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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히로시마를 기억하는 일…[기고]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1학년 고정민 학생
고정민 | 승인 2018.09.03 17:50

 

원폭 돔 앞에서, 건치 청년학생위원회 파란 및 치과대학생 일동

지난 8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한국 보건의료인 대표단의 자격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방문해 ‘2018 세계원수폭금지세계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일정 중,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방사능에 피폭된 후 오랜 고통 속에 살아오신 오가타 스미코 씨를 만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살아있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오가타 스미코 씨는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1945년 8월 당시에 폭심지로부터 700m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으며, 13살의 학생이었다. 운명의 그 날에 그는 몸이 좋지 못해 학교를 가지 못한 채 집에 있었고,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전쟁 중에는 여느 날처럼 학교에 간 것조차도 죄가 될 수 있음에 깊은 아이러니를 느꼈다. 전쟁이 얼마나 무자비하고도 잔혹하게 평범한 이들의 삶을 짓밟아 뭉개 놓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오가타 씨의 수줍던 미소가 계속해 생각이 난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 그 무게를 견디고 이름 모를 수많은 타인들 앞에서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을지 나로서는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그러한 용기가 있어 그 아픔이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다시는 그와 같은 참혹한 비극을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해 그 날의 히로시마를 기억하고자 노력하는 모두에게 닿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역사의 산 증인을 만나 인생에 다시없을 귀중한 경험을 한 것에 감사히 생각하며 나 또한 이 날의 기억을 계속해 이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오가타 스미코 씨(가운데)

이번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으며 배울 수 있었다. 히로시마에 오기 전, 태평양전쟁과 원자폭탄 투하, 일본의 헌법9조 개정의 움직임 등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보았다.

그러면서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과거 일제가 저지른 만행과 그에 대해 전혀 반성하려 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생각하며 분노가 일었고 세계사적 맥락에서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사건이 결과적으로 일본의 항복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그리고 우리나라의 광복을 가져왔던 만큼 그 의미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많이 고민하고 히로시마에 왔다.

그러나 역시,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아주 맞았다. 피폭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오가타 스미코 씨의 경우는 물론이고 원자폭탄의 참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던 원폭 돔부터, 원폭 투하로 상징되는 히로시마라는 도시 자체가 7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날의 기억 속에 살고 있었다.

그 아픔을 마주하고 나니, 잠깐이나마 그들의 죽음을 가벼이 여겼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우리는 늘 이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고정민(원광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1학년 )

 

고정민  gcnews@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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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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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1 2018-09-03 21:46: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덕분에 원폭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되새기게 되었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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