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생논단] 재취업의 좁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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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생논단] 재취업의 좁은 문
  • 편집국
  • 승인 200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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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에 허덕이는 치과계
오래될수록 좋은 것들이 있다. 도자기, 간장 등. 하지만 오래되면 가치가 떨어지거나 교체되는 것들이 있다. 자동차 부속품이 그렇고 가전제품들이 그러하다. 그럼 인간은 어떠한가? 아니 우리 치과계, 치과위생사들은 어떠한가?

치과계는 여기저기서 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간호조무사학원 치과특설반 설치니, 치위생과의 신·증설을 외치며 인력 불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력문제는 그렇게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님을 잘 알 수 있다. 인력을 구하기 힘든 곳도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
직장을 구하기 힘든 사람들의 몇 가지 공통점을 살펴보면 직장경력이 너무 많다는 것과, 기혼이란 점, 그리고 오래 치과계를 떠나 있다는 것이다. 세 경우 중 세 번째의 경우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되나 전자 두 경우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많은 논문들에서 기혼이냐 미혼이냐는 구인조건에 크게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하나 막상 취업의 문을 두드릴 땐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직장 여성의 경우 직업인으로서의 업무 외에 출산과 육아라는 두 개의 짐을 동시에 지어야한다. 치과위생사들의 주 근무지인 임상분야는 이런 어려움을 더 가중시킨다. 임부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이 소수의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어 대체 인력이 부족하고, 근무환경이 임부가 근무하기에 부적절해 출산과 업무를 병행하기에는 많은 장애가 따른다.

그러다 보니 많은 치과위생사들이 결혼과 첫아이 임신을 기점으로 휴직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출산 후 육아문제로 또 1-2년 쉬게 되고, 시간이 흐른 뒤 복귀를 희망하려 하나 그간의 휴직이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장기 휴직자에게 취업이란 아주 좁은 문이 되고 만다.

치과계는 이런 유휴인력에 대한 복귀를 환영해야 한다. 유휴인력들의 복귀가 전체 인력부족의 해결방안은 아니겠으나 작은 돌파구일 수는 있다.
치과위생사들의 이직과 조직 몰입도에 대한 한 연구에서는 “치과위생사의 연령이 적고, 미혼자일수록, 조직몰입도가 낮고 이직의도가 크다”며 “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기혼 치과위생사를 고용하는 것이 잦은 이직을 방지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유휴인력 활용을 위한 방안
전체 치과위생사 면허 소지자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휴인력의 활용으로 치과계 인력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에서 몇 가지를 제안하는 바이다.

첫째 장기 휴직자의 재취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오래 쉬었기 때문에 적응능력이 떨어진다던지 신기술에 대한 정보가 없다던지 등의 선입견으로 이들을 기피하지 말아야 한다. 지적인 지식보다 몸에 익힌 기술은 더 오래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둘째 이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모성은 그 특성상 포용력이 넓어지고 아이들에 대한 수용의 폭이 넓어진다, 또한 부드러움과 너그러움을 가지게 된다. 이런 점을 이용한다면 노인들이 많이 찾는 경우나 소아치과 분야 및 상담자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셋째 이직에 대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서울 등 대도시를 제외하고 지방도시의 경우 치과위생사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이는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에 대한 재교육의 기회, 진학 등의 이유로 대도시로의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데 비해 기혼의 재 취업자들은 배후자의 직장이 있는 곳에 거주하게 된다. 그 결과 배우자의 이동이 없는 한 그 지역사회에 머물게 된다.

마지막으로 약점을 장점으로 이용해야 한다. 나이가 많은 치과위생사일수록 조직구성원들이 탄탄히 결속된 곳에서 처음부터 적응하기가 어렵다. 특히 선후배로 연결된 경우 새로운 조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에는 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약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개업의 경우 원장님도 병원경영이 처음인데 초보치과위생사를 채용한다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경력이 많은 치과위생사는 원장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휴직자 활용으로 인력난 해소를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재취업 활성화와 빠른 직장 적응을 위해 장기휴직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많은 장기휴직자들이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희망하고 있었으며, 특히 신 치과재료 사용법과 환자관리분야에 대한 교육의 요구가 높아 현재 이 분야에 대한 강좌를 개최하기 위해 신청서를 접수중이다.
강좌를 듣는 것만으로 장기휴직자들이 치과계로 복귀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들을 재취업시키고 쓰임새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문제를 치과계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황윤숙(극동정보대 치위생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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