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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거점 2차병원 성남의료원 되길"[인터뷰] 성남시의사회 박응철 고문…"지역의료계와 상생 발전하는 의료전달체계 확립하는 성남시의료원으로"
문혁 기자 | 승인 2019.01.04 17:08

공공병원의 ‘상징’이자 성남시민의 염원이 담긴 성남시의료원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새로 부임한 성남시 은수미 시장이 ‘고수익’과 ‘고급화’를 성남시의료원의 모습으로 삼겠다는 발언을 하며, 보건의료 전문 단체를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의 크나큰 반발에 부딪혔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추진은 지난 2003년의 일로 어느덧 17년 차에 접어들었다. 성남시민 2만여  명이 참여한 ‘성남시의료원설립및운영에관한조례안’은 ‘전국 최초’의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고, 지난 2013년 11월에 열린 ‘성남시의료원’ 기공식은 같은 해 일어난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 결정과 맞물려 공공의료를 둘러싼 상반된 시각으로 화제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성남시의료원의 개원은 ‘수익성’과 ‘의료공공성’의 논란 속에 끝없이 미뤄졌다. 지난 2011년 당시 성남시의회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18명이 기존 조례안을 폐지하면서, 수익성 강조와 대학병원 위탁 경영 방식으로 새 조례안을 가결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당시 성남시 이재명 시장은 ‘주민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6월 새로 부임한 성남시 은수미 시장은 ‘수익성’을 강조하며 다시금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더해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성남시의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남시의료원 조승연 초대 원장의 석연치 않은 사임를 비롯한 감사 결과와 성남시의료원 이사회의록 등 정보 공개는 지방의료법상 공개해야 하나, 여전히 성남시는 묵묵무답이다.

논란 속에 지난해 12월 열린 성남시의료원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성남시의사회 박응철 고문은 ‘지역 2차 거점병원’으로서의 성남시의료원을 주문했다. 

지난 2012년 성남시의료원설립추진위원회 준비위원으로 성남시의료원에 발을 들인 그는, 성남시의사회 18대 회장으로 지역의료계 현안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현재는 고문을 역임 중이다.

‘지역의료계를 대표’하는 마음가짐으로 성남시의료원의 개원을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는 성남시의료원 박응철 이사를 만나 성남시의료원의 그간 준비과정과 논란에 대한 입장 향후 방향을 묻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성남시의료원 박응철 이사

Q.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위해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성남시의료원의 설립 추진은 성남시 구시가 지역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을 비롯한 당시 성남시 이재명 시장, 시민단체, 민주노총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나선 결실이었다.

당시에는 지역의사회 임원으로서 지켜보던 중 2012년부터 성남시의료원 추진위원회의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2015년부터 성남시의료원 이사로 선임됐다. 성남시의료원의 준비과정에 참여한 것은 성남시의사회의 임원으로서 지역의료계를 대표한다는 마음이 컸다. 

당시에는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 많은 병상수를 가진 한국 최고의 대학병원들이 근거리에 있는 성남시의 특색상, 지역거점 2차병원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성남시의료원설립운동추진본부’의 진정성과 열의를 확인했고, 치열한 논의 과정을 통해 일정 부분의 수긍과 타협으로 성남시의료원의 방향을 구체화시켜갔다. 그 과정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은  513개 병상의 ‘지역거점 2차병원’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게 됐다.

Q. 지역의료계를 대표하는 입장으로서 성남시의료원에 주문한 것은 어떤 것이었나?

성남시의료원 설립 과정에 참여하면서 ‘진료전달체계 확립’을 꾸준히 주장했다. 진료전달체계를 무시한 채로 외래환자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지역 1차 의료기관에 폐를 끼치지 않기를 바랐다.  

실제 성남시의료원이 개원 이후의 모습이 1차 의료기관에서 의뢰서를 발행하고, 그 외뢰서를 통해 성남시의료원에 외래로 방문하는 형태를 잘 지키며 지역의료계와 상생하고 발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할 시 환자에게 패널티를 부여한다. 논의과정에서 일본의 사례와 모형을 여러차례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형식도 주장했다. 

Q.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면서 이사회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이사회 활동은 어떠했는가?

A. 성남시의료원 개원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구체적 운영 계획이 세워지는 것이다. 의료 인력의 충원과 배치, 그리고 임금 체계를 설정해야한다. 그런데 이사회 내에서 이사진들이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합의나 의견의 수렴을 걷기보다는 평행선을 걷는 느낌이 강했다.

