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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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요"
  • 이인문 기자
  • 승인 2019.02.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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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 23일 제4차 정기총회... 치과진료소 등 2019년 사업계획 확정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이사장 조현철)'이 지난 23일 제4차 정기총회를 갖고 2019년 힘찬 출발을 다짐했다.

김소연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정기총회는 ▲이사장 인삿말 ▲성원보고 ▲제3차 정기이사회 보고 ▲2018년 사업 및 결산, 감사보고 ▲임원선출 ▲2019년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현철 이사장은 총회에 앞서 진행된 인삿말을 통해 "지난 2017년 8월 '꿀잠'이 태어난 이후 많은 분들이 부지런히 움직여 비정규노동자를 비롯한 많은 노동자들의 따뜻한 쉼터와 든든한 진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 "꿀잠에서 지내고 계신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노동자 고 김용균 청년의 어머님이 '여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라고 하신 이 말씀이 꿀잠이 어떤 곳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꿀잠 정기총회는 총 92명의 책임회원 중 참석 33명, 위임 23명으로 성원됐다.

아울러 그는 "지난 1월에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기현·홍수연 이하 건치)'에서 꿀잠에 치과진료소를 만들어 진료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꿀잠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의 약자들에게 편안한 곳, 비정규직 없는 세상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년 사업보고에서 김소연 위원장은 "쉼터사업으로 2018년 꿀잠에서 숙박한 인원이 총 1,701명"이라면서 "꿀잠의 공간을 사용한 2,844명까지 합한다면 지난해 총 4,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꿀잠에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구로공단과 평화시장, 소록도, 모란공원 등에서 진행된 노동역사기행 ▲최저임금과 산재, 근로기준법 등의 법률강좌 ▲파인텍 고공농성자 저녁 300여일 도시락 나눔 등의 '꿀밥' 사업 ▲여성쉼터 마련 등 2018년 꿀잠이 진행한 사업들에 대해 보고했다.

2018 감사보고를 하고 있는 이도흠 감사

이어진 감사보고에서 이도흠 감사는 "꿀잠이 창립 3년만에 비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쉼터로 굳건하게 자리잡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앞으로는 우리사회 변혁의 진지로써의 역할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이후 노동의 변화와 노동해방의 길 등에 대한 활동가 대상 교육과 포럼 개최"를 권고했다.

3년이 임기인 이사진들 중에서는 영등포산업선교회 홍윤경 쉼힐링센터장과 현대제철 순천공장 박정훈 조합원이 사임을 하고, KTX승무지부 김승하 전 지부장과 NCCK인권센터 박승렬 소장, 청년한의사회 소속 오춘상 한의사 등 3인이 새로 선임됐다.

조현철 이사장(대표이사)과 김소연 운영위원장(상임이사), 서울지하철노조 황철우 사무처장과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문재훈 소장, 명숙 인권운동 활동가, 정택용 사진가 등 6인의 이사는 계속해서 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한양대 이도흠 교수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오민애 변호사 등도 2인의 감사직에 유임됐다.

새롭게 구성된 '꿀잠' 이사진. 왼쪽부터 조현철 이사장, 정택용·명숙·박승렬·오춘상·김승하 이사, 김소연 운영위원장, 이도흠 감사, 황철우·문재훈 이사

꿀잠 치과진료와 지역주민대상 구강건강강좌도 진행

2019년 사업계획 보고를 통해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노동역사기행과 법률강좌, 꿀밥 사업 등 지금까지 진행해온 사업 외에도 ▲꿀잠 치과진료소 지원 ▲비정규직 투쟁 20년 역사 영상과 자료 마련 등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치과진료소 사업과 관련해 "지난 9일부터 첫 진료를 시작했다"면서 "치과진료와 함께 지역주민들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지역주민 대상 구강건강강좌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꿀잠 치과진료소 사업은 ▲비정규직 문제로 투쟁하거나 연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문제로 투쟁하거나 연대하는 인권·사회단체 활동가 및 문화예술인 등을 대상으로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총회 후 치과진료를 하고 있는 박종민 총무(왼쪽)와 이재민 원장

한편 꿀잠 치과진료소는 이날도 정기총회 후 꿀잠 치과진료소 박종민 총무와 천안 더보스턴치과 이재민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치과진료를 진행했다.

이재민 원장은 진료후 "아직 진료실 세팅이 완전하게 갖추어진 상태가 아니라 진료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면서 "좀 더 상황이 좋아져 보철 등 치료 영역이 더 광범해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했다.

이날 치과치료를 받은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준비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꿀잠에서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평소 치과 가는 것이 그 자체와 경제적인 이유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무서웠는데 꿀잠 치과진료소가 신뢰도 가고 부담도 없어서 안심하고 치료받았다"며 "앞으로 꿀잠 치과진료소가 더 많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총회 후 축하공연을 하고 있는 파인텍 굴뚝농성자 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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