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가곡 ‘이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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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가곡 ‘이별의 노래’
  • 김다언
  • 승인 2018.10.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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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언’s 문학 B급 살롱] 김다언 작가

2017년 김다언이란 필명으로 『목마와 숙녀, 그리고 박인환』이란 시 해설집을 펴내며 데뷔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이창호 회원. 그가 올해부터 1940년대~1960년대의 한국문학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본지에 ‘김다언’s 문학 B급 살롱’이란 코너를 통해 연재키로 했다. 열번째 이야기에는 박목월 시인이 한국전쟁 당시 대구로 피난 갔다가 만난 여대생과의 인연으로 탄생한 가곡 '이별의 노래'에 대한 필자의 솔직한 생각을 담았다.

-편집자 주

봄이 오면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로 시작하는 가곡을 흥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나는 또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가곡 ‘이별의 노래’를 듣는다. 공교롭게도 두 가곡의 작사자는 박목월 시인이다.  박목월 시인은 박두진, 조지훈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불린다. 청록파 시인이라는 명칭은 해방 후 발간한 책 『청록집』에서 연유하는데, 제목은 박목월의 시 ‘청노루’에서 따왔다.

머언 산 청운사(靑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시인 박목월 (출처= https://blog.naver.com/hej0413/220695012550)

박목월 시인이 한국전쟁 중 대구로 피난을 가서 인연이 닿은 여대생이 있었다. 중년의 박목월과 여대생의 만남은 피난지 대구를 떠나 서울로 돌아와서도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세상의 눈을 피해 제주도로 가서 함께 생활한다. 박목월의 부인은 한참이 지나 수소문 끝에 제주도 그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 궁색한 살림을 알았는지 생활비와 옷가지를 전하고 올라온다. 부인이 다녀간 후 박목월은 시 ‘이별의 노래’를 여인에게 주었고, 이들은 이별을 택했다.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은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제주도에서 연인과 헤어진 박목월은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잠시 하숙집에서 머문 후에 들어갔다고 한다. 누군가의 가슴은 미어지는 아픔이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많았을 일이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래로 남아있다. 나도 아름다운 노래를 남기겠다고 애써 사연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가을의 문턱에서 차와 음악이 있는 여유로운 시간으로 잠시 시름을 잊었으면 한다.

 

김다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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