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선 보건의료인 “원희룡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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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선 보건의료인 “원희룡 퇴진!”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2.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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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과 함께 제9차 제주시청 앞 촛불집회 참석…“영리병원 취소!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제9차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촛불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온 보건의료인들이 함께 했다.

흰 가운을 입은 보건의료인들이 제주도민과 함께 “영리병원 철회!”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영리병원저지를위한 ‘보건의료인 희망비행기’를 타고 온 50여 명의 보건의료인들은 지난 2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제9차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희망비행기’를 타고 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학생위원회 이승홍 위원장,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김기현 공동대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 윤영철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해, ▲제주주민자치연대 노래 모임 ‘모다정’의 공연 ▲참가자 발언 ▲민주노총 제주본부 ‘혼디어우러져’의 공연 ▲결의문 낭독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인사말에 나선 이승홍 위원장은 “남의 말만 듣고 안사도 될 물건을 사는 사람을 속된말로 호구라고 하는데, 이 호구의 특징에 비춰보면 원희룡 도지사가 딱 호구”라며 “이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며, 본인이 호구인 것을 모르고,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데, 원 지사 역시도 도민들이 영리병원 안된다고 결정을 해줬음에도 자기 합리화를 하며 도민의 말을 듣지 않고 조건부로 녹지국제병원을 허가해 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영리병원을 철회하고, 자기 그릇에 맞지 않는 도지사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일갈했다. 이에 도민들은 “원희룡 퇴진!”을 외치며 화답했다.

(왼쪽부터) 인의협 이승홍 위원장, 건치 김기현 공동대표, 건약 윤영철 공동대표

이어 건치 김기현 공동대표는 영리병원 ‘개설 불허’라는 제주도민의 결정을 뒤집은 원희룡 지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기 위해 ‘희망비행기를’ 탔다며 “영리병원은 의료비 상승을 부추길 뿐아니라 의료의 질을 하락시키는 게 분명한데도 제주도는 도민의 뜻을 뒤엎는 결정을 해 호구잡히는 결과를 맞았다”며 “원희룡 지사와 녹지병원의 제주도민 농락 처사에 맞서 우리 보건의료인들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건약 윤영철 공동대표도 “약사들 역시도 함께 다 뭉쳐서 제주도민과 함께 영리병원 허가 철회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녹지국제병원이 공공병원으로 재탄생할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민 병원 갈 권리 빼앗는 원희룡 지사 자격 없다!”

연대발언에 나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는 의료인들이 진료 가운을 입고 거리에 나선 이유는 영리병원이란 사안이 환자를 보는 것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석균 공동대표는 “영리병원을 처음 도입한 2003년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 가운을 입고 시위를 했는데, 16년 만에 또 다시 가운을 입고 이 자리에 서게 될 줄 몰랐다”며 “박근혜 정부 때 영리자회사 반대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그리고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까지 2번을 입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처음 입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연합 우석균 공동대표

우 공동대표는 영리병원 제도를 시행하는 미국의 사례를 들면서 영리병원의 비인도적 실태를 고발하며, 보건의료인들이 영리병원 저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영리병원은 당장 의료비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싸고 엉망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료인에게 강요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미국 영리병원 순위 3위인 HCA에서는 의사들에게 어린이들이 뇌막염으로 입원하면 애가 죽든 어쩌든 무조건 72시간 내에 퇴원시키라고 지시하는데, 그 이유는 퇴원 후 다시 오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일을 견딜 수 없는 의사의 증언으로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며 “영리병원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의사에게도 못할 짓을 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 대표는 “제주 영리병원 하나 가지고 가운입고 거리로 나오느냐 하는데, 하나의 건강보험 체계를 가진 나라에 영리병원이 딱 하나 생기더라도, 이것은 2개의 의료제도가 생기는 것을 뜻한다”면서 “삼성을 대변하는 조중동이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삼성이 돈을 벌려면 영리병원을 해야 하기 때문이며, 영리병원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당장 서민 호주머니를 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당장 가난한 사람부터 죽어나가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 영리병원 관련 숙의형 공론조사 당시 영리병원 반대 측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바 있는 우석균 공동대표는 마지막 토론회 당시 발언을 되새기며, 영리병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매달 혈압약을 타러 오시는 할머니 환자 분이 있는데, 두 달 정도 장마철 기간에 오지 않다 다시 나타나서 왜 안오셨냐고 의사로서 다그쳤더니, 비가 와서 폐지가 너무 젖어서 돈을 구하지 못해 못왔다고 미안해 하셨다. 그 분 진료비는 고작 1500원이고, 약값은 단돈 1천원인데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못 온 거였다”며 “우리나라엔 이런 분들이, 1년에 자기 소득의 10분의 1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하는 가난한 가구가 20%나 된다. 이런 사람들을 생각해 영리병원은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 대표는 “(숙의형 공론조사)결과 도민은 영리병원을 불허했다. 몇 백억을 물어줄지 언정 영리병원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원희룡 당신이 뭔데 이를 어기는 것인가? 가난한 사람들의 병원 갈 권리를 빼앗는 자가 도지사 자격이 있는가?”라고 재차 물으며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환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건강이 상품이 될 수 없도록, 영리병원이 발붙이지 못하게 제주도민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피력해, 제주도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부자도 아닌 자본만을 위한 영리병원…헬게이트”

