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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감자 임플란트’가 성공하려면[논설] 김형성 논설위원
김형성 | 승인 2018.11.12 19:41

‘강남 치과원장의 무허가 임플란트 제조유통 사건’

2017년 12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무허가 임플란트 11만개를 제조 시술 유통하고, 치과원장들에게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28억을 가로챈 강남의 유명치과의사를 의료기기법위반 및 사기죄로 구속 기소하였다. 특이하게 생긴 임플란트 고정체의 형태 때문에 일부에서 ‘회오리감자’라고도 불리운 이 임플란트는 일체형이라는 특징을 내세우며 유명 연예인의 죽음을 자신의 홍보수단으로 삼고자 투바디 임플란트는 세균번식으로 암과 치매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다가 2016년 6월 대한치과의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보건복지부에 면허자격정지 요청이 되기도 하였다.
 
그가 저지른 범죄는 사기 및 의료법 위반 등 다양했지만 특히 주요한 것은 의료기기법 위반조항이다. 해당 M임플란트 회사의 원바디 임플란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시용’으로 제조허가를 받았고 이중 상당수는 수출용으로 국내유통이 제한된 것이고 일부는 제조허가 자체를 받지 않았다. 치과용 임플란트는 3등급 의료기기로 품목별 제조허가가 필요한데, 임시치과임플란트는 일반용치과임플란트보다 허가조건이 쉽고, 더구나 수출용 임플란트는 일체의 기술문서 심사가 면제되어 허가받기 용이했다. 제조허가를 우회하거나 무시하고 편법으로 판로를 열고 투자자를 모으려 한 것이다.

동료치과의사들의 반응은 냉담하고 비판적이다. 당연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기본적인 학문인 근관치료를 근거 없는 비방과 제품홍보 기회로 삼은 자를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또한 엄연히 법과 제도가 있는 의료기기의 생산과 시술을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여 의료윤리에 먹칠 한 것을 용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법조항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제22조(혁신의료기기 심사 특례) ⑦혁신의료기기에 대한 제조허가 등을 받으려는 자는 신제품에 대한 현행의 기준 또는 규격이 없거나 이를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조허가 등의 심사에 적용할 수 있는 자사(自社)의 기준·규격을 설정하여 제조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를 담은 법안인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 법안(이하 ’혁신의료기기법‘, 이명수 대표발의)’에 담긴 조항으로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 절차를 무력화하는 조항 중의 하나이다. 즉, 현행 기준이 있더라도 자사의 기준규격으로 신청을 가능케 하는 법이다. 여기서 ‘혁신의료기기’란 ‘기술 집약도’, ‘기술혁신 속도’ 등을 식약처의 심사, 신의료기술 평가가 아니라 ‘위원회 심의’를 거처 안전성·유효성을 가늠토록 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부터 치열한 로비가 벌여질 것도 뻔해 보인다.

내가 만일 ‘회오리 임플란트’를 출시하고 제품화하려했다면, 그리고 정부의 의료기기규제완화를 예상하고 있었다면 이제 슬슬 사업화를 준비해서 시장화하기 적절한 타이밍이었을 것 같다. 어리석은 ‘근관치료 비난’하기보다는 심사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보고 로비에 줄을 대어줄 인맥을 찾아다녔을 것이며 그 인맥과 정보를 근거로 투자자를 모으고 상장계획을 위한 발판을 삼았을 것이다. ‘회오리 감자’라는 우스꽝스런 별명을 ‘토네이도 임플란트’처럼 근사한 혁신의 이름으로 포장하고 일체형이 임플란트 주위염에 투바디보다 어떻게 더 효과적인지 ‘혁신’적 성과를 증거해 줄 연구자를 구하고 편법논문과 증거 모으기에 열 올릴 것이다. 그리하여 ‘혁신의료기기’로 규정받으면,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임플란트 의료기기로 등록신청에서 ‘혁신의료기기로 허가 또는 인증을 받은 치료재료가 건강보험 요양급여대상 결정에 우대조치(혁신의료기기법 제 25조 건강보험급여에 대한 우대)’를 받는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근사하게 설명하는 기회도 얻게 될 것이다.
 
의료민영화 규제완화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쳐 현 정부에서도 이름만 바꿔 창궐중이다. 하지만 지지도가 60%를 넘나드는 대통령의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완화는 더욱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겨우 두 개의 조항만 여기 소개했지만 현 정부는 박근혜의 협의의 네거티브(금지조항만 나열하고 모두 규제완화)를 넘어 포괄적 네거티브(사전허용하고 사후규제)를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의료영역만 해도 4차 혁명 산업혁신지원법(홍익표 대표발의), 혁신의료기기법(이명수 대표발의), 체외진단기기 규제완화, 신의료기술평가 규제완화, 빅데이터 규제완화 등 과거 정부보다 강도와 범위가 전면적이다. 정치권력이 교체되어도 의료-산업-정부관료의 복합적 자본권력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치과계가 그동안 ‘의료기관의 상업화’와의 싸움으로 몸살을 앓아왔다면 이제 의료기기 규제완화와 국민건강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눈을 밝혀야할 지금이다.

김형성 (건치 사업국장, 본지 논설위원)

김형성  schenker19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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