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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병원, 국내우회투자 의혹 아닌 ‘사실’범국본, 400페이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전문 입수‧검토…JDC‧복지부도 공범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03.13 18:19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오늘(13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국내 첫 영리병원인 국제녹지병원을 둘러싼 ‘국내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우회진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전문을 입수한 제주영리병원철회 및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은 오늘(13일) 오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시행자인 녹지그룹의 병원 유사사업 경험 자료 부재, 국내 의료자본의 우회투자 사실, 그리고 이 일에 정부가 깊숙이 관여돼 있다고 폭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11일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 이하 제주도정)이 영업기밀이라며 공개치 않은 사업계획서 39‧40페이지와 77페이지가 공개됐다.

범국본에서 분석한 ‘삭제된’ 페이지에는 사업시행자인 녹지그룹의 ‘병원 운영 유사사업 경험 증명 자료’가 없었고, 대신에 BK 성형외과 홍성범 전 원장이 등 국내의료인이 관여하고 있는 중국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이하 BCC), 일본 이데아(IDEA)가 녹지국제병원의 ▲의료진 채용 및 운영지원 ▲해외 환자 유치 지원 ▲해외환자 귀국 후 사후관리지원 역할을 한다는 협약문이었다.

이에 건강과대안 변혜진 상임연구위원은 “사업계획서에서 녹지그룹 스스로 자신들을 부동산‧에너지‧금융‧호텔업을 하는 사업자로 밝히고 있고, 영리병원 필수 허가조건인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한 개도 없었다”며 “대안으로 내 놓은 것이 BCC와 IDEA와의 협약뿐이었고, 이 마저도 국내 자본의 우회투자 의혹이 분명해 2015년 5월 사업계획서가 철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 위원은 “사업계획서 철회 이전 사업 시행자인 그린랜드헬스케어 주식회사의 주식엔 BCC와 IDEA 주식이 포함돼 있었으나, 새로 제출한 사업계획서 요약본에는 그린랜드헬스케어주식회사가 없는 것처럼 녹지그룹이 100% 투자한 것으로 명시했으나 실제 전문에는 해당 주식회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짚었다.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전문 (좌) 그린랜드헬스케어주식회사 회사 소개 (우) 삭제된 77페이지로 BCC와 IDEA와의 업무협약 내용이다. (제공 = 범국본)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 보건의료심의위원회 회의록 일부 (제공 = 범국본)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BCC 소속 중 가장 큰 병원은 국내 의료진 6명이 등록된 전 세인트바움 병원인 상해서울리거로, BK성형외과 홍성범 전 원장을 핵심으로 한다. 일본 IDEA 소속 도쿄 미용성형외과의 경우에도 지난 2015년 의료고문으로 홍성범 원장을 등록했다. 참고로 세인트바움 병원은 국내 병원 수출 1호로 홍성범 원장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7월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세인트바움 병원 출장보고서는 세인트바움을 모델로 한 영리병원을 제주도에 수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당시 세인트바움 병원 개원식에는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 긴재윤 의원, 보건복지부 정호원 과장, 강봉길 주무관 등 정관계 인사들과, 원희룡 도지사의 측근인 현 제주도청 서울본부장인 이기재 씨와, 제주도청 이재홍 상무, 그리고 SK증권 관계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혜진 상임연구위원

또 홍성범 원장은 2014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해 세인트바움을 모델로 해,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설 영리병원을 설계‧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 녹지병원 홍보를 대행한 미래의료재단 리드림의원 피부과 신문석 원장은 강남 서울리거 피부과 원장이자 상해 서울리거 원장으로도 등록돼 있다.

변 위원은 “사업계획서를 전체공개하지 않은 것은 별첨자료에 첨부된 BCC와 IDEA의 우회투자 자료 때문”이라며 “자료엔 병원 운영지원, 환자유치, 사후관리라고 포장해 놨지만, 병원에서 의료인력을 책임진다는 것은 병원 운영의 핵심업무로, 사실상 병원 주인은 홍성범 원장 등 국내 의료자본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제주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록 내용을 보면, 녹지그룹 측이 한국에서 병원 세팅이 힘드니 환자를 시술해 주고 여기서 치료받은 환자를 중국에서 사후관리를 해주는 걸로 BCC와 MOU를 맺었다고 돼 있다”며 “의료인력도 채용하고 사후관리까지도 하면서 실제 운영권에 대해서는 아닌 것처럼 숨겨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국내 의료인의 우회투자 적극 방임…

또 비공개 처리된 별첨자료는 2015년 1월 30일 그린랜드헨스케어주식회사(녹지그룹) 황민강 대표이사와 제주대학교병원 강성하 병원장, 국토부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 김한욱 이사장이 체결한 『제주특별자치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서』였다.

변 위원은 “국토부 산하 JDC가 이 사업의 시행자였고 사업파트너였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며 “원희룡 도지사 뿐 아니라 JDC 역시 영리병원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도 “문재인 정부는 이 협약서를 파기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받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JDC가 녹지국제병원의 대리인 노릇을 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없다는 말만 반복할 게 아니라, 명확한 책임을 지고 복지부 승인 내용을 직권 철회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녹지그룹 소송…자기 사업계획서 부정하는 꼴

이찬진 집행위원장

또 범국본은 녹지그룹 측이 ‘내국인 진료 제한 해제’를 요구하며 제주도 측에 제기한 소송 역시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제주도정이 공개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만 보더라도, 녹지그룹은 “중국‧일본 등 외국관광객과 헬스케언타운 내 거주하는 외국인,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8페이지짜리 사업계획서 요약본에도 동일하게 적시돼 있다.

이에 참여연대 이찬진 집행위원장은 “원희룡 도지사가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게 아니고, 녹지그룹이 낸 사업계획서 그대로 허가를 내 준 것”이라며 “조건도, 부관도 아닌데 내국인 진료 못하게 한다고 해서 소송을 거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내국인 진료가 가능하다고 명시됐다는 게 녹지그룹의 주장인데, 제주도는 사업계획서 그대로 허가해준 것밖에 없다”며 “외국인만 진료하겠다고 해서 개원 허가를 받아놓고 억지를 부리며 의료진 채용도 안하고 개원하지 않는 자체도 허가 취소 사유”라고 꼬집었다.

또 이 위원장은 “아마 녹지그룹 측이 허가 취소를 당하더라도 손해배상이나 투자자 국가제소 절차로 가기 위한 소송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영리병원 사태를 만든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특별자치도법」의 외국 영리병원 제도 신설 조항을 삭제해 근본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니, 의료선진화니 하면서 만든 법인데 실제로 한국인이 외국인으로 포장해 투자를 시도하는 게 전부”라며 “그들이 제시한 모든 명분이 현실적으로 효과 없는게 이번 사태로 명백히 드러났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그는 “한 국가에 의료체계가 2개로 만들 수 있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데, 참여정부에서 이걸 만들었고 참여정부의 계승자라는 문재인 정부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며 “1국2의료제를 허가하는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특별자치도법은 폐기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3월 11일 제주도가 공개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일부.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공 = 제주특별자치도)

안은선 기자  gleam0604@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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