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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턱관절 치료…학문적 근거 부족치의학회, 한의사의 구강내 장치 이용 턱관절 치료 무죄 판결 입장 발표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12.06 17:49
대한치의학회 산하 5개 학회가 '한의사의 구강내 장치를 이용한 턱관절 치료'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법원이 한의사의 구강내 장치를 이용한 턱관절 치료에 대해 의료법 위반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치의학회(회장 이종호 이하 치의학회)는 지난 5일 치과의사회관에서 치과전문지 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한다”면서도 “한의사의 구강내 장치를 이용한 턱관절 치료의 임상적 안정성과 유효성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의학회는 “턱관절 장애 치료가 치과의 진료영역임을 분명히 하고 관련 전공 분야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회원 연수 교육 및 대국민 홍보활동 등은 물론 학술적 정책적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해당 장치로 인한 부작용과 위해성은 한의학적 치료로 해결할 수 없고, 구강내과, 교정과, 보철과, 구강외과 등 치과적 치료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종호 회장을 비롯해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전양현 회장,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이하 구외학회) 김철환 이사장, 대한턱관절교합학회(이하 교합학회) 이석형 회장, 대한측두하악장애학회 송윤헌 회장, 대한턱관절협회 이부규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욱 법제이사가 자리했다.

특히 치의학회 및 유관 학회장들은 이번 판결이 ‘의료법 위반으로 피소된 한의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철저한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검증 및 공인 없이 한방에서 구강내 장치를 시술하는 것이 전면 합법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대법원 판결문에서도 한의학적 원리로 구강내 장치 ‘누르개’를 만든 것이 의료법 위반이 아닐 뿐, 치과에서 사용하는 ‘교합안정장치’와는 다르다고 판시했다.

또 치의학회 등은 이번 판결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구강내 자이는 한의대 교육과정에 없음 ▲한의사의 스플린트 이용 턱관절 치료 부작용 사례 ▲문제의 한의사가 사용한 요법인 ‘기능적 뇌척주요법’은 신의료기술을 통과하지 못함 등을 골자로 한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한측두하악장애학회 송윤헌 회장은 “일부 한의사들의 구강내 장치를 이용한 턱관절 치료는 의학적으로, 학술적으로 검증된 치료가 아니다”라며 “일종의 대체의학인데, 이런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 치료를 한다는 게 의료인으로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고, 그 한의사가 사용한 구강내 장치는 기성품으로 학술적으로 용인되는 스플린트 보다 위해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턱관절협회 이부규 회장도 “문제의 한의사가 사용한 장치가 국민에 위해를 가하거나 불법적 부분이 작다는 것뿐이지, 연성재질을 이용한 장치의 부작용은 이미 교과서에 나온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로 한의계에서 광범위하게 스플린트를 사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구외학회 김철환 이사장은 “문제가 된 한의사의 시술법은 신의료기술을 통과하지 못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5개 학회장들은 치과계 내부에서 턱관절 치료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 기준을 세우지 못한 것을 반성키도 했다. 교합학회 이석형 회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한의사는 치과계에서도 논란이 있는 치과의사에게 턱관절 치료 교육을 받았다”면서 “그 치과의사들을 치과계 제도권으로 포용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부규 회장은 치과대학 교육 과정에서 턱관절 치료 부분이 부족했다고 짚으면서, 턱관절 치료 및 턱관절 장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표준화된 턱관절 치료 접근법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학문적으로 턱관절은 치과의 중심인데, 치과계 내에서도 잘 교육돼지 않는 게 문제”라면서 “우리 학회는 유관 학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치대생과 기존 치의들에게 턱관절 치료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법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턱관절 치료는 치과의 분야라는 것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욱 법제이사는 “대법원의 판결에서 구강내 장치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는 사실을 더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 유감이다”며 “치협은 유관학회들과 긴밀히 협조해 턱관절진료는 치과가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분야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도록 할 것이며, 일선의 치과의사들도 턱관절 환자진료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법원, 턱관절 장애 치료 치과 배타적 영역 아냐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2013년 9월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한의사의 턱관절 진료영역 침범 및 구강장치 치료는 위법’이라는 이유로 한의사 이 모 씨를 형사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장기간의 걸친 소송 끝에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은 지난달 29일 열린 3심 재판에서 지난 2015년 1월 1심과 같은 해 12월 무죄 판결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재판부는 “턱관절 영역의 장애 및 불편에 대한 치료는 치과의사의 배타적, 고유 영역이 아닌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할 수 있는 영역이며, 이를 치과의 독점 진료 영역으로 인정하면 다른 의학분야 발전의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피고인의 기능적 뇌척주요법은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여 면허 외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해당 한의사가 사용한 음양균형장치(CBA, OBA, TBA)가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플린트와 다르다고 봤는데, 이는 음양균형장치가 의료기기법상 ‘의료용 누르개’로 등록돼 있어 치과에서 사용하는 ‘교합안정장치’과 다르다는 것.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신의료기술로 등재되지 못한 한의사 턱관절 치료인 기능적 뇌척주요법을 해당 한의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행위에 대해서는 의료광고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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