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쑥덕] 탁민아! 다음에 또올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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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덕쑥덕] 탁민아! 다음에 또올꺼지?
  • 편집국
  • 승인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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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민아! 누나가 새로 오셨나보다. 그치?”
처음 ‘어린이치과’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었다.
나의 서툰 실력도 그랬거니와, 내가 환자들의 기억에 없는 낯선 얼굴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1년차 때는 환자의 얼굴이 낯에 익은 정도였지 환자를 좀처럼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제법 얼굴을 익히고, 이름을 익힌 꼬마친구들이 늘었다. 오히려 나를 기억하고 얼굴을 보면 질겁을 하고 울거나, 달려와 인사하는 악동들이 생겨났을 정도다.

내가 그리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의 system 영향도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소아환자를 우식진행률이 높은 아이, 건강한 아이, 자주 봐야할 아이, 가끔 봐도 될 아이 등으로 구분하여 개인별 맞춤 진료로 계속관리를 한다. 게다가 예약일 전날 다시 한번 약속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계속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다시 오고싶은 병원’으로 인식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병원의 이미지를 남겨줄 수 있는 방법에는 자신을 기억하고, 칭찬하고, 사랑하고, 추억을 만들어주는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이다.

아이들이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와 선생님을 만나고, 다시 병원 문을 밀고 나가기 전까지는 참으로 많은 시간을 치과위생사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크게 기여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먼저 그날 아이의 기분이나 컨디션을 미리 파악해두고 위로나 칭찬으로 적절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진료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의 개성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캐릭터나, TV 프로그램을 파악하여 눈높이 대화를 하는 것도 아이를 즐겁게 할 수 있다.

진료 후에는 보상으로 칭찬과 선물을 잊지 말고 챙겨주고, 다음을 기약하는 격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 내가 먼저 아이들을 기억하고, 아이들을 내 조카처럼 관심을 가지고 애정으로 대하면, 아이들은 좋은 기억만을 간직하고 다시금 병원을 찾을 것이다.

천재소년 영빈이와 치료후에 나를 꼭안아주는 탁민이, 매번봐도 그때마다 울며 내손을 물어버리곤 하는 희경이…. 파란 가을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우리 꼬마 친구들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파이팅을 외쳐 본다.

홍미란(어린이 치과, 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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