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정부 보장성 강화 대책 협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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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정부 보장성 강화 대책 협조 못해"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06.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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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중합형 복합레진 환산지수 논의 협의체 참여 거부…"원칙 없는 수가협상에 배신감"

대한치과의사협회(협회장 김철수 이하 치협)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더는 협조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협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건강보험정책심이위원회의 치과 환산지수 논의 및 2018년 보장성 항목인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 전환을 위한 수가개발 협의체 및 실무협의체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2019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2.0%'라는 낮은 수가 제시로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 1.1%의 낮은 수가 인상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8차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최종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또 6차 협상에서 2.8%를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진 대한의사협회도 결렬을 선언했다.

특히 치협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에 적극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 임플란트·틀니, 치석제거, 치아홈메우기 등 급여화에 따른 '치과 진료행위량' 증가를 이유로 낮은 수가를 제시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치협은 "노인 임플란트 등 급여화 과정에서 이것이 적정수가에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전해 주겠단 정부 정책을 믿고 협력해, 정부 보장성 정책의 조기 정착에 일조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수가협상에 임박해서는 적정수가와 연결시키지 말라는 등 말을 바꿔,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치협은 "협상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연구결과에 따른 수치라 했지만, 타유형 협상 결과를 볼 때 과연 연구결과가 반영됐는지 의문"이라며 "최소한의 원칙과 신뢰도 없는 단지 몰아주지식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정부는 치과계에 돌이키기 힘든 배신감을 안겨줬다"고 토로했다.

참고로 이번 수가협상에서 혜택을 받은 단체는 병원협회로, 이들은 이번 협상에서 2.1%의 인상율로 협상을 체결했다. 지난해 병원급 인상율은 1.7%였으며, 지난 2013년 2.2% 이후 6년만에 2%대 인상율을 얻은 것.

점유율이 높은 병원급 수가 1% 인상에 약 2,200억 원의 추가재정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할 때,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결정한 내년도 추가소요재정 9,758억 원 중 약 4,700억 원이 병원급에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치과

치협은 "정부 보장성 확대 정책에 적극 협조한 부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양이 늘었단 이유 하나로 수가계약이 결렬됐다"며 "이게 정부 정책에 협조한 대가라면 앞으로 누가 보장성 강화에 협조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맹비난 했다.

끝으로 치협은 "집행부를 믿고 따라준 3만여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비록 수가계약에 이르지는 못햇지만 치협은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치협이 낸 입장문 전문이다.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 결과에 대한
대한치과의사협회 입장

본 협회는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수가협상’)에서 건강보험공단의 적정수가를 무시한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 제시로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 정부와 공단에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감출 수 없다.

그동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추진 과정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을 위한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치과계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왔다.

특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비급여 항목인 노인틀니․치과임플란트․치석제거․치아홈메우기 등의 급여화 과정에서 적정수가에 미치지 못한 저수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전해 주겠다는 정부 정책을 믿고 협력함으로써 치과분야 보장성 정책의 조기 정착에 일조하였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8월 ‘문 케어’발표 이후 적정수가 보상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을 하며 치과계를 비롯한 의료공급자들의 기대치를 높여 놓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어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수가협상에 있어서도 협상에 임박하여 적정수가와 연결시키지 말라는 등 말바꾸기를 일삼으며,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여 원칙과 신뢰에 입각한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없었다.  

본 협회는 금번 수가협상에 임하며 그동안 치과계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기여하여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및 국민의료비 감소에 기여한 점, 낮은 원가보존율, 치과병·의원 관리운영비의 증가 등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며 최소한의 수가 인상을 요청하였지만, 단지 치과의 진료행위량이 증가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를 제시한 공단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협상과정에서 공단으로부터 제시받은 수치의 근거가 연구결과에 따른 수치라 하였지만, 타유형의 협상결과를 볼 때 과연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협상에 임했는지 의문이다.

이는 원칙과 최소한의 신뢰도 없이 단지 몰아주기식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정부는 치과계에 돌이키기 힘든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에 적극 협조한 부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이 양이 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가계약이 결렬되고 이러한 원인이 정부의 정책에 협조한 부분에 대한 대가라면 앞으로 누가 보장성 강화에 협조할 것인지 묻고 싶다.

앞으로 본 협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치과 환산지수 논의 및 2018년 보장성 항목인 광중합형 복합레진 급여전환을 위한 수가개발 협의체 및 실무협의체 논의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수가계약을 위해 끝까지 성실히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이르지 못해 집행부를 믿고 따라준 3만여 치과의사 회원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드리며, 비록 수가계약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2018. 6. 4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김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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