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대엔 맑고 맑은 바람 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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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대엔 맑고 맑은 바람 불고
  • 송학선
  • 승인 2018.03.18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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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송학선의 한시산책 62] 수죽脩竹엔 청청풍淸淸風하고 (콩밝倥朴 2014)
(ⓒ 송학선)

실상사實相寺 약수암藥水庵은 지리산 북쪽 자락에 있는 자그마한 암자입니다. 보물 421호 목각탱木刻幀이 있는 곳이지요. 불교박물관 관장이셨던 일과첩망재一過輒忘齋 흥선興善스님이 계신 곳입니다. 보광전普光殿 목각탱 앞에 앉아 내려다보면 잘 생긴 대밭이 있고 그 앞마당 모서리에 오래된 매화가 두 그루 있습니다.

몸이 힘들어 지니 왜 그리 냄새에 민감해지는지요. 아픈 사람 공기 좋은 데 찾는다는 게 이런 거였구나 싶습니다. 봄맞이 겸 매화梅花 보러 내려가노라 기별 해 두었습니다. 마침 매향梅香 그윽한 달 떠오른 약수암 마당에 앉아 평시조창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은 걸 끄적여 놓은 게 있네요.


수죽脩竹엔 청청풍淸淸風하고 소월素月은 괘공산掛空山한데
어디선가 접동이는 불여귀不如歸라 제혈啼血하니
만리타향萬里他鄕 나그네는 잠들 길이 없고야
                                 <콩밝倥朴 2014>

억지춘향으로 한역漢譯 해 봤습니다.

고체절역시조타향수古體絶譯時調他鄕愁 시조를 한역한 고체시 절구, 타향의 시름 / 콩밝倥朴

수죽청청풍脩竹淸淸風 긴 대엔 맑고 맑은 바람 불고
소월괘공산素月掛空山 하얀 달은 빈산에 걸렸는데
제혈불여귀啼血不如歸 접동이는 돌아감만 못하다고 피 토하며 울어예니
만리객면난萬里客眠難 만리타향 나그네는 잠들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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