예를 들면 이재명 시장 시절 진행한 성남시의료원 연구용역에는 병상과 과를 점차 확대하며 여는 식의 보고서가 담겨있다. 확대 오픈 시 예상되는 수입과 지출에 관한 숫자들. 그런데 몇몇 이사는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계속 수정을 요구했다. 자료 자체가 불신을 받으니 합의와 논의 자체가 여렵게 됐다.

의료인력 임금체계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사임한 조승연 원장은 연공급제와 직무급제를 혼합하는 형태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성남시의료원이 직무급제를 한다는 소문이 이미 바깥으로 다 나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반대 논평을 내버리면서, 새로운 임금체제를 모색하고자 하는 논의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밖에서 보는 이사회의 위상과 달리 실제 이사회는 굉장히 무기력하다. 이번에 시의회에 발의된 ‘성남시의료원 운영방향 연구용역’도 이사회에서 의결한 것이 아니고, 나중에 알았다. 

조승연 원장의 사임 역시 의제로 나온 바 없다. 성남시에서 시의료원 감사를 했는데, 왜 시의료원이 감사를 받게 됐는지, 감사 내용과 시의 권고사항이 무엇인가? 이런 것을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대책을 나눌 수도 있는데 그런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Q. 성남시의료원의 감사 결과를 비롯한 조승연 원장의 사임에 관한 의견은 어떠한가?

성남시 감사실을 의심하면 안 되지만, 감사결과로 해임된 직원에 대해서 법원과 지방노동청이 결과를 뒤집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성남시에서는 무혐의, 복직 여부 등 더 이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관련 감사 문제는 들리는 소문과 소문 때문에 감사를 받은 조승연 원장이 결국 책임을 지게 되는 형태로 귀결된 것이다. 성남시의료원 원장의 해임에 관한 정확한 사실 여부는 모르겠으나, 결국 원장 임명권자인 은수미 시장과 의료원장과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승연 원장은 성남시의료원의 개원을 위한 사명이 뚜렷했다. 의료원 건설이 지연되는 과정과 이사회 내의 안건들이 얽히기는 했으나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에서 원장이 아무 일도 안 했다는 식의 비판은 안된다고 본다.

Q. 최근 성남시 은수미 시장의 발언과 새로운 연구용역 발주 등에 관한 생각은?

A. 은 시장의 발언대로 대학병원 수준의 병원으로 개원 준비를 한다면, 시민 사회단체와 지역의료계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은수미 시장이 공공의료와 인기병원 두 마리 토끼를 다잡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 고급 의료와 시설, 친절한 의료진, 무엇이든 고쳐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병원은 당장 만들 수 없다.

결국 은수미 시장이 의료계의 현실을 잘 모르면서 욕심이 있어 생긴 일이다. 어쩌면 공공의료에 대한 사명을 가진 조승연 원장과의 불화는 당연한 것이다. 최근 다시 진행되는 연구용역사업 역시 논란이 생기자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그러니 ‘큰일이다’하며 발주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의 주문사항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구체적인 운영계획과 관련한 숫자나 레퍼런스를 보완의 용도로 사용돼 임금체계를 확립해 새 의료진과 기자재 발주를 들여오는 작업을 위한 연구용역이 됐으면 한다.

만약 2차 공공의료를 위한 시의료원이 아닌 다른 패러다임을 얻기 위한 연구용역이라면,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도 의료원의 개원은 힘들다. 

Q. 성남시의료원의 해법을 놓고 의료 전문가와 시민을 포함한 T/F 구성을 하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A. T/F 요구가 자꾸 나오는 이유는 성남시를 비롯한 성남시의료원 이사회게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료원이 지지부진하고 개원은 진척이 안 되니, 역할을 조정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선의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한편으론 성남시의료원과 이사회, 성남시가 팀워크를 확립해 운영된다면, 굳이 거기까지 안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사회도 대표 창구를 열고 지속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성남시의료원 시민참여위원회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도 있겠다. 

Q. 성남시의료원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고 성남시의료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간 성남시의료원은 성남시장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이재명 시장때도 마찬가지였다. 시장의 지침이 내려져야 큰 움직임이 가능한 분위기였고, 은수미 시장때도 마찬가지이다. 

성남시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의견을 통합하고 결정하는 은 시장의 결단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성남시와 성남시의료원 원장을 비롯한 이사회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남시의료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다. ‘지역거점 2차 병원’ 성남시의료원은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성숙해지면서 우리가 바라는 공공병원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연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고용인원의 감소나 수입 증가의 둔화, 매출의 감소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감수하거나 받아들이려는 사람과 그렇게 가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성남시의료원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이 지켜보고 있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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