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보감] 총의치 시대의 교합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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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보감] 총의치 시대의 교합이론
  • 김혜성
  • 승인 200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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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1920년대 후반


지금도 그렇지만, 교합이론이 태동하기 시작한 19세기 말에도 의치 제작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치를 어느 위치에, 어느 평면에 심어야 할까”라는 점이었다. 이를 위한 탐색에서 우리는 세사람의 특출한 공헌을 다음과 같이 기억하면 된다.

Bonwill(‘s Triangle)+Spee(‘s Curve)=Monson(‘Sphere)

아직 학문으로서 체계를 갖추지도 못했던 치과학에서 가장 먼저 나름의 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총의치를 제작해보려 했던 사람이 바로 Bonwill이다. 1925년 당시까지의 교합이론 발달을 정리했던 Washburn의 문헌은 1850년부터 1890년까지를 Bonwill 의 시대(Bonwill Era)로 명명할 만큼 대단한 명성을 지녔다.

그림1)에서 보는 것처럼, Bonwill은 양쪽 condyle과 하악 중절치의 contact point 가 길이 4인치의 삼각형을 이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삼각형이 이루는 평면에 맞춰 도치를 배열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이 고안한 ‘anatomical arti-culator’에 무치악 모형을 올려놓고 도치를 배열하기 시작했다.

사실 Bonwill의 삼각형 아이디어나 교합기는 지금 보면 매우 유치하고 심지어 틀리기도 하다. 후대에 의해 발견되고 제안된 ‘compensating curve’ 등의 개념과 개인의 편차에 대한 고려도 없이 그냥 4인치의 평평한 평면에 치아를 배열해 보라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인정해야 할 Bonwill 의 가장 큰 공헌은 condyle을 의치제작의 영역안으로 끌어왔다는 점이다. 나아가 인체나 구강외에서 TMJ와 치아배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기재의 필요성을 느끼고 또 최초의 그것(교합기)를 고안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그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저작 특히 TMJ의 해부학이나 생리학적 연구는 실제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Washburn1은 Bonwill이 치과영역안에서 최초의 과학자라고까지 칭송한다.
Bonwill의 단순하고 평평한 삼각형의 평면은 Spee의  Curve of Spee에 의해 한차례 upgrade 된다.  Spee2는 edge-to-edge 상태까지 극도로 마모된 skull들에 대한 관찰들을 근거로 치아와 condyle이 하나의 커브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Bonwill이 제안한 것처럼 평평한 평면 위에 도치를 배열하면 뒤쪽에서 도치가 먼저 닿아 의치의 안정성이 훼손되는 ‘levering effect’가 나타날 뿐 아니라 음식을 저작하는 효율도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Spee 의 이와 같은 묘사는 치과계에 폭넓게 받아들여지면서 현재까지도 의치제작에서 ‘compen-sating curve’를 주는 최초의 근거로 쓰이고 있다(그림2).

1920년 Bonwill의 오랜 친구이자 제자였던 Monson3은 미국 National Dental Association의 프리젠테에션에서, Bonwill의 triangle에 좀 더 보탠다면서, 그의 유명한 ‘4inch sphere론’을 펼친다. 치아들의 교합면과 양쪽 condyle의 center는 약 반경 4inch의 구(sphere)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이론에 맞는 교합기를 선보이기도 한다(그림3).

Monson의 이 4인치 구형 교합평면구상 역시 하나의 제안 혹은 가설일 뿐이다. 1932년의 발표에서 Monson4은 4inch sphere를 제안하는데 쓰여진 자신의 실제 하악의 측정사진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4inch sphere론은 최소한의 통계적 검증도 거치지 않은, 말하자면 추론일 뿐이다.  사실, 4inch sphere가 몇몇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라면서 Monson이 들이댄 근거는, 엉뚱하게도 자연의 섭리였다.

그러면 Bonwill, Spee나 Monson이 혹은 여기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들과 동시대에 살며 나름의 성과를 발표한 Walker5, Gysi6, Wilson7  등이 자신들의 제안이나 스스로 고안한 기재들을 가지고 얻을려고 했던 최종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1925의 review에서 Washburn1은 Bonwill과 Monson을 설명하면서 이들이 목표했던 바를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해준다.

「Setting up artificial teeth to this spherical triangle  resulted in a great improvement over anything tried up to that time. In other words, this plan of a set-up conforming to a sphere gave a more balanced occlusion.」 (강조는 필자)

총의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하악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보다 많은 상하악 의치의 접촉을 목표로 하는 balanced occlusion을 얻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의 제안은 skull의 관측이나 추론을 통해 이 정도의 위치에, 이 정도의 curve를 주어 artificial teeth를 set-up 하면 좋겠다는 추적의 과정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의 제안을 일반적인 ideal occlusion으로 생각한다거나, 더욱이 balanced occlusion을 자연치아의 수복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섯불리 동의하는 것은, 일단은 한번쯤 멈춰서 숙고해봐야 할 또하나의 과제였다.

왜냐하면 이들의 추론과정은 자연치아에 대비하기에는 결정적인 맹점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balanced occlusion을 성립시키는데 공헌한 이 세 사람이 모두 개개 자연치아의 교두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컨데 Spee는 자신의 curve 를 추론하기 위해 edge-to-edge 상태까지 심하게 attrition된 치아들을 가진 skull을 사용하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Here, as a consequence of attrition, the molars have lost all the cusps of the crown so that the mutually abraded masticatory surfaces fit exactly on top of each other. Thus, the upward concave curve describes a smooth line in the saggital plane. Teeth with completely intact crown cusps fundamentally also present the same curve-like arrangement of  masticatory occlusal surfaces, except that they show an irregularly embossed profile line, whose fluctuations on an assumed curvilinear base.2」

말하자면, attrition은 자연스럽고 attrition된 경우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curve가 cusp를 따라 좀 울퉁불퉁하게 될 뿐.

이것은 총의치를 위한 balanced occlusion의 근거로 쓰이는 데는 별로 상관이 없다. 총의치는 그 자체로 1 piece 짜리 하나의 큰 치아로서, 총의치에 심어진 개개 artificial teeth의 교두들의 중요성보다는 총의치 전체의 전방과 후방, 혹은 측방이 서로 접촉되며 탈락을 방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개의 모든 치아들이 독립된 개체인 자연치아의 교합을 생각할 때는 전혀 얘기가 달라진다. Spee가 생략해 버렸던 개개치아의(attrition 되지 않은) 교두들이, 교합수복의 수단이자 목표아닌가?

어찌됐든, Bonwill, Spee, Monson 의 이론들은 총의치의 교합,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balanced occlusion을 위해 탄생한 개념들이고, 이들 개념의 적용 역시 총의치에 일단은 한정돼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기억돼야 한다. 이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긴 논쟁의 역사가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 Reference
1. Washburn HB. History and evolution of the study of occlusion. The dental cosmos 1925;LXVII223-37.
2. Spee FG. The gliding path of the mandible along the skull(English Translation: JADA 100:670-675,1980). Arch Anat.Physio. 1890;16285-94.
3. Monson GS. Occlusion as applied to crown and bridge-work. The Journal of the National Dental Association 1920;71-15.
4. Monson GS. Applied mechanics to the theory of mandibular movement. Dental Cosmos 1932;Ixxiv1039-53.
5. Walker WE. Prosthetic dentistry;The glenoid fossa; The movements of the mandible;The cusps of theeth. The dental cosmos 1895;34-43.
6. Gysi A. The problem of articulation. The dental cosmos 1901;LII-1114-169.
7. Wilson GH. Some phases of construction of complete artificial dentures. The dental cosmos 1908;L10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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