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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연 20기 “상처 아무는 그날까지”16일~23일까지 꽝남성 주이쑤옌현 주이응이아싸서 진료 활동…평연 활동 사상 첫 민간인 학살 생존자 진료도
문혁 기자 | 승인 2019.03.28 17:54
치과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화해를 향한 평연 20기 진료단 활동이 마무리됐다.

전쟁 상처의 치유와 평화와 화해를 향한 사단법인 베트남평화의료연대(이사장 정제봉 이하 평연) 20기 진료단 활동이 마무리됐다.

평연 20기 진료단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7박 8일간 베트남 꽝남성 주이쑤옌현 주이응이아싸에서 진료 활동을 펼쳤다.

이번 평연 20기 진료단은 46명의 한국인 진료단과 2명의 베트남 진료단, 24명의 베트남 현지 통역단 등 총 71명으로 구성됐으며, 7박 8일 동안 치과‧한의과 진료 및 유치원구강교육과 성장 교육 등을 진행했다.

특히, 평연 이번 20기 진료단은 평연 활동 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학살 생존자에게 진료를 진행했다.

평연 진료단을 찾아 스케일링을 받은 퐁니퐁넛 학살사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이 진료단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19일에는 하미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씨가 언니인 응우옌 티 녀 함께 치과 진료단과 한의과 진료단을 찾아 스케일링과 허리 및 무릎 치료를 받았다. 그 이튿날인 20일에는 퐁니퐁넛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이 치과 진료단을 찾아 스케일링을 받았다.

하미 학살사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이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퐁니퐁넛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은 “오늘 처음 평연의 활동을 직접 보고 치료까지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저 멀리 한국에서 기계를 들고 와서 어린 학생들을 치료하고 돕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평연 20기 이성오 진료단장은 “평연 진료단이 주이쑤옌현에 들어온 이유도 생존자 진료를 위한 것도 있었지만 이번에 바로 진료하기로 했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생존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즉흥적으로 진료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생존자분들에게 진료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20년간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생존자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한 것이 가장 크다”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했던 평연의 활동이 지금의 순간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과 진료단 최전돈 진료부장(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동대표)은 “생존자들이 예전에는 우리를 바라보는 것조차 어려워 했는데, 그간 활동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면서 “생존자분들 한 분, 두 분 조금씩 진료를 늘려가다 보면 실제 학살 마을에 들어가서 생존자들을 진료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첫걸음이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연 김정우 사무국장은 "그간 진료단에서 생존자 진료를 했으면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자연스레 모시고 와서 진료도 하고 병원도 가고 이렇게 시작하면 되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내년에도 탄 아주머니를 만나면 스케일링 하셔야죠, 치아는 불편한 건 없으셨는지, 허리가 불편한 건 없는지, 왼 무릎 아프신 건 어떠셨는지 여쭐 말이 많다"면서 "서서히 우리의 인연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평연이 행하는 평화와 평화의 복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평연 20기 치과 진료단 치주과 진료실 모습

평연 20기, 유이응이아싸에 새로 자리잡다

이번 평연 20기 진료단은 베트남 꽝남성 주이쑤옌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주이응이아싸에 새로 자리 잡았다. 그간 평연은 꽝아이성 빈선현과 꽝남성 빈즈엉싸, 푸옌성 동호아현 등 한국군 베트남 민간인 학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3~7년간 진료 활동을 진행한 뒤 새로운 지역에 터를 잡아왔다.

평연 20기 치과 진료단은 주이응이아싸 보건소에서 치과 진료소를 꾸리고 초등 3~5학년생과 중학생 6~9학년생 등 총 851명을 대상으로 ▲치주과 812건 ▲보존 1.017건 ▲발치 74건 등 총 1,903건의 진료를 진행했다.

진료는 ▲검진 ▲보존 ▲치주 ▲외과 ▲TBI 로 이뤄졌으며, 진료내용은 전자차트로 기록해 기록보존 및 통계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보존과 진료는 6대의 유니트를 설치하고 상하악 영구치를 주된 대상으로 보존과 예방을 함께 했으며, 치주과에서는 10대의 체어를 설치하고 스케일링을 진행했다.