연대 발언에 나선 의대생들 역시 영리병원 철회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이서영 학생은 “자칭 촛불대통령이라는 정권하에서도 의료민영화 정책은 계속되는데, 이는 의료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보는 관점이 그대로기 때문”이라며 “의대에서 사람의 생명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고 가르치는데, 자본이 보는 의료는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닌 상품일 뿐”이라고 운을 뗐다.

이서영 학생은 “원희룡 지사는 조건부 허가를 하고, 복지부는 이번 녹지국제병원만 예외라고 하면서 슬금슬금 영리병원 허용 절차를 밟고 있다”며 “녹지국제병원이라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돈 있는 자만을 위한, 아니 자본만을 위한 의료를 양산하는 헬게이트가 열릴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의학을 배우는 이유가 모두를 건강하게 하기 위함이지 의료의 탈을 쓴 자본의 일부가 되려는 게 아니다”라며 시민으로서 의대생으로서 영리병원 철회를 촉구하며,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른 원희룡 지사를 규탄했다.

(왼쪽부터) 민의련 의대 학생 마에지마 타쿠야 씨, 단국대 의과대학 이서영 학생

또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소속 츠쿠바대학교 의과대학 마에지마 타쿠야 씨는 일본도 마찬가지로 의료영리화 시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 모두 의료의 올바름을 지켜나가기 위해 강하게 연대하자고 발언했다.

마에지마 씨는 “환자의 생명을 구해야하는 병원들이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병원이 한국에서 추진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일본에서는 아직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많은 수의 공공병원을 민간으로 위탁하려는 시도는 옛날부터 계속돼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현재 도쿄도 내 10여 개 공공의료기관을 민간에 위탁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분명 공공병원을 운영하면 적자가 날지도 모르지만,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적정의료라면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라고 본다”며 “병원 경영 악화 문제는, 국가가 국민에 대한 사회보장 예산을 쓰지 않는데서 발생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미군기지 건설과 전투기를 구입하면서도 사회보장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마에지마 씨는 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10여년 째 의사 부족, 보건의료인의 과중한 노동강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고, 본인부담금 역시 조금씩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엔 의대 입시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점수를 조작해 탈락시켰던 사건이 밝혀지기도 했다”며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고 정부에 개선을 요구하는 의료인과 시민단체가 한국에도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었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한일 모두 의료를 움직여가기 위해 더 강하게 연대하자”고 강조했다.

“잘 드러내고 질문하고 말합시다!”

이날 집회에서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의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이 지켜지지 않고 이를 수수방관하는 원희룡 도지사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38일 째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촌을 꾸려 단식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엄문희 씨가 나와 연대발언을 했다.

엄 씨는 “단식이라는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방식으로 투쟁하느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도청 앞에서 철저한 외면 속에 겨울을 지내면서 마주한 것은, 시민의 정치 참여라는 말이 텅빈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면서 “우리에게 허락된 정치, 우리에게 허락된 발언과 방식은 없고, 우리의 목소리를 듣는 행정과 공공도 없는 등 목소리를 낼 방법은 매우 협소했다”고 말했다.

제주 제2공항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38일 째 천막촌에서 단식중인 엄문희 씨가 나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이어 그는 “스스로 안쓰러운 방식이지만 잘 보이기 위해서, 잘 말하기 위해서, 잘 질문하기 위해서, 살기위해서 사는 방식을 끊은 것”이라며 “제2공항이 들어서면 제주의 지형과 삶의 형태가 바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뿐 아니라 육지에서 오는 분들까지 모두 당사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엄 씨는 제2공항과 마찬가지로 영리병원 역시 원희룡 도지사의 ‘일방통행’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원 지사는 제주도민 누구도 준 적 없는데, 제2공항 건설이 역사적 사명이라며 일방적으로 이를 밀어붙이고 있고, 도의회 역시 이를 묵인‧방조하고 있다”고 분노하면서. 오는 27일 임시 도의회 마지막 날 집중 행동에 함께 동참해 줄 것을 강조했다.

영리병원철회원희룡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 강호진 상임대표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모두에게 평등한 의료, 빈부에 관계없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제주도가 더 이상 잘못된 정책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정책이 실현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집회 후 ‘희망비행기’ 참가 의료인들은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제주 영리병원의 문제점 및 규제샌드박스를 주제로 마무리 토론을 진행했다.

제9차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촛불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온 보건의료인들이 함께 했다.
제9차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촛불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온 보건의료인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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