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수입하는 나라
상태바
죽음을 수입하는 나라
  • 김형성
  • 승인 2006.06.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격화한 한미 FTA협상을 진단한다]④

 

한-미 FTA 일차 협상이 끝났다.

이미 주류 언론에서조차 "이번 협상이 얻은 것 없는 양보협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7월에 있을 2차 협상에서 과연 정부는 얼마나 국익(!)을 위해 협상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이미 이 협상의 시작부터 우리 정부의 미국에 대한 태도를 확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FTA협상을 위해 미국이 해결을 요구했던 네가지 통상현안 중 하나였던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수입'은 한국 정부가 제시하는 변화의 방향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였다.

다시 말하면, 광우병이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조치는 그들의 변화가 국민의 건강과 복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광우병이란 어떤 병인가.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은 사람은 오랜 무증상의 잠복기를 거쳐 변형 크로츠펠트-야곱병(nvCJD,Creutzfeldt-Jakob disease)의 증상이 나타나 2년 이내에 급속한 치매증상과 함께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재까지 치료제는 없으며 특히 잠복기가 다른 질병보다 훨씬 길어서 5∼40년 뒤에 증상이 일어날뿐만 아니라 드물지만 유전도 된다고 한다.

이 병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5년으로 85년 영국의 한 수의사가 처음 광우병으로 죽은 소를 공개한뒤 10년만의 일이었다. 당시 영국 정부는 88년부터 소에 대한 동물사료 공급을 금지시키고 모든 광우병 소를 도살시킨 바 있었지만, 이후에도 환자와 광우병 소는 계속 증가했다.

영국은 이후 교차감염문제를 지적하고 소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 대한 동물사료 공급을 금지시키게 되었고, 일본과 유럽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97년부터 되새김동물(소와 같은)에 대한 동물사료만을 금지시키고 있으며 이는 영국에서 이미 실패한 조치(교차감염에 의한 광우병 발생)로 알려진 것이고,

2004년 동물사료 전면금지 조치마저도 미국내 축산자본의 압력에 굴복해 뇌와 척수으로 금지범위를 축소해 2005년도 입법예고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미국내 소비자 단체들로부터도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가 위에서 살펴본 바처럼 미국의 광우병 예방조처의 안전여부, 미국의 검역시스템(미국은 전체 도축소의 1%만을 검사한다)의 문제점과 안전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갖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소고기 유통시 미국산 소고기를 따로 구별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치 못하는 상황이다.

도대체 FTA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함이기에 이렇듯 비상식적인, 그것도 국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광우병 미국소고기 수입조치를 망설임 없이 단행하려고 하는 것인가.

광우병 수입만으로도 우리 위정자들의 경제관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제 국민의 건강을 팔아치워서 얻는 FTA는 국민의 생존권을 팔아 한줌도 안되는 산타페 부자들의 천국을 만들려는 음모임에 추호의 의심도 없을 것이다.

멕시코를 팔아치우고 경제를 물말아 먹고 미국으로 망명한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이 멀지 않은 그들의 미래를 몸소 보여주고 있듯 말이다.

김형성 (건치 서경지부 사업국장, 백상치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