또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료한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스케일링을 대신해 치과의사와 치과스텝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양치질을 해줬으며, TBI실에서는 진료를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영상과 함께 잇솔질 교습을 진행했다.

평연 20기 치과진료단 TBI실에서는 잇솔질 교육이 진행됐다.

치과 진료단 강문선 진료부장은 “진료소를 새로운 곳에 세우면 동선도 잘 모르는 등 어려움이 있는데, 생각보다 잘 진행됐다”면서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한 진료 특성상 플라그를 없애는 것과 6세 구치인 영구치 치료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총 9명으로 구성된 한의과 진료단은 주이응이아싸 문화회관에 진료소를 차리고, 총 364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총 696명의 환자에게 진료를 진행했다. 한의과 진료는 ▲근골격계 330건 ▲신경계 102건 ▲소화기 34건 ▲호흡기 19건 ▲이비인후과 12건 ▲정신과 3건 ▲기타 29건 등이 이뤄졌다. 

평연 20기 한의과 진료소.

한의과 진료단 최전돈 진료부장은 “진료 첫날, 현지 보건소와 인민위원회에서 주민들에게 초대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입소문을 통해 주민들이 많이 오셔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진료를 하면서 한쪽 다리가 없는 등 전쟁 피해자들을 생각보다 많이 만났다”면서 “우리가 여기 온 이유는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라도 하자는 것인데 진료를 통해 일조한 것 같아 다행이고, 보람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 진료부장은 “이번 20기 한의과 진료단은 9명으로 꾸려져 평소보다 많이 참여한 편”이라면서 “내년에는 평연의 취지와 목표에 연대하려는 더 많은 한의사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평연 20기 진료단은 유치원구강보건교육과 한의과 성장교육을 지난 20일 진행했다. 치과진료단은 유이쑤옌현에 위치한 유치원 9개 반에서 291명을 대상으로 올바른 양치질을 교육했으며, 한의과 진료단은 유이쑤옌현 1, 2초등학교와 1초등학교 3~5학년생 393명을 대상으로 성장 교육을 진행했다.   

한의과 진료단은 4일간 총 364명을 대상으로 696건의 진료를 봤다.

평연 20기, 한국군 민간인 학살과 마주하다

"마음속 40년간 흘린 눈물 강이 되고 바다가 돼"

아울러 평연 20기 진료단은 베트남 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료 2일차인 지난 17일 오전에는 유이쑤옌현 통합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고 뇨 학살 사건의 유가족 응우옌 떤 꾸이의 증언을 듣고 학살 피해자들이 있는 사당과 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또한 오후에는 퐁니마을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고, 퐁니‧퐁넛 민간인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을 찾아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듣고 사과와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지난 19일에는 하미학살 사건 생존자인 응우옌 티 탄과 함께 ‘베트남과 한국에서 진실을 찾는 여정 그리고 만남의 기억 말하기’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좌담회에서 평연 20기 진료단은 베트남 전쟁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 사과와 진실을 찾기까지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평연 20기 진료단은 지난 17일 유이쑤옌현 통합위령비를 찾아 참배했다.

이 밖에도 평연 20기 진료단은 베트남 현지 관계자들과 ‘연대의 밤’ 만찬회를 열고 양국 간 우애와 화합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평연 20기 이성오 진료단장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베트남에는 한국과의 아픈 과거의 모습이 숨어있다”면서 “그들이 겉으로 흘린 눈물은 손수건으로 닦을 수 있더라도, 마음속으로 40년 넘게 흘린 눈물은 강이 되고 바다가 돼 닦아줄 수 없다”고 사과와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아픈 사람을 고치는 의사이다. 의사의 일은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다. 평연 진료단을 통해 맺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처럼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많은 사람이 아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이응이아싸 당 집행위원회 응우옌 티 흥 서기장은 “꽝남성을 비롯한 유이쑤옌현, 유이응이사싸 현지 관계자들의 지원과 평연의 진료 활동에 감사드린다”면서 “평연의 활동은 나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적인 평화와 나눔의 자리를 발판 삼아, 과거의 아픔은 잠시 잊고 더 평화롭고 좋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혁 기자  mhljb1@gunch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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