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역사를 찾다]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궁궐, 경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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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역사를 찾다] 공짜로 들어갈 수 있는 궁궐, 경희궁
  • 임종철
  • 승인 2006.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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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서궐

 

▲ 서궐도안을 바탕으로 송규태 화백이 그린 그림 서궐도-숭정전과 흥화문 위치는 추가된 것임

서울에는 5개의 궁궐이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경운궁), 그리고 경희궁이다. 알다시피 경복궁과 창덕궁은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경희궁은 입장료가 없다. 왜 입장료가 없을지는 바다 한가운데 달랑 배우 두명 나온다는 이유로 환불소동을 빚었던 영화를 생각하면 된다. 이름은 궁궐이지만 건물은 몇 개 안되는, 그나마 최근에 복원된 전각들만 있는 곳이지만 이곳이 동궐에 대응하는 서궐로 불리운 경희궁이다.

▲ 경희궁의 정전 숭정전

경희궁은 광해군 9년(1623)에 짓기 시작, 1623년에 완성되었다. 원래는 이곳에 왕기(王氣)가 있다 하여 지었다고 한다.(이곳이 광해군의 이복동생 정원군의 집터였는데 후일 반정으로 집권한 인조가 바로 정원군의 장남 능양군이다) 이때는 경덕궁이라 하다 영조때 경희궁이라 하고 동궐인 창덕궁에 대하여 서궐이라 불렀다. 인조 이후 철종에 이르기까지 10대에 걸쳐 임금들이 머물렀는데 특히 영조는 치세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냈다.(참고로 영조는 53년간 재위)

▲ 숭정전의 어도-오래된 돌과 복원된 부분

이곳은 평지에 있는 다른 궁궐들과 달리 경사진 야산의 지형을 이용하여 지어졌다. 건물이 100여동이나 되고 고종이 덕수궁과 이어지는 구름다리를 만들 정도로 규모도 상당했으나 1910년 일본인학교인 경성중학교(후일 서울고등학교)가 세워지면서 중심부 건물들이 헐려나갔다. 정문 흥화문은 이토오히로부미를 위하여 짓던 절, 박문사를 거쳐 신라호텔 정문으로, 정전인 숭정전은 조계사에 팔려 지금 동국대 정각원 건물이 되어있다. 지금 인왕산 중턱에 있는 황학정등 그밖의 여러 전각들도 곳곳으로 헐리고 옮겨져서 궁궐지 자체가 매몰되어 버릴 정도로 궁궐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1978년 서울고가 강남으로 옮겨가고 그후로도 여러 곡절을 겪은 끝에 일부나마 복원이 이루어져 지금은 궁의 이름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원래 지금의 구세군회관 근처에 동쪽을 향해 있었다던 정문인 흥화문이 그보다 한참 서쪽에 남향해 있고 복원된 건물들과 석물들은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각이 잡혀있는 느낌이 드는등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그나마 어느 구석, 귀퉁이에 놓인 묵은 돌들이 몇백년 역사를 말해 준다.

▲ 정전의 외곽


하지만 이런 사정들도 이제는 나름의 역사가 되어간다. 가을날 경희궁 정전 구역을 지나 야산 귀퉁이같은 인왕산 언저리에 서서 서울을 바라보면 오백년 흥망이 덧없다는 거창한 생각도 새삼 들지 모른다. 그 시절 서울고를 다니신 분들은 또 어떤 추억들을 가지고 있을까...


같은 구역에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별관 등도 있고 바로 옆 강북삼성병원에는 김구선생이 거쳐했던 경교장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주장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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