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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은 기업이...부담은 사회와 시민이?”11일 범시민단체 기자 간담회 진행…“규제특구법은 국민의 기본권 도외시한 자본특혜적 발상”
문혁 기자 | 승인 2018.10.16 17:08
규제자유특구법(규제프리존법) 설명 기자 간담회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와 규제프리존법‧서비스산업발전법 폐기와 생명안전 보호를 위한 공동행동이 지난 11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법(규제프리존법) 설명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기업의 실험대상에 놓이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간담회는 무상의료운동본부 김준현 정책위원장이 사회를 맡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최재홍 변호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맹지연 국장이 발제자로 나서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규제특구법)의 문제점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준현 정책위원장은 “규제특구법은 우리 동네의 문제이자 생명과 안전에 결부된 중요한 문제인데, 아직 제대로 된 공청회나 사회 공론화가 안 돼 있다”고 이날 간담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후규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우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발제자들은 규제특구법이 시행될 경우, 연간 피폭 기준을 초과한 방사성물질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대진침대 사건’이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재차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보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는 1994년에 한국에 처음 나왔는데 위험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고, 규제를 위한 법률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시장진출이 허용됐다”며 “이 사건으로 안전이 증명될 때까지 위험하다고 가정하는 ‘사전예방원칙’이 대두됐다. 규제특구법의 통과는 기업이 국민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벌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평가를 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 국장은 “규제특구법에 따르면 민간기업이 법령의 기준‧규격‧요건이 없거나 적용이 맞더라도 스스로 진행 가부를 판단해 임시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기업에 안전성 평가를 맡기겠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팀 맹지연 국장도 “수도권이 아닌 곳은 치외법권과 다름없게 됐다”라며 “국민들에게 신제품을 조심하라는 것을 홍보해야 할 때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민 기본권 도외시한 자본 특혜...위헌” 

최재홍 변호사는 규제특구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성이 짙고 개별법을 사실상 무력화해 기업에 특혜를 준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특히 최 변호사는 “규제특구법은 민간기업이 ‘신기술’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환경에 관련한 영역까지 침투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국민의 기본권을 도외시한 자본 특혜적 발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이번 법률은 선별적 규제 혁신이 아닌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일반규제로 자본의 특혜를 준 것이다”라며 “2년에 1회 실시되는 규제 특례 적용에 따른 조사결과로 장기누적적 환경‧건강 피해가 인지되기 전 공익보호수단인 개별법의 규제가 해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행정위원회에 불과한 ‘혁신특구규제특례등심의위원회’에서 규제완화 및 배제를 심사하도록 돼 있어 환경부 등 타 행정부처를 비롯한 입법부‧지방의회‧시민들의 의견이 빈껍데기로 남는다”며 “이는 의회유보원칙과 타 행정기관 권한을 침해하는 등 위헌성이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해외의 경우 핀테크 사업이나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만 허용하나, 우리나라는 모든 사업이 ‘신기술’로 포장되면 특례를 받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의 혁신과 촉진에 기여한다는 논리로 골프장 등 어떤 사업도 가능하게 돼 난개발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기존의 경우 환경부 장관이 환경영향평가법상 ‘국민 건강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 진행 가부를 결정할 수 있었으나 지역특구법이 통과되면서 환경부 장관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환경영향평가법상 협의로 간주돼 사업 진행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동의 없이 내 위치와 취향이 수집된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활동가는 규제샌드박스 5법 중 유독 지역특구법만 개인정보보호법의 예외를 적용받는 ‘기업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오병일 활동가는 “사물인터넷이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위치정보를 비롯한 주변환경‧취향‧행태 등 민감한 정보인데, 정부는 ‘비식별화’ 조치만 취하면 제3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비식별화’ 조치를 취하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재식별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지역특구법은 위치정보법 및 정보통신망법 전체를 적용 배제하고 있어, 비식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재식별 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대책이 전혀 없다”고 강경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특구법의 몇 개 조항에서는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처리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선언적 조항일 뿐이다”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령의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처리하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일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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