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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는 위헌!” 그 목소리를 들어라![건강과대안 칼럼] 여성 재생산 건강권 활동가 '레베카 곰퍼츠' 취재기 ③…낙태죄 폐지 퍼레이드와 연대발언
건강과대안 | 승인 2018.07.13 14:42

본지는 건강 문제를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과 보건의료 이슈에 관한 정기연재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1일부터 첫 연재를 시작한다.

그 시작으로 건강과 대안은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낙태죄 위헌, 이른바 ‘여성 재생산권’을 둘러싼 보건의료인들과 여성들의 활동을,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여성재생산 건강권 활동가인 ‘레베카 곰퍼츠’의 내한 일정을 밀착 취재한 기사를 통해 다룰 예정이다.

레베카 곰퍼츠는 낙태가 불법인 나라의 여성들을 돕기 위해 지난 1998년 ‘파도 위의 여성들(Women on Wave)’를 설립, 공해상에 배를 띄워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 중단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임신중단 약물을 나눠 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 활동은 지난 2014년 ‘파도 위의 여성들’이란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로 다뤄지기도 했다. 이어 2005년 곰퍼츠는 약물을 나누는 도구를 ‘배’에서 인터넷의 바다로 옮겨 Women on ‘Web’에서 임신중단에 관한 원격진료 지원 및 약물을 나눴다. 이곳을 통해 지난 13년간 전 세계 7만여 명의 여성에게 임신중단 약물을 보내고, 50만 건의 요청에 응답했다.

참고로 레베카 곰퍼츠는 건강과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의 초청으로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공식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국회토론회, 대중강연회, 7일에는 ‘낙태죄 폐지 촉구 퍼레이드’까지 참여했다.

기사는 ▲5일 기자간담회 ▲5일 국회토론회 ▲7일 낙태죄 폐지 촉구 퍼레이드 순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 편집자

국가와 사회는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의 목소리를 들어라!!


Q: 다음 국가들의 순서가 의미하는 바는?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한국…

A: 세계적으로 낙태죄가 폐지되었던 순서를 의미한다.

지난 7일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는 우리들의 역사와 기초상식을 묻는 문제에는 당연히 위와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더욱 확신하게 만든 퍼레이드였다.

16개 단체로 구성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을 비롯해 50여 개 단체의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이번에야말로 ‘낙태죄’를 끝장내자!‘라는 결의와 호소가 넘쳐나는 공간이었다.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현재 헌법재판소에서는 낙태죄 2차 위헌소송이 진행 중이며,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낙태죄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태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수많은 고통이 외부에 드러나지 못하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만 치부돼 버린 역사적 현실이 놓여 있었다.

’낙태죄 폐지 퍼레이드‘는 이러한 역사적 현실을 명확히 하고, 그동안 가시화되지 못했던 수많은 개인적 경험들을 가시화시키면서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하고, 사회적으로 가시화시켜내는 공간이었다.

이날 퍼레이드에서는 ▲천주교인 ▲50대 낙태경험자 ▲미혼모 ▲장애여성 ▲10대 청소녀 ▲비정규직 노동자 ▲산부인과 의사 ▲성매매여성 ▲대학생 등 다양한 사회적 조건과 환경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신을 천주교 신자라고 밝힌 베로니카는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낙태죄 문제에 교회가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호소했으며, 대학생 이랑은 “인구를 위해, 경제발전을 위해 통제당하지 않겠으며, 낙태죄 폐지될 때까지 힘차게 싸울 것”을 소리 높여 외쳤다. 장애여성은 “성과 재생산 권리는 누구나 강요없이,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이어야 한다”면서 “장애여성에게도 이것이 사치로 치부되거나 사소한 것으로 무시되지 않아야 한다”고 외쳤다.

또 산부인과 전문의 윤정원은 “낙태죄 폐지요구는 선택의 기로에 선 여성에게 적절한 정보와 의료적 지원, 시민으로 존엄한 삶을 살아갈 인권을 주는 것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 멕시코 등지에서 몰려든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연대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그 중에서도 국제적 NGO 단체 ‘파도위의 여성들(Women in Wave)’의 설립자 레베카 곰퍼츠는 무대 위에 올라 “낙태죄는 폐지돼야 하고, 임신중지는 여성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라고 피력했다.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오는 14일에 있을 퀴어 퍼레이드 준비에 바빠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던 연대의 아이돌 ‘큐캔디’의 공연으로 한껏 달아오른 광화문광장의 참가자들은 이어 헌법재판소 근처 안국역과 인사동, 종각을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과정에서는 ‘정글숲’, ‘마귀들과 싸울지라’, ‘둥글게 둥글게’를 개사한 낙태죄 폐지송과 다양한 구호가 울려 퍼졌다. 행진에 참가한 5천여 명의 다양한 배경의 개인들은 1시간여 동안 서울의 거리를 낙태죄 폐지라는 한목소리로 뜨겁게 달구었다.

행진 동안 참가자들은 줄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시작된 정리발언에서도 여성들의 경험과 그리고 ‘빡침’,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와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너무 형편없이 적으면서도 출산율과 낙태죄를 연계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또 다른 참가자는“‘낙태죄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은 pro-life 가 아니라 pro-punishment 즉, 여성을 욕하고 벌주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가부장제 권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이것이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현실을 깨버리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가 확보될 수 없음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지적하는 목소리였다.

낙태한 여성이 문제가 아니라, 낙태한 여성에게 낙인을 찍는 국가와 사회가 문제이며, 여성에 대한 신뢰, 그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가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 퍼레이드를 정리해야 했지만, 여전히 광화문광장에는 승리했다는 느낌과 낙태죄 폐지에 동의했던 수많은 연대단위들의 함성과 깃발, 그리고  개인들의 소중한 저항과 해방의 힘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낙태죄 폐지 연명을 위하여 길게 늘어선 기다림의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함께 했던 우리들의 투쟁과 연대의 시간은 절대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싸우는 우리가 승리한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성과 재생산권 보장하라!!”

끝으로 낙태죄 폐지하기 좋은 날씨를 선사해준 그분에게도 감사드린다.

낙태죄 위헌 폐지촉구 퍼레이드 (제공 = 건강과대안)

건강과대안  healthcommu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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