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을 위한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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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위한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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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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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치위생과 학생 인터뷰 ①] 본지 채민석 편집위원…“의료 평등 위해서는 좀 더 넓은 시야로 사회 바라봐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치위생학과의 '사회치위생학' 수업에서 '사회치위생 분야의 옹호자 역할실습'이 진행됐다.

이 수업의 핵심은 '치과계 현안문제 이슈화'다. 이는 치과위생사로서 사회치위생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제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옹호자(Adcocate)로서 의견을 제시하며 사회 참여 역량을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수업은 학생들은 치과 유관단체 및 인물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본지는 '사회치위생학' 수업 결과물 중 일부를 입수(?!)해 총 4회에 걸쳐 매주 게재할 예정이다.

그 첫번째로는 2조 김정아·유지원·정다은·정예진 학생이 인터뷰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서울·경기지부 회원이자 본지 신임 편집위원인 채민석 원장 인터뷰를 싣는다.

기사형식에 맞춰 일부 각색 및 편집이 있었음을 일러둔다.

-편집자

 

“진료를 받고 싶을 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의료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채민석 원장은 원광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현재 성남 남서울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 중 학술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사회에 대한 관심을 표출한 그는 현재 경상대학교 사회학전공으로 대학원 석사 2학기 과정중이다. 다양한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 치과 의료계의 평등과 불평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건강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의료나 정책, 제도만으로 해결할 부분이 아니라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의료뿐만 아니라 의료의 외적인 부분도 생각해 봐야한다.”

인터뷰 중 화기애애한 모습 (ⓒ 김정아·유지원·정다은·정예진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을 키우다

대학교 예과 1학년 재학 당시 학술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에 대한 넓은 시야를 키울 수 있었던 그는 보건의료 관련 정책이나 시사 내용, 토론, 세미나 진행 등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본과 3학년 때 광우병 관련 시위를 계기로 의료민영화 반대 시위를 하고자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건치에 있는 사람들과 알게 됐다고 한다.

“2007년 말, 당시 정치적, 사회적으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다가 ‘보건 의료 진보포럼’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포럼에서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의사, 한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 종사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를 지속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본격적으로 ‘젊은 보건의료인의 공간 다리’라는 학생모임 창립에 참여했다.”

학생 때부터 사회 활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도 ‘건치’뿐만 아니라 ‘건강과 대안’이라는 연구공동체에서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와 사회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는 그에게 평등과 불평등이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평등과 불평등

“현재 사회는 불평등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IMF를 기점으로 사회가 많이 바뀌었고 무한 경쟁의 시대로 가는 만큼 많은 조건들이 불평등해지고 있다. 다행히 의료 면에서는 원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는 중간정도인 것 같다.”

이런 사회적 불평등에 기여하는 원인이 자본주의라고 보는 그는 현재의 신자유주의가 경쟁에서 도태된 책임을 개인에게 지게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엔 장점도 있지만 현재 점점 더 불평등한 구조를 만드는 것에 크게 기여한다고 한다. 반대로 그에게 평등이란 무엇인가에 물었다.

“평등은 정의와 연관을 지어서 생각해야할 것 같다. 왜냐하면 평등에도 과정의 평등, 결과의 평등 등 다양한 평등의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평등에 대한 개념은 평등화 시킬 수 없는 선천적 개인차를 인정하고 의료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필요를 느낄 때 이를 충족시킬 수 있고 이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시간적 장벽이 낮아지는 것이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평등한 사회가 되기 위해선 취약 계층에게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 동반되어야하며 의료적 불평등이 제도적 지원 등 다양한 부분을 손을 봐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적 평등을 위한 접근법이 단순히 의료계에만 맡겨두는 것이 아닌 국가, 사회, 공동체의 제도적 지지가 함께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복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 질문을 했다.

인터뷰 진행 현장 (ⓒ김정아·유지원·정다은·정예진 학생)

복지, 그리고 문재인 케어

“복지는 한 사회에 도태되거나 뒤처지는 사람을 사회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정체성이나 정치적 지향, 경제적 능력을 떠나 곤경에 처했을 때 이를 사회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의 존재 여부가 중요한 복지 요소인 것 같다.”

이와 더불어 그는 영국의 National Health Service (이하 NHS)에 대해 얼마 전 별세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NHS라는 공공의료 인프라의 지원 덕분에 호킹 박사가 루게릭병 발병 이후에도 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 의료 복지 관련해 ‘문재인 케어’에 대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했다.

“문재인 케어는 아직 부족하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7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와 경제 규모, 사회적 성숙도를 비교해봤을 때 이 수치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의 발전양상을 보면 장점도 있지만 재정 마련과 공급자(의사와 병원)에 대한 통제도 함께 필요할 것 같다. 단순히 비급여를 급여화 한다고 건강보장성이 무조건 높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시민단체, 정부의 역할 중 시민단체의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전문가(정부와 의사협회)의 이야기가 많이 반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 치과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그는 사회적 지지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이와 더불어 사회가 연대할 것을 강조했다. 건치에서 하는 저소득층 여성 가정을 대상으로 한 진료, 아동치과주치의 사업, 쌍용 해고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와락 진료 등을 예로 들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이 없도록 하는 제도와 이에 맞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과의사는 사회 중상위 정도의 기득권층으로 그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은 혜택을 적게 받는 누군가가 있기에 가능하다. 따라서 의료인 개개인의 각성과 자신의 책임을 나누는 자세도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국가의 보조가 필요하다. 대신 이런 것을 국가에 요구할 때 의료인이 나서서 먼저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NHS의 경우 정액제로 금액을 일부 지불하는데 이 금액을 올릴 때 의사들이 나서서 반대했다. 이처럼 정부나 관계자들이 의견을 더 잘 반영하기 때문에 의료인은 먼저 나서서 국가에 요구를 해야 한다.”

앞으로 치과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질문에 그는 모든 사람들이 필요하다면 능력과 상관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사회 전체적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중보건이 인류 건강에 기여한 점이 크다면서 보건 의료 정책 또한 예방 위주로 가야하며 단순 캠페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것을 규제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연계를 통해 개발도상국도 함께 상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차후 미래의 의료 종사자들에게는 단순히 임상에 집중하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도 함께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은 좋은 점도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큰 것은 바꿀 수 없더라도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부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주변인과 생각을 나누는 것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자료제공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치위생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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