고] 올바른 치과전문의제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전양호 위원
전양호 | 승인 2018.02.12 17:50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치과대학 재학생들과 전공의, 보존과 교수들로 이루어진 청구인들이 300시간의 교육을 통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 전문의 규정에 대한 위헌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작년 12월 5일에 소송이 제기되었고, 1월 9일 재판부 심판에 회부되어 심의중이며, 청구인들은 올 해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치과계에는 통합치의학과 신설과 경과조치의 적용은 법적, 제도적으로 안정성이 취약하며, 과목의 경쟁력도 현저히 떨어져 현실적으로 미수련자에 대한 구제 조치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군전공의 3년 과정 이수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경과조치의 시행으로 양산될 전문의들에 의해 그 위치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왔고,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소송단은 이번 소송이 전문의제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님을 밝혔지만, 소송 결과는 직간접적으로 치과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먼저 위헌 판결이 날 경우 미수련자들의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자칫 경과조치에 따른 전문의 자격 취득 기회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고, 최소한 현재보다 훨씬 강화된 자격조건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이 예정되어 있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시험 역시 연기 될 가능성이 높다.

통합치의학과의 존립 자체도 불투명하다. 이미 기존 전문과목의 분과학회들과 교수들의 통합치의학과에 대한 거부감이 확인되어왔다. 실질적으로 소송을 이끌고 있는 보존학회 역시 통합치의학과로 인해 전문과목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 경과조치가 무리 없이 시행되더라도 통합치의학과에 대한 비토는 계속될 것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회원들의 의견을 왜곡하고 제도를 밀어붙인 것에 대한 책임 문제와 또 다른 법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소송단은 98%(2차시험)에 이르는 전문의 자격시험의 합격률을 고려할 때, 응시 자격 부여는 곧 전문의 자격 취득을 의미하며, 300시간의 교육만으로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전문의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보건권이 침해되는 점, 규정 개정 당시의 치과대학 재학생들에게만 적용되어 이후 수련과정에 진입하기 어려운 현재 본과 1학년 이후의 학생들의 권리를 상대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전문의 교육의 엄격함에 대한 이분들의 주장에는 동의한다. 무엇보다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인해 현실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 후배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하지만, 소송단의 주장은 군전공의 3년 수련과정 이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소송단은 통합치의학과 외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인원 이상의 전속지도전문의가 배치된 수련치과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포함한 4년의 전공의 과정을 이수해야 함을 지적했다. 2003년 규정 제정 전 수련과정은 병원이 필요에 따라 임의로 만든 과정일 뿐이며, 대부분이 법적 수련기간에 모자란 3년만을 이수했다. 유일한 법적 근거로 내세우는 군 전공의 수련기관 지정은 병역자원 관리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다. 과정에 대한 법적인 규정과 관리는 전무했다. 이들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외면한 이분들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2016년 12월 규정 개정 전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먹튀’라는 일부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소송단의 주장대로 몇 차례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이 역시 임의수련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경과조치 적용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였다. 만약 불합리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보건복지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협회)가 다수개방안을 제안했던 초기부터 반대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 그것이 가르치는 사람들의 도리다.

과정에서 협회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 역시 실망스럽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협회는 이러한 상황이 될 때까지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작년 12월 5일에 소송이 제기되었고, 1월 9일에 재판부 심판에 회부되었다.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학회와 교수들에게 참여 요청이 있었고, 협회 내에 특히 전문의 문제를 다루는 곳에 학회와 공직에 있는 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힘들다. 만약 사실이라면 협회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무능력하거나, 아니면 협회 내 누군가가 이를 묵인하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김철수 협회장은 선거무효 소송으로 인해 협회장직에서 사퇴했다. 회무 공백이 없게 하겠다고 했지만 소송단의 기자회견 후 며칠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대책이나 논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의 회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선거무효 소송 패소의 책임은 전임집행부에게 전가할 수 있지만, 일을 못 한건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는다.

『기수련 전문의 2100여명 배출 다수개방 안착』 이것은 전문의 자격시험 발표 후 치의신보 기사제목이다. 전문의 수만 늘려놓으면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국민과 치과의사 모두 만족하게 되는 걸까? 모든 치과의사가 전문의가 될 수는 없고, 모든 전문의 자격증이 동일한 수준의 사회경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다수개방 안착’ 이라는 문장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하다.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전양호 (올바른 치과전문의제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위원)

 

전양호  yangho19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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